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 > 연재 소설
[장편소설-천년여행] 제2권 : 알로펜의 아시아 >87<
들소리신문  |  dsr123@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1506호] 승인 2013.12.20  14:30:0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네스토리우스 기독교,  중국   景敎  (12)

네스토리우스파 중국 최초의 교회를 건축한다. 그 이름은 대진사(大秦寺)라 했다. 당태종 정관 12년에 황제는 조서를 내려 당나라 최초의 교회를 짓게 했다.
대진사라는 교회명에 대한 견해차가 있다. 경교비 기록으로는 대진사이지만 역사서인 〈당회요〉에는 교회 이름이 없이 사원의 이름만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훗날 당현종이 이 교회의 명칭을 대진사로 개칭하도록 명한 기록을 보면 초기에는 대진사가 아니라 페르시아인들의 교회라는 뜻으로 파사사(波斯寺) 또는 경교사(景敎寺)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당시 알로펜이 사원(寺院)이라 이름하는 큰 예배당 짓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알로펜은 예배당을 별도로 원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교회가 무엇이냐, 성전이 무엇이냐에 대한 초대교회부터의 견해에 대한 알로펜의 주장은 달랐다.
“여보게들, 황제가 교회당을 지어주겠다고 자꾸 말씀을 하시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그야 당연히 받아들여야죠.”
“이 사람 안토니! 그동안 내 가르침을 건성으로 들었구먼.”
“아닙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들 개개인이 성전이다. 성전이라면 우리들 한 가족들이 사는 가정집을 성전삼아야 한다. 그리고…”
“됐네. 알면서 왜 그래?”
“네, 황제가 언제까지 살아계십니까. 살아계시는 동안에 교회당 건축물로 재산을 확보해야죠.”
“이 사람 보게. 왜 이렇게 왜소해?”
알로펜의 목소리가 거칠어지자 안토니가 하던 말을 멈췄다. 그리고 그는 마리아를 향하여 도와달라는 눈짓을 했다. 그러나 마리아는 알로펜보다 더 단호했다.
“안토니 사제! 우리는 중국의 마음을 얻으러 온 것이지 예배당이나 성전이라는 이름의 건축물 몇 개 얻으러 온 것이 아닙니다. 그걸 모르셨단 말인가요?”
“네, 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어쩌면 두 분의 성깔이 그렇게 똑 같습니까?”
“안토니! 자네 말 함부로 하겠나!?”
알로펜이 크게 화를 냈다. 천둥치는 소리였다. 사무실 사람들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알로펜이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마리아 교수도 자기 서재로 발길을 잡는다.
“교수님, 잠깐요.”
안토니가 마리아곁으로 달려가서 성전 짓기 거부 사상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저는 대강 알고 있으나 나머지 동지들은 잘 모릅니다. 교수님이 특별강의를 해주시죠.”
“그래요.”
마리아 교수는 말했다.
“사도시대 교회는 별도의 건물이 없었습니다. 건물, 또는 큰 건축물을 사원 또는 성전의 이름으로 숭배하는 신앙은 예수의 가르침이 아니에요. 요한복음을 읽어보세요. ‘너희가 이 성전을 헐어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일으키리라’ 하시지 않던가요? 예수가 일으킨 것은 예루살렘 성전이 아니라 당신 자신의 부활하신 몸이었어요. 몸이 성전입니다. 하지만 인류사 속에서 종교들이 남긴 것은 모두 우뚝한 성전, 곧 사원이었지요. 유대교도 예루살렘 성전을 예수가 헐겠다고 했다면서 예수 사형의 죄목에 집어넣지 않았던가요. 우리는 새 종교입니다. 로마제국 콘스탄티누스가 지은 예배당들은 모두 유대교나 그 이전의 사원을 성전이라 했죠. 예수님은 유대교가 솔로몬이 지은 성전을 신바빌로니아 느부갓네살이 다 부수어버렸다는데 그걸 다시 지어 마치 우상의 집처럼 지키고 있는 유대인의 비뚤어진 성전개념을 바로 잡아주려하다가 죽임을 당했죠. 여러분, 우리 알로펜 선교단은 로마제국 교회가 불교나 도교 등 종교들처럼 커다란 사원을 덩그러니 지어 우상의 집으로 삼는 것을 반대합니다. 아시겠습니까?”
마리아 교수의 거침없는 강의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고, 일부는 일어서서 박수를 친다. 다음날 어전에서 알로펜은 황제를 알현했다.
“황상 폐하! 신 알로펜 문후이옵니다. 강녕하시옵니까?”
“어서 오시오. 그래 성전을 짓는 문제는 결심이 되었는가?”
“네, 폐하! 폐하의 성은을 감사히 받사오나 저희는 폐하께서 의영방에 세우라는 사원을 학교를 겸하는 시설로 사용하겠나이다.”
“그래, 그것은 주교의 뜻대로 하라!”
“네, 폐하. 황공하옵니다.”
황제는 섭섭했다. 일전에 예배당 문제로 알로펜과 대화를 나눌 때 수도 장안 곳곳에 사원을 짓고, 당나라 전역에서 보란듯이 되도록이면 불교나 도교 사원들 보다 더 큰 사원(교회)을 지으라 했으나 알로펜은 한사코 사양했었다. 학교를 겸한 사원을 짓는다는 것은 더이상 사원을 짓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당나라 3백년은 물론 송나라 이후 이어지는 징기스칸 후예들이 원나라의 이름으로 중국을 다스릴 때 까지하면 5백 여년인데 중국 땅에 경교 사원이 한 채 없는데 대하여 역사가들은 의아해 하지만 이는 알로펜 주교의 초대교회 정신에 의한 교회운동의 영향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대진사 건축

당현종 때에 현종이 직접 장안의 경교당에 대진사(大秦寺)라는 현판을 붙인 의영방 경교당, 곧 알로펜의 집은 본격적인 건축으로 들어갔다.
중심 건물이 자리할 대지가 1천평, 양쪽으로 각각 1천평 씩, 전체가 3천평이다. 건물 뒤로 야트막한 둔덕이 5천편 정도 되는 데 그 땅도 경교당이 사용하도록 황명에 포함되어 있다.
알로펜이 당태종의 후의를 사양했다는 말이 대신들 간에 모두 알려졌다.
“알로펜 대감! 나 좀 만납시다.”
황제를 배알하고 나오는 알로펜의 길목을 지키고 있던 방현령 대감이 다가와서 알로펜의 손을 붙잡는다.
“내 방으로 가서 차 한잔 합시다.”
“네, 그러시죠.”
알로펜에게 자리를 권한 방현령이 입을 열었다.
“황제께서 서운해 하시더이다. 왜 그렇게 고집이 셉니까?”
방현령이 착한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알로펜을 바라보면서 묻는다.
“대감님, 저는 황제와 방 대감의 마음을 얻은것으로 됐습니다. 그깟 땅에다가 사원이나 예배당 많이 지으면 그걸 다 뭐합니까. 새종교 시대에는 그런 따위는 필요치 않습니다.”
“뭐요, 새종교라고? 그럼 무엇이 낡은 종교이고, 무엇을 새종교라 합니까?”
“네, 낡은 종교는 종교의 건축물을 그 종교의 영험을 다 가진 신비스런 장소로 아는 것이고, 새종교는 건축물이 아니라 사람의 변화입니다. 저희 기독교는 사람이 변해서 신(神)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을 원합니다.”
“아, 그래요. 그럼 대진국(로마)의 기독교는 다 그렇습니까?”
“아니오. 우리 기독교가 초기 3백여 년 동안 예수님과 성령님이 직접 활동하실 때는 건축물에 교회의 비중을 두지 않았고, 신자들은 각 가정에서 생활하면서도 신자 노릇을 충분히 했어요. 그런데 기독교가 로마제국과 야합한 후로는 초기의 정신을 잃어버렸답니다.”
“…….”
방현령은 심각해졌다. 무어라고 입속으로 중얼거리는데 말을 하지 않으면서 생각에 잠겨 있다.
“왜, 말씀이 없으시오. 뭐가 언짢으신가요?”
“…….”
방현령이 자세를 고친다. 그리고 다시 알로펜의 오른손을 잡는다.
“주교님, 주교님은 단순한 포교사가 아니고  예언자요! 새시대를 부르는 예언자 말입니다. 말씀하신 중에 로마제국과 야합한 기독교라 하셨죠. 그렇다면 알로펜 당신은 로마제국과의 야합이 싫어서 동방의 제국인 당나라에 오신 겁니다. 그리고 황제의 일방적 시혜를 싫어했기에 사원을 짓는 것조차 사양하셨어요. 제 말이 맞죠?”
“아, 아닙니다. 그 뜻은 비슷하지만 저는 예언자가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입니다. 예수의 가르침에 사원(寺院) 종교는 역사를 후퇴시키는 것으로 보셨어요. 기독교나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하나님이 성전 짓기를 사양하셨고, 굳이 성전이라면 이동성전을 허락하셨죠. 움직이는 성전입니다. 오늘의 개화된 문명의 시대에는 사람이 곧 성전입니다. 방 대감님이 예수를 영접하시면 대감님 자신의 거룩한 성전이 되시는 것입니다. 그것이면 됩니다. 더 이상 종교의 부담으로 치장을 할 필요 없습니다.”
“하하, 알로펜 대감! 역시 당신은 우리 당나라에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요, 거룩한 천사.”
“별, 말씀을…, 자꾸 그러시면 제가 부끄럽습니다.”
알로펜은 방현령의 과분한 치하를 들은 후 처소로 돌아왔다. 안토니가 달려나왔다.
“주교님, 정부 관리가 다녀갔어요.”
“무슨 일로?”
“네, 내일부터 공사 감독관을 파견해 달랍니다.”
“그래요. 누구를 보낼까요?”
“에스겔과 삼손을 교대로 보내시오.”
“네, 주교님.”
저녁식사 후, 유승과 10여 명의 제자들이 강당에 모였다. 유승이 알로펜에게로 갔다.
“주교님. 유승입니다. 주교님께 특강을 원해서 저희들 몇 명이 모여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슨 특강?”
“네. 몸 성전과 건물 성전의 차별에 대한 강의입니다.”
“그래? 유승 당신도…?”
“아, 네. 제가 가장 갈급합니다. 더 배우고 싶을 뿐 입니다.”
유승은 그가 전직 불교 승려였다는 선입견을 전혀 가질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의 부친 때 그 이전부터 불교문화권에서 성장한 인물이지만 그는 한 번도 알로펜의 눈에 낯설어보이는 언행을 하지 않았다. 알로펜이 강당으로 나가니 유승과 10여 명의 제자들이 알로펜을 반겼다.
“이보게들, 무엇이 궁금한지 질문을 해보게?”
알로펜이 말을 꺼내자 유승이 먼저 질문을 했다.
“주교님,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핵심적 이유가 우리를 죄에서 구원코자 하심이잖아요. 그럼 교회의 제도는 각 지역이나 나라 형편대로이면 어떤가요?”
유승의 질의에 잠시 망설이던 알로펜이 말했다.
“성전과 성인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는가요? 성전은 쉽게 만들 수 있으나 성인은 만들어 낼 수 없어요. 성인이란 개개의 인격 속에서 성인의 자질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거짓일 수 없지요. 그러나 성전은 달라요. 예를 들어 이스라엘 시대에 하나님은 노아시대나, 아브라함, 모세, 다윗 그 어느 시대에도 성전을 짓지 못하게 하셨지요. 그 이유를 생각하고 그때마다 하나님이 하신 말씀도 떠올려 보아야 합니다. 특히 다윗에게 성전을 짓지 못하게 하신 말씀은 명백하죠. 네 씨, 네 자손, 네 아들 대에 가서야…, 라는 말씀을 남기신 것일 뿐입니다.”
“그래도 다윗 왕 아들인 솔로몬이 성전을 지었잖아요.”
사샤의 반문이었다.
“여보게. 그래서 솔로몬의 성전이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서 산산조각이 나지 않던가. 하나님의 성전은 영원한 거야.”
“주교님, 저 유승이 지금 순간 깨달았네요. 이사야 선지자의 책 마지막 장을 펴면,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바닥인데 너희가 어디에 내가 거할 처소를 짓는다는 말이냐고 하셨거든요. 하나님의 성전은 영원해야 합니다. 그러니 커다랗고 웅장한 사원은 성전이랄 수 없습니다.”
“바로 맞췄네. 역시 유승은 지혜의 영이 충만한가봐. 그래요. 이사야 선지자의 그 말씀이 성전문제의 해답이죠.”
“그럼, 성전운동은 어떤 모습인가요?”
트리온의 약간 불만스러운 어투였다.
“여보게. 바울 사도가 말씀하셨지. 너희가 성령의 전이라고 말이야. 그렇죠. 주교님!”
유승이 트리온의 말에 답변으로 신자 개개인이 성전인 바울의 가르침을 내세웠다.
“그래요. 그래서 예수의 직계 제자들 시대를 보면 예배당을 짓거나 성전이랍시고 예루살렘 유대인 성전 흉내를 내지도 않았어요. 내 말이 아직 낯설거든 유승 님과 함께 더 기도하면서 생각을 정리해보시오.”
알로펜은 여기까지 일단 말을 마쳤다.

작가 조효근 : 1976년 『월간 문학』 신인상 소설 등단.
  대학에서 세계교회사 및 종교사 38년째 강의. 본지 발행인.

들소리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460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6길 73-6(연건동)  |  대표전화 : 02-3676-3082~5  |  팩스 : 02-3676-3087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483  |  등록일 : 1988.5.31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조효근  |  이메일 : dsr123@daum.net
Copyright © 2013 들소리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