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명예목사 추대식에서 가족들과 함께.



눈 뜨면 종이와 펜 찾아… “역사 기록은 행복한 삶의 원천”


도서 100여 종 편저, 글쓰기는 준비과정부터 설레

10월 24일 출판기념행사…출판 문화인 전시발표회도


갓난아기는 하루에 200~300번을 웃는다고 한다. 아기를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몇 가지 욕구만 해결해 주면 수고에 대해 방긋방긋 예쁜 웃음으로 답례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행복해지는 길은 보다 까다로워지는 것 같다.

특히 노년에 이를수록 웃을 일보다 근심이 많아진다는데, 글쓰기를 일생의 작업으로, 취미로 여기면서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아직도 할 일 많다”며 자신은 ‘행복자’라고 자임하는 사람이 있다. 40여 년 간 문필사역을 이어온 성결교회역사와문학연구회 대표 백수복 목사(75)다.

그의 글쓰기를 ‘사역’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그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온 100여 종의 책 대부분이 지교회, 교단, 한국교회의 역사를 발굴해 숨겨져 있던 신앙 선조들의 삶을 드러냄으로써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전을 주고 신앙을 진작시키는 일에 매진해왔기 때문이다.

‘글쟁이 목사’로 종사하며 ‘특수사역’ 영역인 문필사역을 펴온 백수복 목사, 남이 하지 않는 역사 발굴에 손을 걷어붙였던 그가 모처럼 자신의 사역을 집대성한 책을 내놨다. 〈한국기독교 출판문화의 파노라마〉(창조문예 펴냄)를 1600페이지(전체 컬러)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출간, 그의 삶은 물론이고 그가 펴낸 책들을 소개함으로써 한국교회 중요한 역사 자료를 한눈에 살필 수 있게 만들었다.

오는 10월 24일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소재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에서 갖는 출판 기념행사에 앞서 백수복 목사를 만나 그의 행복한 사역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 사람이 평생에 책 한권 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어떻게 100여 종의 책을 펴내실 수 있었습니까.

-‘독서삼매경’이란 말이 있는데 저는 ‘집필삼매경’을 말합니다. 지금도 눈 뜨면 펜과 종이를 찾습니다. 집필은 고역이지만 행복한 일이지요. 그래서 문필사역 40여 년 간 어느덧 100여 종의 도서를 편저하게 되었습니다. 이 중 저 자신으로서는 수필집 4권과 석사, 박사학위 논문 정도이고 나머지는 모두 다른 사람과 글, 지교회, 교단, 한국교회를 위한 글과 도서입니다.

글을 쓰는 것도 재미있지만 어떤 사람이나 사건을 따라 직접 발로 뛰며 현장을 찾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며 취재하는 일은 준비하는 과정부터 가슴이 설렙니다. 한국 기독교 역사에는 가슴 뛰게 하는 감동의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역사기록은 선사시대와 문명시대를 가름하는 분기점입니다. 오스카와일드는 “인간은 누구나 예외 없이 역사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위대한 자만이 역사를 기록한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이명직목사 34주기 추모예배 후 기념촬영.


△스스로 ‘글쟁이 목사’라고 일컬으시지만 속해 계신 교단(기독교대한성결교회) 안팎에서 많은 일을 하셨고 인지도도 만만치 않으신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 교단에서 지방회장도 못해본 사람으로 정치면에서는 내세울 것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사명을 감당하던 중 서울신대 총동문회 실무와 교단 기관지인 〈활천〉의 책임자로 10여년 봉사하면서 교단 내 많은 목회자들과 만나게 됐습니다.

지금도 ‘이명직목사기념사업회’와 ‘성결교회역사와문학연구회’에서 실무를 담당하다보니 교단 안팎의 인사들과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2007년에 국회 포럼분과 김제윤 의원의 주도로 ‘선교역사 문화체험 관광 자원 조성을 위한 정책포럼’의 사례발표자로 참석한 후 한국기독교문화재의 보존을 위해 ‘근대문화재보호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포럼을 수차례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만남’은 축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기독교 출판문화의 파노라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의 편저도서는 ‘기념문집’이 주종을 이룹니다. 조종남 박사의 회갑기념문집 출판을 시작으로 20여 분의 기념문집을 출판해 드렸습니다. 저의 문필회고록 1부에서는 100여 권의 도서 제작에 따른 뒷이야기와 도서출판으로 알게 된 분들과의 교제를 진솔하게 기록했고, 2부에서는 문화사역에 대한 다양한 글, 도서기증 미담, 가족과 친지들의 이야기, 각종 참여단체의 활동 보고 등으로 엮었습니다. 모처럼 제작하는 저의 회고록이기에 4X6배판 크기에 1,600면 풀 컬러로 매 페이지마다 기념이 될 사진을 삽입했습니다.


△출판행사도 독특하게 진행될 것으로 압니다.

-이번 출판행사의 의미를 찾는다면, 화가, 서예가, 사진작가는 작품전시회를 열고, 성악가, 기악연주자들은 리사이틀을 열어 기량을 펼쳐 보이지만 출판문화인은 그런 것이 없기에 이번 기회에 ‘출판문화인의 전시발표회’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1부는 전시회를 갖고 저의 제작도서 100여 종과 출판행사 순서지, 그리고 박명배 장로, 홍덕선 장로, 황은수 장로 세 분의 찬조출품으로 그림, 서예, 사진 작품들을 전시합니다. 2부 출판행사 전에 식전행사도 준비하려고 합니다.

저는 회갑이나 고희 행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제 사역의 숨은 공로자인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말없이 아버지의 사역에 성원을 보내준 자녀들의 수고를 보상하는 행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문필사역에서 보람됐던 기억은 어떤 것입니까.

-〈성결교회 인물전〉을 14집까지 출판해 성결교회 지도자 375인을 소개하면서 마치 땅 속에서 보화를 캐내는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성결교단 역사 연구의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계획은 어떠신지요.

-문필사역은 은퇴가 없습니다. 노년에도 매일 출근하여 기독교 각종 문화 사역에 심혈을 기울이며 보람된 생활을 지속하는 것이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다만 제가 주도하고 있는 문화사역단체인 ‘성결교회역사와문화연구회’가 작년으로 창립 25주년이 되었고 다양한 문화사역을 감당하고 있지만 아직 법인화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는 운영의 열악함에서 오는 아쉬움입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한국교회의 귀한 역사를 발굴하고 알리는 일에 더욱 힘을 낼 수 있도록 법인등록을 통해 기반을 다질 것입니다.

한편 이번에 한국에서 출판행사를 마치고 내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출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며, 2008년에 한국성결교회 선교 100주년 기념으로 출판한 〈성결인명사전〉 증보개정판을 2017년에 발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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