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긴장 고조가 어느 정도 가라앉는 것 같지만, 상황은 어느 쪽으로든 열려 있다. 갑자기 긴장이 더 높아질 수도 있고 완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현재 상황에 워낙 여러 가지 변수가 맞물려 있어서 그렇다. 지금으로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북한이라는 변수만이 아니라 일본 아베 정부의 우경화도 심상치 않다.

아베 총리의 행보가 선거를 앞둔 국내용이라는 판단이 많지만, 국내용이라고 보기에는 보폭이 지나치다. 미국에서조차 경고하고 나설 정도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현재 흐름을 절대로 좌시할 수 없다. 독도 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하여 꺼낼 카드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일본의 현실적인 행보에 따라 대응해야만 할 경우가 많을 것이다.

중국 또한 일본에 대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인데, 영토를 둘러싼 중일 간의 기세 싸움은 자칫하면 두 나라간의 충돌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다. 센카쿠에서 계속되는 양국 함정이나 전투기의 대치 상태가 아슬아슬하다.

최근 중국이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안을 현실적으로 이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이런 행동이 북한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중국까지 나서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자신이 유발한 한반도 긴장 사태의 출구 전략을 찾으려 한다면 모르되,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상황을 얻으려고 하다가는 여러 변수가 삐걱대며 부정적인 사태를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로서는 북한에 대해서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과 미국 등 그야말로 어떤 쪽 하나라도 대강 넘길 수 없는 상황에 서 있다. 박근혜 정부의 세심한 상황 분석과 명석한 정치 외교적 판단력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긴급한 현안 문제들을 시점을 놓치지 말고 처리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장기적 전략을 갖고 현안 문제들이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며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근원적인 목표를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평화 말이다. 현재의 긴장 상태에서 무슨 생뚱맞은 얘기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서 본다면 지금이야말로 ‘동북아시아의 평화’라는 아젠다를 진지하게 제시할 가장 적절한 시기일 수도 있다. ‘크게 전쟁이야 나겠나’ 생각할지 모르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하찮은 사건이 큰 전쟁으로 비화된 예는 얼마든지 있다.

현재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의 주변 국가들이 충돌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도 사실은 기본적으로 같은 입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동북아시아가 평화공동체로 발전해갈 수 있다는 비전을, 우선은 선언적으로라도 제시한다면 좋을 것이다. 동북아 평화공동체 구상을 진중하게 계획하여 제안한다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다. 이 역할을 6자회담 관련국 가운데 어느 나라가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자.

우선, 일본과 북한은 못한다.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이런 구상을 하기는 적절치 않다. 세계의 양대 강대국인 미국이나 중국도 사정은 비슷할 수 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가 평화공동체 아젠다를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입장에 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관계 신뢰 프로세스 계획도 있지 않은가. 역발상을 갖고 잘 생각하면 현재 상황에서도 그렇고 중장기적으로도 중요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북아시아 평화공동체 의제를 제안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주체가 있다. 한국교회다. 한국교회가 주도하여 중국과 일본의 교회 공동체들과 연대하여 구상하는 것이다. 중국은 교회가 정부 차원의 통제를 받기도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중국 정부도 긴장 완화 쪽으로 가는 것을 원하고 있으니 종교 차원의 이런 움직임을 막지는 않을 것이다.

샬롬, 곧 평화는 성경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상위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게 해달라는 주기도문의 기도는 평화를 위한 기도다. 이사야서나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평화다.

외교와 국제 관계에서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평화공동체를 위해서 우방도 적도 없다면 이처럼 좋은 일이 또 어디 있으랴. 그리스도인과 교회 공동체가 깊이 기도하며 헌신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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