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클라마칸에 나타난 무함마드 제자들 ②


‘기독교와 유대교는 아브라함이 모리아에 바친 자는 이삭이다, 무함마드는 이스마엘이다’라고 했을 때, 서로 우기기 말고 두 아들 다 바친 것으로 해석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젊은 친구의 당돌한 말이 알로펜의 심장을 심하게 압박했다.

젊은 친구의 독자적인 해석일게다. 어쩌면 저토록 당돌할까, 저런 순발력과 임기응변력이면 과연 능력이로구나. 그러니까 아직 새종파의 기초도 잡히지 않았는데 벌써 타클라마칸까지 왔구나. 600년 앞서 태어난 기독교의 속도를 따라잡는구나.

“여보시오, 젊은이. 내가 볼 때, 아 참 젊은이 이름이 뭐더라…?”

“네, 마흐무드입니다.”

“그래, 마흐무드여. 아직 새종교의 틀이 다 잡히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곳까지 왔나? 당신들의 예언자가 지시했는가?”

“아닙니다. 제가 먼저 말씀드렸습니다. 처음 말씀 드릴 때는 저 혼자 가겠다고 했더니 여기 이 친구들과 같이 가는 것이 좋겠다 하셨습니다.”

“그래, 당신의 단독계획이었다고…?”

“네. 저는 우리의 예언자 무함마드께서 기독교와 상관이 없는 별도의 종교를 만들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유대교에서 기독교가 나왔듯이 유대교와 기독교의 새로운 형제로서 저희 예언자께서 기독교의 한 종파를 일으켰다고 봅니다. 제가 볼 때도 예언자께서 교회들을 일일이 방문하여 ‘저희는 기독교의 한 집안이요 한 형제요, 형님의 아우입니다’라고 분명히 말씀했어요. 저 자신도 그분의 말씀을 분명히 들었고, 제가 그분의 제자이기도 하지만 나를 예수님 앞으로 인도하신 네스토리아파 선교사님들을 존경하고 따르고 있습니다.”

“아, 그런가! 이 분이 바로 네스토리아파 주교이신 알로펜 어른이실세.”

안토니가 입을 열어 자랑스럽게 말했다.

“네, 알고 있습니다.”

“뭐, 알고 있었어?”

“네. 그런데 제가 주교님을 뵙고 먼저 말씀 드리려 했는데 분위기가 왠지 조심스러워 기회를 놓쳤습니다. 주교님, 뒤늦게나마 문후 드립니다. 그리고 안토니 사제님, 또 쿰바홀 님께도…. 저희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가르침을 주십시오.”

갑자기 알로펜이 크게 웃었다.

“핫핫하하. 여보게들, 세상이 걷잡을 수 없어졌네. 내가 마후무드, 저 청년의 말을 듣고 있자니 머지않아 아라비아의 새종교가 구름타고 온 세계를 휘저을 수 있을 것 같아.”

“네, 주교님!”

마흐무드의 친구들이나 쿰바홀과 안토니까지 동시에 알로펜의 이름을 부르며 그를 주목했다.

“마흐무드 저 친구 하는 말 못 들었나? 아라비아 새종교가 기독교의 동생이라지 않은가. 동생은 형과 함께 하는거야. 늦게 출발했으나 아라비아의 무함마드는 오래지 않아서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선교지를 반분하게 될걸세. 아, 다르다고 해야 울타리를 치고, 방어를 할터인데 한 부모의 자식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동생들을 막아내겠는가.”

“아하, 그렇군요.”

“네에….”

‘아하, 그렇군요’는 안토니와 쿰바홀의 표현이요, ‘네’는 마흐무드와 그 친구들의 반응이다. 그들은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치했다.

그날 밤 알로펜은 마흐무드 일행이 돌아간 후, 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슬람이 기독교의 뒤를 쫓는 것이 아니라 턱 밑에서 치고 들어오는 듯해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마흐무드도 친구들과 그들의 거처로 돌아가서 함께 둘러앉았다.

“우리 신분이 너무 많이 노출된 건 아닐까?”

마흐무드가 말을 꺼냈다.

“아니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알로펜 주교는 보통 분이 아닌 듯했어. 우리의 대 예언자의 친구라더니, 그래 그분의 말씀은 신중했고 우리의 행동을 존중하실 것 같아 보였어.”

“나도 그렇게 보았어.”

유세프의 말에 이삭이 공감을 표현했다.

“물론, 우리 모두 같은 생각이야. 그런 걱정보다 사실은 우리의 대 예언자가 메디나에서 성공하느냐가 더 걱정이지. 메카 부족들이 가만있을 것 같지 않아서말야.”
“마흐무드, 심약한 소리를 하지 마.”

“그래, 내 생각도 그래요. 이미 새종교는 선언된거야. 기독교가 큰 아량을 보여주면 우리 대 예언자의 제자들이 함께 하는 것이고, 아니면 우리들끼리 세계 속으로 가는 것이야. 우리가 기독교의 형제요, 같은 아버지 아브라함의 자식이라는 사실은 우리 길을 열어가기에 충분한 힘이 됨을 모두 믿어야 해.”

마흐무드의 말을 자르고 당돌하게 일어선 사람은 야고보였다. 그는 주먹까지 불끈 쥐고 큰소리쳤다.

마흐무드는 야고보의 당찬 말에 공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래, 나도 같아. 우리는 기독교의 아우 종교야. 형님이 아버지 뜻을 따르면 같이 가고, 아니면 우리는 형님 종교를 꾸짖을 수밖에.”

“맞아, 기독교는 우리에게 답변을 해야 될거야. 어떻게 사람이 사람의 죄를 대신하는가? 또하나, 성부·성자·성령이라는 이름의 세 신의 결합이 삼위일체라는데, 그럼 신이 셋이라는 것인데, 이에 대한 증거를 대야만 할 거야. 이 답변을 기독교가 내놔야 해.”

이브라임의 말이었다.

알로펜 주교는 제자들 모두를 한자리에 모았다. 교육생들과 함께였다.

“여러분, 어제 우리를 찾아온 아라비아 친구들 6명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아라비아에 등장한 새종교의 사람들입니다. 아직 뚜렷한 종교적 견해가 없으나 그들의 지도자인 무함마드는 30여 년 전 나와 다마스커스에서 만난 사람이죠. 그는 우리 기독교의 대속론과 삼위일체론에 문제가 있다고 그때부터 괴로워했는데, 내가 전해 들은 바에 의하면 기독교의 대속론, 곧 예수께서 십자가에 죽으신 뜻은 그를 믿고 따르는 신자들의 죄를 대신함을 뜻하는 것인데, 이를 자기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를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럼 우리가 지금 무슨 공부를 해야 하나요?

사람들이 답변을 못했다. 안토니가 천천히 일어섰다.

“주교님, 제가 답변하죠. 십자가의 대속론은 기독교인이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최종 검증과정입니다. 대속론을 믿지 못하는 자들이 삼위일체 신앙은 신이 셋이라는 방식으로 기독교에 반발을 하는 것이니 그들은 이단자들입니다. 지금 무서운 이단자들이 우리들 가까이 와 있습니다. 단단히 경계해야 합니다. ”

장내가 웅성거렸다. 쿰바홀이 나섰다.

“여러분, 형제들이여! 걱정하지 마세요. 필요할 때는 성령님께서 답변을 알려주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훌륭하신 주교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배우고 있습니다. 이단과 사단의 어떤 세력도 우리의 갈 길을 막아서지 못할 것입니다.”

쿰바홀이 탁자를 두 주먹으로 내려치자, 모인 사람들이 와하, 하면서 박수를 쳤다.

“그렇습니다. 우리 주교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사탄을 이기고 이단자들을 물리칠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안토니도 학생들을 위로하는 쪽으로 말을 했다. 괜히 겁먹게 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었다.

“자, 공부. 오늘의 특강이 있을 듯 합니다. 주교님의 기독론 강좌가 먼저 있을 것입니다. 헤헤, 주교님!”

쿰바홀이 알로펜 앞으로 가서 뒷머리를 긁으면서 머리를 조아렸다.

“그래, 쿰바홀 님의 강청으로 알고 오늘은 예수가 누구신지, 그분의 죽음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다시 한 번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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