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산들바람공동체교회(김일곤 목사)가 꿈꾸며 추구하고 있는 교회

▲ 산들바람공동체교회 식구들이 예배를 마치고 어린이부터 어른 모두가 한자리에.

소통하고 성찰하는 훈련-신자들 서로의 마음 나누기에 익숙케 하다
개척 5년차-따뜻하고 편안한 교회, 목회자와 신자 격의 없는 끈끈함
“가장 힘들 때는 나(예수) 자신을 잃어버렸을 때”- 나를 놓치지 않게

▲ 김일곤 목사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있다. 이 교회는 공동체성을 유난히 강조하는 교회다. 얼마나 그것을 이루고 싶으면 교회 앞에 ‘공동체’ 단어를 사용하고 있을까.
산들바람공동체교회(김일곤 목사·50)는 2009년 11월 경기도 양평 송현리에서 첫 예배를 시작한 새내기교회다. 텃밭도 있어서 주말이면 가능한 한 신자들이 모여서 하루를 묵으며 몸도 마음도 쉼을 얻고 새 힘을 나누었다.
그러다가 2012년 9월 양평에서 도심으로 한발짝 다가선 ‘덕소’ 인근으로 교회를 이전했다. 사람들이 모이기에 용이한 곳에서 더 탄탄한 기초를 다지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한 한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깊이 신뢰하기 위해서 50여 명의 남녀노소 신자가 어우러져 주님의 사람들로 자라고 있었다.
 

#  마음 나누기에 익숙해지다

그래서인지 이 교회에서는 ‘마음 나누기’, ‘나를 말하기’, ‘잡담회’ 등 자신을 소개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 보인다.
“목사님, 설교가 정말 짜증났습니다.”
“목사님, 커피 한 잔 타주세요.”
이 교회 신자들이 김 목사에게 하는 말이다. 설교에 짜증이 났다니, 기분은 그닥 좋지 않았지만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곧 다른 마음이 없다는 것일 수 있으니 괜찮다. 그리고 훨씬 연배가 많으신 집사님도 커피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하는 분위기에서 목사라고 그런 서비스 못하라는 법 있는가.
김 목사는 말한다. “예수 안에 사는 것은 나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나’라는 존재가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아들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붙잡고 믿고 나가면 겁날 게 없는데, 사실은 그것이 믿어지지 않아서 근심이고 걱정이고, 작은 것에 불만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그래서 신자들에게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것’을 강조한다. 하나님 앞에 정직하라고,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라고. 그렇게 잘 하는 이들은 그런 말에 불편해 하지 않는다. 그리고 타인들과도 잘 소통한다. 그런데 자기를 들여다보는 훈련이 돼 있지 않는 자들은 정반대의 반응이 나타난다. 무슨 일이 있으면 자기를 돌아보지 않고 남을 원망하고 탓하고, 남을 가르치려 하고, 교회를 향해 많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를 들여다보는 게 뭡니까,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은 또 어떻게 하는 겁니까.”
처음에는 그런 말에 불편해 하던 이들은 어느새 관심을 갖게 되고, 경험을 듣기를 원한다. 그럴 때 신자들 중에 자기의 경험을 들려준다.
50대 중반의 한 형제는 처음으로 아내의 마음을 공감했다는 고백을 했다. 아내는 종종 마음이 아프다고 했지만 얼마나 아플까를 가늠하려고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던 마음이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아내의 아픔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가장 힘들 때는 나(내 안에 계신 주님) 자신을 잃어버렸을 때입니다. 일에 너무 분주하거나 관계 속에서 힘들 때 남의 탓만 하는 그의 마음은 지옥이나 다름없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하나님께 적나라하게 호소할 수 있어야 진정한 위로가 찾아든다고 김 목사는 말한다. 억울하고, 안타깝고, 속상하면 그렇게 드는 마음을 하나님께 솔직하게 내어놓을 때 이미 마음은 녹아내리고 치유되는 경험들이 있지 않느냐고.
이런 마음을 사심없이 나누는 것은 여러 과정이 있었다. 개척 단계부터 ‘나를 말한다, 나를 나눈다’는 제목으로 신자들이 매주 한 사람씩 5분 스피치를 했다. 그렇게 스스럼없이 신자들 앞에 나와서 자기에 대해 한 사람 한 사람씩 얘기하니 서로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는 좋은 경험이었다.
또한 소공체 모임인 잡담회, 마음 나누기, 말씀 나누기에서도 솔직하게 신앙적인 얘기, 삶의 애기를 서로 나눈다. 이런 시간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신자들이 결속력있게 주님을 중심으로 다져가게 된다.   

# 전도, 삶으로 증거 되게

기존교회에서 신앙 생활하다가 오신 장로님 중에는 한동안 ‘우리도 전도하러 나가야 하지 않습니까. 언제까지 자기 자신만 들여다 볼 것입니까’라고 볼멘소리를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진짜 전도는 자신의 삶을 통한 전도라는 책임감으로 임한다. ‘당신의 일상에서도 행복하게 하는 교회이니 나도 가고 싶다’는 고백이 이 시대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도하는 신자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이웃과 하나님께 서 있는지, 내 안에 주님을 믿는 믿음이 진정 자리하고 있는 것인지 더 깊이 성찰하면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변화되는 것이 거듭남입니다. 그것을 경험하면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런 시간이 채 채워지기 전에 누군가 ‘전도하러 갑시다’ 외쳐도 ‘저는 여기 있을래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 들 때 전도할 수 있는 교회 풍토가 돼야지 교회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신자들을 무조건 내모는 것은 안 될 일이라고 김 목사는 강조한다.
교회에 무조건 열심을 내지 말고, 교회에 목매지 말라는 말도 김 목사는 한다. 신자들 개개인이 하나님 안에서 집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독려한다.
그래서일까. 교회가 편안하고 따뜻하고 가식이 없어 처음 오는 이들도 잘 적응한다. 교회에서 여는 바자회를 통해 교회를 알게 돼 나오기 시작한 사람, 아이들 때문에 나오기 시작한 사람 등 최근에 몇 가정이 새로 나오게 됐다.
특히 어른과 아이들이 다 함께 교회의‘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부모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어쩌다가 어른들 위주로 흘러가게 되면 신자들이 제재를 가한다. 남의 아이들을 자신의 아이처럼 보살피고 귀하게 여기는 값진 모습이 신자들 입을 통해 소문이 나고 있다.
또한 양평에서 덕소로 교회를 옮기고 재정적으로 여의치 않아 교회 옆에 좁은 방에서 자녀 2명과 함께 1년간 살고 있었는데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다른 교회 교인이 집을 마련해 주어서 사는 기적도 맛보았다.
“뒤돌아보니 그렇더라고요. 사람들로 인해 힘든 것은 내 모난 성격이 깎이는 과정이고, 경제적으로 힘든 부분은 하나님께 더 깊이 나아가라는 신호인 것 같아요.”
교회에서 “전도합시다, 선교합시다”라고 강조하지 않지만 네팔교회에 선교하며 교류를 하고 있다. 때때로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난에는 그때그때 동참하고 있다.  무엇보다 삶 그 자체가 전도의 매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산들바람공동체교회는 올해 ‘기도하고 행동하십시오’라는 표어로 지나고 있다. ‘노동하고 기도하라, 기도하고 행동하라’는 것은 행동하면서 하나님께 물으며 나아가야 하는 부단한 훈련이 동반돼야 함을 강조한다.
지역주민과 소통하기 위해 예배당을 개방해 인문학 콘서트 및 작은 음악회도 계획하고 있다. 교회가 지역에 어떤 꿈과 희망을 주며 나아가고 있는지 소책자 및 월간 소식지를 통해서도 꾸준히 접속하고 있다. ‘바람’의 역사를 고대하면서.


김일곤 목사

그가 공동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신학교(장신대) 다닐 때 동아리 모임에서 두레, 사랑방, 다일, 유럽의 떼제, 마리아자매회 등을 방문하고 공부하면서 시작됐다.
그 이후 3년 반 동안 예수원과 함께 시작한 풀무원 공동체인 충북 괴산에서 농사지으며 생활공동체를 경험했다.
다일공동체에서는 사역 중심으로 6년간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진정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 어떠한 부분을 배우고 버려야 하는지 몸소 알아차리게 됐다.
교회가 진정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기도 속에 시작한 산들바람공동체가 튼실하게 자리를 잡아 하나님의 ‘산, 들, 바람’의 처소가 되기기를 소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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