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 사역만 18년 째 지속하는 이 순 희 전도사, 노하우 나누다

전도만큼 중요한 아이들 양육 위해 교사들과 예배와 공과 준비 철저히
전도한 아이 보내지 않으려는 부모, 한번 예배 참석했다가 ‘오케이’
상반기에 주일학교 100여 명 전도 결실, 담임목사의 전폭적 지지



▲ 이순희 전도사
“특출난 방법으로 전도해서 전도가 되는 게 아닙니다. 그저 열심히 전도하니까 되는 것입니다. 아이들 모이는 현장에 나가 전도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요즘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순희 전도사(46)는 오늘날 많은 교회와 사역자들이 ‘주일학교가 안 된다, 아이들이 오지 않는다’ 하는 것은 기우일 뿐, 전도 현장 곳곳에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영혼들이 적지 않음을 강조한다.

# 전도 현장, 예비된 생명

두란노교회(이상문 목사) 주일학교를 총괄하는 파트타임으로 사역하고 있는 이순희 전도사는 “전도가 되는 이유는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전도하러 나가느냐 나가지 않느냐 하는 것에 있다”며 ‘전도의 실천’을 강조했다.

세상적으로 얼마든지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나 놀이가 많은 오늘의 시대에 이 전도사가 택한 방법은 ‘전통적인 방식’이었다. 아이들이 있는 곳에 나가서 교회에 나올 것을 권유하고, 그것에 응하면 전화번호를 메모하여 주일에 만날 수 있도록 체킹하고, 주일에는 집에 가서 데려와 예배에 참여토록 하는 것이다.

“아이들 전도에서도 하나님이 예비하신 부분이 있음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이 전도사가 올해 3월에 전도한 아이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얘기다. 저학년의 학생일 경우에는 그 부모에게 아이를 만나게 된 계기, 그리고 교회에 보내달라는 부탁의 문자를 장문으로 보내는데 그 아이 부모에게도 그렇게 했다. 그런데 전화를 하니 엄마는 ‘저희가 성당에 다녀서 안 된다’고 말하는데, 그 자녀는 ‘교회에 가고 싶다’고 엄마에게 꼭 허락을 받아달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그 부모에게 아이를 ‘딱 한 번만 보내달라’고 간곡히 부탁하여 겨우 승낙을 받았다.

그런데 토요일 밤 10시에 부모에게서 연락이 왔다. ‘어떻게 전혀 모르는 사람의 말만 믿고 아이를 보낼 수 있느냐며 아빠가 반대해 못보내겠다’는 내용이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전도사는 문자를 못본 척 하고 주일날 아침 아이를 데리러 간다고 전화를 하자, 문자를 보낸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이 전도사는 ‘그러면 어머님이 아이와 같이 한 번만 와보시고 괜찮다 싶으면 계속 보내고, 그렇지 않으면 안 보내셔도 된다’고 정중히 말하자 ‘알겠다’는 흔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 전도사의 가슴은 콩당콩당 뛰었다. 성당에 다니는 엄마가 아이와 함께 처음으로 드리는 예배. 교회 입구에서 만난 어머니는 ‘오늘 하루만’이라고 못박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오랫동안 설교를 했는데, 이날은 더 긴장이 되고 의식이 됐다. 아이 부모는 뒤쪽에서 ‘관찰자’의 시선이었다. 그런데 찬양하고 설교를 통해 말씀이 선포된 후 함께 기도를 위해 두 손을 모으자고 하자 그 어머니도 함께 따라서 하는 게 아닌가. 그 아이 엄마는 예배가 끝나고 다가오더니 ‘다음주부터 선생님이 집으로 데리러 오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 아이에게는 10주 새친구반 모임이 끝나고 난 뒤 그림책 성경을 줬는데, 그 선물을 받고 열 번도 더 읽었다고 할 정도로 그 아이는 신앙에 푹 빠졌다.

“이런 경험을 할 때면 소름이 끼치면서 전도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 준비시켜 놓으신 아이들이 지금도 곳곳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올 3월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인근 초등학교에서 하교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전도를 해왔는데 학교에서 민원이 들어왔다며 전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구하더니 지구대가 교사들까지 감시하며 학교 주위의 200m 내에서는 아이들을 만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고, 전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에 주일학교 어린이 100여 명을 전도할 정도로 두란노교회 교사들과 사역자들의 열정과 헌신은 뜨겁고 지극해 보였다.

#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예배가 되도록

아이들을 만나 교회에 나오게 한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다. 아이들은 ‘재미 없으면’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재미’란 ‘은혜’의 또 다른 표현이다. ‘예배에 생명을 걸어야 한다’는 것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영적인 생명을 주느냐, 인간적인 모임으로 끝나느냐’ 하는 기로점에 있는 ‘예배,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이 전도사는 주일 예배를 위해 교사들과 토요일 새벽기도를 시작으로 온전히 준비한다. 설교는 일방적인 선포라면 공과공부는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영적인 상태를 긴밀히 교감하며 말씀을 밀착해서 가르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임을 근래에 재인식하고, 교사들과 철저히 준비한다.

“오랫동안 교회에 다녔어도 하나님이 누구신지, 예수님이 누구신지, 교회를 왜 다니는지 등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는 아이들이 많은 것을 알고부터는 아이들에게 신앙의 기본기를 다져갈 수 있도록 가르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도 신학이 필요함을 절감했다는 이 전도사는 그렇게 차근차근히 아이들 스스로 인지하고 고백할 수 있는 신앙으로 키우자 아이들은 물을 빨아들이는 스폰지처럼 받아들인다.

전도되어 교회에 나온 지 몇 달 된 아이에게 비신자인 친구 아이가 ‘교회에 가면 뭐 주니?’하고 묻자 “교회는 뭘 줘서 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으니까 예배드리러 가는 거야” 하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참 대견스러웠다고 이 전도사는 말한다.

세상적인 ‘재미’가 아니라 교회에서만이 줄 수 있는 재미는 바로 말씀과 성경적 문화인데, 자칫 아이들이 지루함을 느끼게 되면 이미 ‘실패’로 치닫게 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재미’(은혜)있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모들이 교회에 다니지 않아도 아이들이 ‘교회에 가고 싶어. 너무 재미있어’ 하면 부모들은 대부분 교회에 보냅니다.”

그러면서도 이 전도사는 세상의 재미와 견주려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세상 것들은 눈만 즐겁게 자극하기에 바쁘지만 교회가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관심을 갖는다면 아이는 마음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그래서 교사들에게 ‘아이들 마음에 심방을 가라’는 말을 강조하곤 한다. 아이들이 일주일 동안 선생님을 생각하고, 좋아하게 되는 것이 교회가 좋고 예배가 기쁨이 되는 길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이 전도사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이 ‘설교’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아이들의 언어와 눈높이에 맞추어 복음을 전하기가 점점 쉽지 않다. 자칫 믿음이나 성령의 역사를 앞세우다보면 아이들은 쉽사리 지루함을 느끼고 예배와 멀어지게 된다.

이 전도사는 아이들에게 종종 ‘오늘 예배 어땠어?’ 하고 묻곤 하는데 90%는 “재미 있었어요”라고 하지만 “별루였어요”라고 대답하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는 그 다음주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복음적인 예배가 되게 하기 위해 숙고한다. 그래서 지금도 여러 번 설교 리허설을 하고, 어린 딸을 앉혀놓고 반응을 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보완하기를 반복한다.

# 담임목회자의 전폭적인 지지

두란노교회 이상문 목사는 다음세대에 관심이 지대하다. 영아부와 학생부에 8명의 파트 교역자들이 배치돼 있을 정도다. 이상문 목사는 교회 형편이 되면 학년마다 사역자를 두고 싶어할 정도로 아이들 교육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두란노교회의 파트타임 사역자들은 주중에 나와서 아이들 전도하는 것은 일상이 돼버렸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사역자나 교사들 스스로 그렇게 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전도사도 수목금요일에는 시간이 되는 교사와 전도를 하며 아이들을 체킹한다.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 하려할 때 대부분 이상문 목사는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니 사역자들은 더 책임감 있게 감당하려 한다.

이번 여름 성경학교를 대비해서 이 전도사는 교단에서 진행하는 교사 강습회 강사로도 참여했다. 지역의 어머니와 아이들이 참여하는 ‘아기학교’를 두 교회에서 맡아 하는 것도 여러 해 됐다. 올해 3월~6월에는 9주간 과정으로 10여 개 교회에서 100여 명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회 살리기 세미나’ 강사에도 참여했다.

이 세미나에서 이 전도사는 ‘전도 하면 된다’고 자신의 사례를 나누었더니 사역자들과 교사들이 도전을 받고 각 교회에서 실천해보고는 “정말 전도하니까 됐어요” 하며 자신감을 찾는 것을 보고 너무 뿌듯했다고 말했다.

“전도는 하고 싶다는 정도의 힘으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반드시 해야 되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 전도사는 오늘도 어린 아이들의 생명을 품고 전도하며 말씀을 먹이는 일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양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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