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교회, 희망일 수 있는 이유 있었네”

성직자와 평신도·장년과 어린이·남녀 등 차별 없는 교회들
말씀 실현 위한 다각도의 노력들 - 가나안 성도·지역 껴안기

   
지난 19일 감신대에서 가진 작은박람회 현장.

슈퍼도 대형마트, 옷가게도 대형 백화점 등 모두 대형화 추세를 보이는 한국사회 자본주의의 흐름에 맞물려 있는 가운데‘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해야 하는 교회들도 이 장단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경향이 짙어 보인다. 이런 속에서 물량적으로 큰 것이 아닌 ‘생명’들에 초점을 맞추며 하나님의 자녀들을 초청하고, 성숙케 하며 진정한 공동체의 모습을 구현해내려는 행보가 있어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월 19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감리교신학대학에서 ‘작은교회가 희망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작은교회 박람회가 그것이다.

생명평화마당(집행위원장 김영철 목사)이 주최한 ‘2013 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작은교회 박람회’에는 50여 교회가 참여했으며, 이날 함께 발걸음한 인원은 7백여 명에 달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이날 박람회의 주인공들은 다름 아닌 ‘이름없는 교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교회는 각기 지역 및 환경에 따라 특성을 살려 작지만 지역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무지개’처럼 희망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교회들을 엿보았다.

△겨자씨교회는 성직자와 평신도 사이에 어떤 차별도 없이 자유롭게 교류하면서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다. 담임목사, 장로, 집사 등의 직책이 없고, 어떤 교파에도 속해 있지 않다. 매년 교인 총회에서 운영위원장을 뽑고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교회를 운영한다.

교우들이 함께 만든 신앙고백문에는 뚜렷한 신앙고백과 구원의 내용이 담겨있다.

‘우리는 세상을 지으시고 이끄시며, 소외와 고통에서 평화와 생명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지기까지 이 땅에서 ㆍ하나님의 뜻을 구현하신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것이 세상을 구원하는 길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삶의 순간마다 위로와 용기를 주시며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시는 하나님의 영이 세상을 의롭고 온전하게 하심을 믿습니다.’

△과천영광교회는 상가 건물 3층에 자리잡고 있다. 영과 육, 성과 속, 어른과 어린이가 분리되지 않는 신앙을 실천하고 있으며, 목회와 평신도 사이의 차별이 없는 교회, 양성 간의 차별이 없는 교회를 추구하고 있다. 교우들은 거품이 없는 교회, 솔직한 교회, 말씀 속에 예수 정신이 살아있는 교회, 웃음과 재치가 넘치는 교회, 성령이 우리의 삶과 동행하는 교회, 작은 감동으로 작은 변화를 이끄는 작은 교회, 큰 영광 작은 교회 등으로 교회의 색깔을 다채롭게 표현하고 있다. 이 모든 색채는 계속해서 작아지고, 낮아지고, 허물고, 갈고 닦으며 만들어가고 있다.

△너머서교회는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풍산중학교 시청각실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건강한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신앙공동체로서 10가지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 차별을 넘어서 차이를 인정하는 교회, 예배 전용의 건물을 소유하지 않는 교회, 목회자와 평신도가 동역의 자세로 함께 세워져 가는 교회, 온 가족이 함께 드리는 예배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는 교회, 어린이를 독립된 한 인격으로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교회, 삶으로 드리는 예배를 강조하고 흩어지는 예배를 실천하는 교회, 지역사회와의 소통 및 소외된 이웃에 대한 나눔과 섬김을 위해 기도하며 실천하는 교회, ‘분립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교회 등이 그것이다.

너머서교회가 생각하는 목회자란 목회자와 일반 성도는 신분상 동일하고 역할이 다름, 목회자는 목회 전문가로서 교인들의 영적 코치의 역할을 수행하는 분, 목회자와 일반 성도는 하나님의 사역을 함께 이루어가는 동역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함공동체교회는 인천 남구 주안동에 위치해 있으며, 1년에 3회는 일반성도가 설교하며, 2회는 사랑방별 주일예배를 자체적으로 드리고, 2회는 흩어지는 예배로, 추천된 교회를 찾아가 예배를 드린다. 또 2개월에 한번씩 유치부와 청소년부가 통합예배로 드리며, 주일예배 중 애찬식을 매주 진행하고, 1년에 4회 성찬식을 진행한다.

5대 비전을 보면 하나님 나라 영성을 겸비한 공동체, 다음세대를 교육·지원하는 공동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동체, 기독교인의 사회적 책임에 동참하는 공동체, 한국교회 건강회복을 위해 동역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독립문교회는 3대 담임목사로 여성목사를 청빙할 정도로 차별 없는 열린 자세를 표방하고 있다. 남자와 여자, 부자와 가난한 자, 학식 있는 자와 없는 자, 외국인 등 차별 없이 서로 연대하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간다.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마을과 함께 세워지는 교회가 되는 것에 힘쓰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가족치유 세미나, 부모교육 세미나, 정신건강 세미나(알콜, 우울증, 자살), 자기발견 세미나 등 열린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으며, 어린이 특강, 여성상담 및 학생 상담, 이·미용 무료봉사, 사랑의 빵 나눔 등을 진행하고 있다.

△길찾는교회는 교회를 다니다가 방황하며 출석하지 않는 그들에 주목한다. 이 시대의 경계인이라고 보고, 함께 예수의 길을 찾아나서고 있다. 본질적인 영성, 급진적인 경계 넘기, 보편적 뿌리, 온전함, 언저리를 지향하며, 지속적 갱신과 길 위의 만남을 추구한다.

이 시대의 경계인과 주일 모임(오후 4시), 연합 모임(마지막 주 목요일), 영성 훈련(주일 모임 전후 및 주간 소모임)을 통해 만남을 지속, 통합적이고 사회적인 영성운동, 창조 영성, 은유적이고 역사적인 성서 읽기 등에 대해 배우고 실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행복한 교회는 여성목회자가 설립했고, 현재 2대 목회자도 여목사다. 싱글(돌아온 싱글 포함)들과 함께 하는 교회. 2개월 단위로 교회 밖에서 예배와 기도회를 연다. 매 주일 오후에 말씀나누기 모임을 하고 있으며, ‘모둠 미팅’이라 하여 종교를 거부하는 싱글들의 모임에 회원으로 참여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모임을 소개하고 있다. 원거리 거주자들과 교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소유한 사람들과 그 외에 교회 출석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말씀나누기 및 교제, SNS를 통한 카페 및 클럽을 운영한다.

△홍천동면교회는 50여 명의 신자들이 농천교회와 함께 하는 교회로서, 농촌의 생산물 직거래에서 농촌·도시 생활 협동조합으로의 발전을 꾀해 왔다. 또한 지역의 학교와 아이들과의 관계를 아내와 함께 맺어 방과 후 학교와 여름 생태, 문화, 역사, 그리고 농사를 담보하는 전국·해외여행을 10년째 하고 있다.
또 노인들이 대부분인지라 작년부터는 뜨개질을 농한기에 함께 해 아프리카의 저체온증 아이들 살리기에 함께 동참하고 있다. 작년에는 160개 정도 보낼 정도로 호응이 크다.

이들의 특색있는 교회 활동은 각 부스별로 마련돼 있어, 참가자들은 한 장소에서 다양한 부스를 방문하며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질문하는 생동감 있는 모습이었다.

또한 이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린 첫 번째 대화마당에서는 ‘작은교회, 교회학교 교육 어떻게 하나’를 주제로 50여명의 작은교회의 교사들이 6개 소그룹으로 나누어 작은교회 교육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작은교회에서 할 수 있는 교육의 특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의 친밀한 관계 형성 및 멘토 역할을 통해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제시됐지만 인적·물적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주최측은 이렇듯 대안적 가치를 추구하는 작은 교회들의 박람회를 통해 한국 사회가 초대형교회들의 존재양식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에수 정신에 입각한 작은 교회들이 모여 기독교의 존재이유를 한국 사회에 새로운 방식으로 천명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작다는 것은 숫자적 의미보다 대안적 삶의 물음과 직결된 주제로서, 기독교인의 정체성, 자존감을 교회의 크기에서 찾기보다 예수의 정신의 유무에서 찾는 시도라고 밝혔다.

김영철 집행위원장은 “전반적으로 많은 교회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했고, 여러 가지 유익하고 창조적인 교회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면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예수 제자의 삶을 더 진력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물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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