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인 / 한국회복사역연구소 소장
중독은 중독자 주변 사람들이나 본인조차도 중독의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을 알기 전에 중독자의 내면에 파묻혀 있는 정서적인 착각으로부터 이미 시작됩니다.

중독자는 중독이 정서적인 수준에서 단단히 자리 잡고 난 후에야 비로소 중독적인 신념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사고 또는 지성의 수준에서는 중독자도 물질이 정서적인 충족을 가져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압니다. 하지만 중독이라는 질환은 인간의 아주 깊은 내면에서 시작되며, 그 사람의 고통은 정서적인 수준에서 일어납니다.

친밀함은 논리적으로 평가되지 않는 정서적 체험입니다. 중독은 중독자가 친밀함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물질(알코올, 마약류)이나 행동(일, 쇼핑, TV, 먹기, 운동, 종교, 분노, 인정받기 등의 숨겨진 중독들)과 맺는 정서적인 관계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중독의 논리’가 분명해집니다. 음식에 강박적으로 중독된 사람은 슬픔을 느낄 때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 먹습니다.

알코올 중독자는 분노를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기 시작하면 통제력을 되찾기 위해서 한두 잔 마십니다. 중독은 논리적인 진행 과정을 따르지만, 이러한 진행은 지적인 논리가 아니라 ‘정서적 논리’에 전적으로 근거하고 있습니다.

정서적인 논리는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지금 당장 원한다”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정서적인 욕구는 종종 아주 긴급하고 강박적으로 느껴집니다. 정서적인 논리는 비록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당사자에게 가장 유익한 일은 아닐지라도 이러한 급박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강박적인 도박중독자가 더 이상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불편해지자 기분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경마신문을 훑어봅니다.

아직까지는 더 이상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에게 이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경마신문을 훑어보다가 그는 확실한 건수를 발견했다고 말하는 자신의 ‘정서적인 논리’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합니다.

중독에는 정서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정서적인 긴장을 해소시키려는 뿌리 깊은 욕구가 들어 있기 때문에 그는 결국 자신의 충동에 굴복합니다.

정서적 논리는 중독자로 하여금 자신과 싸우게 만듭니다.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들(Alcoholics Anonymous)〉이라는 책에 보면 “우리가 교활하고 혼란스러우며 강력한 알코올과 대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교활하고 혼란스러우며 강력하다는 표현은 모든 중독자들의 ‘정서적인 논리’를 묘사는 가장 진실한 표현이기도 합니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