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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천년여행] 제2권 : 기독교 아시아 >93<중국 景敎(18)
조효근 목사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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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호] 승인 2014.02.14  11: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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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무슬림에서 개종한 그리스도 안의 형제자매들.

대진사의 페르시아 귀인들

페르시아는 갈수록 당나라의 신세를 더 많이 지려 했다. 알로펜이 대진사를 비우고 낙양에 다녀오는 사이에도 수십 명의 페르시아 인들이 망명을 와있었다. 이번에 온 사람들 사이에는 정부 대신들도 끼어 있었다. 이미 수도인 크데시폰이 아라비아 군에게 장악되고 왕조는 내륙 깊숙이 들어왔으나 계속 뒤를 쫓는 아라비아 군에게 밀려 산악지대로 정부를 옮긴 상태다. 마지막 사태까지를 생각한 사산조 페르시아의 마지막 황제인 야즈데기르드(Yazdegird)는 망명 선발대를 중국의 알로펜 주교에게 보낸 것이다.
“마리아 교수님, 아니지 마리아 님!”
알로펜이 마리아를 불렀다.
마리아가 나타나서 잘 다녀오셨느냐고 하더니
“이제는 ‘님’ 자를 털어내도 되지 않을까요? 아니면 경계선으로 두실 건가요?”
“거 말솜씨가 많이 늘었구려.”
“그 세월이 얼맙니까. 반백년이 훨씬 지났구만요.”
“그렇구먼. 우리도 많이 살았습니다. 참, 그런데 페르시아에서 주요 인물들이 많이 오셨다면서요?”
“네, 당나라에서 어떻게 볼지 조심스럽습니다. 알로펜의 선교단이 페르시아 망명지가 된다면….”
“걱정하지 마세요. 페르시아인의 자존심은 아라비아 군대에게 무너지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아라비아가 페르시아의 보호를 받게 되겠지.”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마리아는 알로펜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천하의 영웅이라던 알렉산더도 페르시아를 다 점령하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자기가 먼저 죽지 않던가요. 지금도 페르시아는 로마제국을 호령하고 있으며, 아라비아가 덤벼들지만 결국 그들은 페르시아의 실력에 무릎을 꿇게 되어 있습니다.”
알로펜의 자신감 넘치는 민족의 자부심인 듯했다. 그가 가진 신앙의 열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잠시 후에 페르시아 왕조의 재무대신을 자처하는 마흐 마가드라는 중년의 인물이 마리아의 안내를 받아 알로펜을 예방했다.
“어찌하여 대왕의 재무대신인 이가 여기에 오셨소?”
알로펜은 냉정한 어투로 말했다.
“상황이 긴급합니다. 사막의 모래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죽을 맛입니다.”
“황제 폐하는 어떠시오?”
“주교님께 만약의 경우 페르시아 왕조의 망명을 타진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위태로운가요?”
“지금쯤은 왕조의 문을 닫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마흐 마가드 대신! 어찌 그리 나약한 말을 거침없이 하시오. 당신이 대 페르시아의 대신이 맞소이까?”
“송구합니다. 주교님, 그러나 하루하루를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아라비아 군대가 어찌나 거센지 로마제국 군이 당하지 못해 수리아 안디옥이나 기독교와 로마의 명예가 걸린 예루살렘까지도 단 하루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그놈들 사막에서 무얼 먹고 살았는지 원….”
“원한을 먹고 성장한 힘이죠. 저들 아라비아 인들은 지난 100여년 가까이는 더더욱 비참했지요. 대상들의 무역로가 메카 경유를 하지 않게 되면서 그들은 먹을 것이 너무 모자라서 비참하게 살아왔어요. 더구나 로마인들의 선생노릇을 하면서 뽐내는 그리스인들이 아라비아 인들을 버러지 취급 하다 보니 아라비아 인들은 지옥보다 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살아왔지요. 그런 그들이 하늘의 선물로 받은 종교의 힘으로 똘똘 뭉쳤으니 그 누가 그 힘을 당합니까.”
“아라비아 종교가 로마의 기독교와 유사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데, 혹시 하나님이 우리 페르시아에게 주시려고 아라비아 종교를 만드신 것은 아닐까요. 로마가 유대인의 기독교처럼 행세하듯이 말입니다.”
“저런, 마흐 마가드 대신이시여! 그 말씀, 그거 큰 의미의 말씀이오. 그건 예언일 듯합니다.”
알로펜은 자기 무릎을 치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알로펜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아라비아 종교가 발휘하는 위력을 주의 깊게 생각해 왔었다. 아라비아인들은 수백 년 전부터 페르시아의 지혜를교훈삼아 왔었다. 지금도 아라비아는 무함마드 이름으로 탄생한 새 종교도 야만인 로마가 기독교의 도움으로 문명국가가 되듯이 아라비아도 페르시아를 의지하여 문명권에 뛰어들려 할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로마 기독교는 양성론과 단성론파가 나뉘어 있는데 정통 로마파의 양성론으로부터 사이비로 불리는 수리아, 이집트, 페르시아의 단성론 파들이 아라비아 종교와 합류하게 되는 날 기독교와 이슬람은 서로 천적이 되어 오랫동안 물고 물리는 꼴이 될 것이다.
마흐 마가드가 자기 숙소로 돌아간 뒤에도 알로펜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 그럼 나는 뭐지, 알로펜이 이끌고 있는 기독교는 장차 어떤 신분, 어떤 색깔로 역사 위에 정착할까? 도무지 생각이 잡히지 않는다.
“주교님, 무슨 고민을 가지고 계셔요?”
안토니가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안토니, 로마가 기독교를 업고 살아가듯이 페르시아가 이슬람과 만나게 되면 장차 기독교와 이슬람의 세력은 아시아나 온 유럽에서 함께 경쟁을 하겠지?”
“경쟁을…. 아, 네. 주교님 당연한 귀결이 될 수 있겠네요.”
“뭐가? 로마의 정통파 기독교와 이단자들로 취급받아온 단성론 기독교의 모든 세력이 이슬람을 업고 기독교와 맞설 수 있습니다.”
“바로 그거야. 승부는 연장전으로 가게 되었군.”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기독교의 판정승이 당장은 어렵게 되어서 말이야.”
“언제는 가능했나요?”
“…!”
“주교님, 앞으로 로마의 정통파 기독교가 중국으로 오는 문명의 길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는 영구고립입니다.”
“맞아. 바로 그거야. 나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네. 당장 우리가 필요한 두뇌들, 거 지식이 있는 실력자들을 구하기가 힘들잖아….”
“그렇습니다. 제가 주교님의 사상을 생각하면 로마 정통파와 다를 바 없는데, 주교님은 네스토리우스파로 소개되고 있으며, 네스토리우스파 안에도 이미 페르시아나 수리아 일대는 네스토리우스파가 앗수리아파와 동일한 교리를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으니 우리가 고립되어 버렸습니다.”
“그러게. 우리는 사상은 정통파지만 현실의 배경은 시리아 출신 인물들이 계속 늘어나게 되었네. 현재 우리 21명 중에도 10여 명이 교리적으로 수리아파 교육을 받은 단성론파들이잖아.”
“앞으로 당나라 기독교의 앞날 또한 예측할 수 없군요.”
“그래. 내 능력과 신앙의 한계지.”
알로펜은 안토니가 자기 숙소로 돌아간 뒤에도 자리를 뜨지 못했다.
마리아 교수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주교님, 저녁 식사 하셔야죠.”
“아니오. 내 걱정은 말아요.”
“오늘만 할게요. 오늘은 주교님 스스로 식탁을 만들기가 힘드실 것 같아서요.”
알로펜이 다정한 표정으로 웃는다.
“어떻게 아셨지?”
“주교님 속에 하루에도 몇 번씩 드나드는 나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그래, 그래요. 오늘은 우리 함께 식사를 합시다.”
“아이 좋아라.”
70살 여인인 마리아가 소녀처럼 호들갑스럽게 애교를 떤다.
“그래, 우리 좋게만 삽시다. 우리 뒤를 지켜주시는 하나님이 계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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