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과 7월 거듭해서 중국의 분쟁지인 타클라마칸(신장 위구르)과 이스라엘의 심장부위를 압박하는 팔레스타인을 각각 다녀왔다.

2017년 실크로드 장정의 출발지와 종착지점인 두 지역을 동시적으로 관찰하고 무엇을 어떻게 채우고 다듬어야 할까를 위해서 힘든 여행을 거듭했다.

역시, 내가 알고 있는대로 현장은 살벌했다. 5월 28일에서 6월 5일까지 우루무치에서 쿠얼러, 워치앙, 미란 등을 경유하여 허탄까지 여행하는 동안 이 지역들의 위구르인들과 우리차 운전기사인 한족의 조심스러운 분위기에서, 특히 허탄의 위구르인들에게서 느끼는 분위기에서는 일촉즉발이라는 옛말이 떠올랐다.

말과 행동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언제 어디서 폭발할지 모르는 그 현장. 나는 다시 팔레스타인 현장에서 6월 25일부터 7월 9일까지 타클라마칸보다 더 혹독한 현장경험을 했다.

팔레스타인들이 고통받는 현장들. 베들레헴, 서안지역, 라말라, 헤브론 등지에서 차별과 학대를 호소하는 팔레스타인인들. 특히 아이다 난민촌을 한 바퀴 돌면서 그 순간을 우리와 대화하려는 팔레스타인 아이들,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싶다는 듯이 계속 동행하고, 또 방문객을 환영한다는 듯이 쏘아올리는 폭죽, 마치 내 등 뒤에서 나를 겨냥한 듯한 공포감을 더해주는 폭죽소리가 총소리로 들리는 착각을 하기도 했다.

곳곳에 설치된 6미터 높이의 ‘분리장벽’을 바라보고, 걸어볼 때는 ‘사람들이 이렇게도 사는구나’ 하는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었다. 더구나 ‘체크 포인트’ 현장에서 웃지 못할 모습들이다. 곳곳에서 공포감을 주는 체크포인트 현장이 기다리지만, 7월 1일 새벽 5시 체크 포인트 No. 300으로 불리는 한 현장이 특히 그러했다.

새벽 4시부터 베들레헴에서 예루살렘 노동현장으로 가려는 노동자들이 체크 포인트 통과를 위해서 몰려든다. 두 줄로 서서 통과순서를 기다리는데 곳곳에서 새치기, 개구멍으로 치고 들어오기가 벌어진다. 심지어 통과순서를 기다리는 입구 천정으로 달려와서 천정벽을 뚫고 내려오는 사람들의 치열한 시간 작전이 눈물겹다. 그들에겐 7시까지 노동현장으로 가야만 처자식을 먹여살리는 책임을 감당키 위하여 체면 따위는 없다.

체중이 100㎏은 되어보이는 머리가 하얀 노동자가 천정을 뚫고 내려온다. 한 손에는 까만 비닐 보자기가 들려있다. 줄을 서서 통과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머리통을 밟을 수도 있으나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서로 양보하여 그들이 자리잡도록 도와준다. 어느 누구도 새치기 한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출입증 한 장 받기에 500유로(¢)이다.

또 출입증을 아무나 받지 못한다. 이스라엘의 보안(안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신분자들이 체크 포인트를 통과하여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노동자 신분이 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들 관계는 간단한 진술로 그들의 현실을 표현할 수 없다. ‘누가 이 땅의 주인인가?’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승부수와 함께, 타클라마칸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살고 있는 1천만 위구르인들을 함께 걱정해야 하겠다.

〈無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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