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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2] 〈토머스 머튼의 단상〉外
정찬양 기자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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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호] 승인 2013.12.05  10: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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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머튼의 단상〉
토머스 머튼 지음/바오로딸 펴냄

수도자가 다시 ‘세상’을 붙들다
은수자 토머스 머튼이 말하는 ‘세상 참여’의 이유

   
토마스머튼

“그리스도교의 ‘세상으로의 개방’은 피조물과 인간을 참으로 존중하며, 인간의 자연적이고 역사적인 배경을 진정으로 존중하는 데서 비롯된다. 그러나 인간의 필요·고뇌·한계·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인간의 죄책감을 함께 나누는 것에 동의하지 않은 채 오늘날 인간이 처한 역사적 상황에서 인간을 존중한다는 것은 결국 인간을 웃음거리가 되게 하는 것이다.”

1915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스물네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컬럼비아 대학 문학박사로서 화려한 작가 생활을 했으나 스물여섯 살에 켄터키 주 겟세마네 트라피스트 봉쇄수도원에 들어가 1968년 방콕에서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칠 때까지 수사의 삶을 살았던 토머스 머튼의 글을 엮었다.

수도원에 입회하면서 세상을 떠난 그가 수도원에서 다시 붙든 것은 ‘세상’이었다. 그는 수도원에서 “문명사회라는 환경에서 발전시킨 나 자신에 대한 이해”와 “문명사회의 목표로 보였던 것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던 것”을 버리는 훈련을 부단히 반복했다. 그러나 세상으로부터 규정된 자신을 버리고 하나님께서 지으신 존재로서의 ‘나’를 발견하고 다시 향한 곳은 바로 ‘세상’이었다.

수사이자 영성작가로서 기독교 신앙에 있어 깊은 울림을 주는 글들로 많은 그리스도인들을 깨달음으로 안내한 토머스 머튼의 단편들을 선별해 묶은 책에서 저자는 관상수도회의 수도자들이 잃어버린 ‘세상 참여’의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나 자신은, 일생 동안 항의와 불묵종(不默從)에 전념했고, 그것이 내가 수도자가 된 이유다. 하지만 나는 항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어쩌면 무의미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 내게는 수도생활이 우리가 단념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색다른 의상으로 개조한 것에 불과한 것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통회하는 한 방관자의 생각’이란 부제에서 보듯 머튼은 자기 자신이 시대의 요구들로부터 너무나 오랫동안 동떨어진 삶을 살아온 ‘방관자’라고 고백한다. 때문에 이 책 이전의 작품들이 시대의 요구에 대한 성숙한 인식을 갖도록 초대하는 내용이었다면, 이 책은 보다 자극적인 질문과 역설을 통해 시대의 요구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

그는 “은수자가 되되 개인주의자가 되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진정한 고독은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을 깊이 깨닫는 것이지 세상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 세상 안에 숨겨진 하나님의 현존과 지혜, 세상의 요구와 거짓을 제대로 보게 하는 진정한 고독을 강조한다.

1956년부터 1965년까지 일기를 비롯해 머튼이 읽은 책들과 경험한 사건들, 관상적인 삶에 대한 반추, 당대의 현안들,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 통찰, 관찰들이 두루 포함돼 그의 일생에서 중요한 시기에 그의 사고가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5부로 구성된 책에서는 신학과 철학뿐 아니라 역사, 정치, 윤리, 심리학, 과학, 문학, 예술, 현대의 삶과 가치관 등 방대한 분야를 다루면서 일관되게 집중하는 부분은 그리스도인들의 세상 참여이다. 또한 편협한 종교관과 세계관을 확장함으로써 풍성한 신앙생활과 진정한 그리스도 신자의 삶을 살아가도록 통찰을 제공한다.

머튼은 분열된 것을 결합시키는 것에 대해 통합에 대한 강요나 일방적인 흡수의 방식은 정치적인 것으로 더욱 심한 대립만 가져올 뿐인 것을 지적, “우리는 모든 분열된 세상을 우리 안에 수용해야 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분열된 세상을 초월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독하라, 저항하라, 그리고 상상하라〉
이정배 지음/동연 펴냄

“한국교회여, 개혁의 과제를 걸머지라”
  이정배 교수, 왜 고독하고 저항하고 상상해야 할까

   
이정배 교수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저자가 한국교회에 던지는 문제의식을 세 명의 신학자들의 총체적인 과제-‘고독하라, 저항하라, 상상하라’-를 중심으로 고찰하고 있다.

아무리 의견(언어) 차이가 크더라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 지구 차원의 에큐메니즘 의식이 깊게 자리한다는 점에서 기독교 신학 역시 종래처럼 자신의 특수 언어 세계에 함몰되기보다는 그것이 지향하는 뜻을 찾아 세상과 소통하는 보편적 신학으로 재구성될 필요성이 있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1부에서는 루터파에 속했던 신학자이면서도 종교개혁 신학을 비판했던 키에르케고르, 본회퍼, 그리고 한국의 이신 등 신학자들의 신학을 통해 고독하라, 저항하라, 상상하라는 그들 각자의 특성을 소개하고 있다.

논문 네 편을 집약시킨 2부는 종교개혁과 에큐메니즘의 상관성을 논했다. 교회가 진실되게 고독할 때 오히려 세상을 향해 열려질 수 있다는 역설을 저자는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논문에서는 통전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한국적 에큐메니즘, 에큐메니즘의 불교적 비전을 원효의 화쟁론의 빛에서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제2의 종교개혁을 위한 사상적 토대이자 보편적 가치를 위한 한국적 가능성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머지 두 논문은 WCC가 지금까지 추구한 이웃종교관의 실상과 한계를 소개했고, 그에 대한 아시아적 응답을 소개한 것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따라 아시아 및 한국에서 공동선을 이루기 위해 애쓰던 고 김수환 추기경의 에큐메니즘을 고찰했다.

3부에서는 지구를 십자가에 매단 반생태적 기독교에 대해 성찰했고, 숫자적 의미의 유일신론으로부터 탈피해야 진정한 기독교성에 도달할 수 있음을 역설했다. 또 기독교가 말하는 죽음관을 우리시대의 신학과 영성의 관점에서 풀고, 예수의 삶과 죽음을 ‘Well-dying’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가 하면, 기독교의 천국사상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신학이 달라져야 교회가 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고, 이를 위해 전통에 대한 항거, 일종의 의심의 해석학을 요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정배 교수(감신대 조직신학)는 교단 신학자이면서도 한국교회 문제에 골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작은교회 박람회’ 주최자로 참여하기도 할 정도로 신학-교회 상황들을 직시, ‘종교개혁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걸머지며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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