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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 제14회 들소리 문학상 대상 수상자] 소설가 이광복“문학이 활짝 꽃피는 시대 위해 정진할 것”
정찬양 기자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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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9호] 승인 2014.07.11  14: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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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어른들께 책 읽어드리며 ‘문학 꿈’ 키워
인간다운 삶 천착-삶의 질 높이는 작품 쓰고파

 

   
▲ 소설가 이광복

▲ 제14회 들소리문학상 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 수상 통지를 받고 전혀 생각지 않았기에 좀 놀랐습니다. 제 작품을 선정해 주신 들소리문학상과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립니다.

▲ 이번에 수상하신 작품 <안개의 계절>은 어떤 배경으로 쓰신 작품입니까.

- 사람들이 앞뒤 생각하지 않고 말을 하는 것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입니다. 한 사람의 죽음을 놓고 과실치사 과거가 있는 ‘동철’에게 혐의가 집중되는 과정을 통해 독단적인 유추와 추리, 또 책임 없이 내뱉는 말이 얼마나 큰 죄를 짓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가장 합당하다고 여기지만 그것은 굉장히 위험한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 이런 현상은 어릴 적부터 학습됩니다.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면 사지선다 형식으로 맞고 틀린 것을 고르도록 합니다.

어려서부터 그게 몸에 배서 맞는 것 아니면 틀리다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어요. 그러나 그것은 정답과 오답을 가르는 기준일 뿐 그 외에도 ‘다른’ 것은 참으로 많습니다. 다른 것,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일수록 좋은 사회라고 봅니다. 그게 안 되니 ‘나는 당신과 틀려!’ 하면서 정치권도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노상 대치하기만 합니다.

이런 독선에 갇혀 자기 기준에서 유추와 추리를 펴면서 상대방을 옭아매는 현상을 그렸습니다. ‘안개’는 소설의 중요한 장치 중 하나로 안개 속을 헤맬 때는 모든 사물을 정확하게 볼 수 없잖아요.

어찌 보면 인간들이 안개라는 미망 속에서 헤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안개 때문에 시야가 흐려져 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속에서 입으로 짓는 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소설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 작품 속 주인공 ‘동철’은 전업 작가로서 생활의 절박함과 애환을 드러내는 한편 고매한 문학 정신을 대변하기도 하는데요. ‘동철’은 선생님과 많이 닮은 듯 보입니다. 작가로서 걸어오신 길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 문학에 대한 꿈은 어려서부터 싹을 틔워왔습니다. 농촌에서 자라면서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할아버지를 통해 천자문을 뗐고 한글을 깨쳤어요. 밤이면 동네 어른들이 장날 산 이야기책을 가지고 우리 집에 모여들면 석유등잔불 아래서 제가 그것을 읽어드렸어요. 춘향전, 심청전, 홍길동전, 유충렬전, 장국진전, 장화홍련전 등은 수도 없이 많이 읽었고, 삼국지 같은 긴 책은 몇날며칠 걸려 밤마다 이야기를 조랑조랑 읽어내려 갔습니다.

어른들은 바짝 귀 기울여 듣다가 아슬아슬한 대목이 나오면 ‘아이쿠’, ‘저런’ 하며 추임새를 넣기도 하고 반전되는 대목에서는 ‘와~!’ 하고 탄성을 지르기도 했어요. 그럼 저도 신바람 나서 더 실감나게 읽는 겁니다. 책읽기 밤마실은 초등학교 때까지도 이어졌어요. 그때부터 문학 감성이 배양됐던 것 같습니다.

그때 어른들께 책을 읽어드리면서 어린마음에 드는 생각이, “이 이야기를 지은 사람이 있을 건데, 그럼 나도 남의 이야기만 읽을 것이 아니라 재밌는 이야기를 짓자” 했어요. 하지만 문학의 꿈을 펴기에는 가정 형편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소설 속 ‘동철’처럼 `’70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에 올라와 막노동 등을 하며 기회를 엿봤습니다. ’73년에 문화공보부 문예작품 현상모집에 입선하고 이듬해 <신동아> 논픽션 현상모집에 당선, ’76년 <현대문학> 소설 추천으로 등단하면서부터 전업 작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요즘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작가들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과거에는 작가들이 작품을 쓰고 독자가 읽는 구조였지만 지금은 독자들 다수가 글을 쓰고 있어요. 또 전반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 분위기잖아요. 문학만이 아니라 모든 책이 빛을 잃은 시대에 살고 있어요. 출판사들도 어렵고 서점도 도산하고, 도서관을 찾는 사람도 많이 줄었습니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계속되다보니 책을 읽는 분위기보다 ‘어이쿠, 돈 벌어야 하겠구나’ 그런 위기의식에 풍덩 빠져서 사람들이 그쪽으로만 휩쓸려 가는 겁니다. ‘문학작품이 밥 먹여 주냐!’고 해요. 인터넷의 발달과 영상매체의 범람도 문학의 어려움에 한몫 하고 있지요. 하지만 문학 분야에 관한한 인터넷 콘텐츠는 상당히 허술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인문학이나 문학이 푸대접받는 세태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 인문학을 푸대접하는 문제는 우리 시대로 끝나지 않고 후손들에게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는 우리 국가와 민족 전체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가장 기본인 인성과 정서를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 문학입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문학에 대한 육성과 지원은 태부족한 현실이에요. 당장의 성과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에 가면 공통점이 처음 만남에서나 공식적인 회의를 시적하기 전에 문학을 화두 삼아서 인사를 주고받는 것을 봅니다. 그런데 우리는 돈벌이에만 급급해 문학은 한가한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쯤으로 치부해버립니다. 경제 성장의 이유는 단연코 인간답게 살기 위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문학과 인문학 전체를 도외시해서는 결코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없습니다.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는 것입니다.

▲ 생활의 절박함 속에서도 작품 활동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 전업 작가는 수입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가장 노릇을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환갑을 넘어선 지금은 그동안 많이 부대껴서 느긋함이 생겼지만 그 전에는 때때로 불안할 때가 많았어요. 언제 무슨 일이 닥칠까 하는 불안함이 늘 어깨를 누르고 떠날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보이는 현상들에 대해 애면글면 하지 않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살지요. (웃음)

문학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사에 정신적 자양분으로 크게 역할 해왔어요. 앞으로도 문학은 영원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위축돼서는 곤란합니다. 문학이 활짝 꽃피우는 그런 시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앞으로 어떤 작품을 구상하고 계신지요.

- 지금까지는 인간이 어떻게 사느냐가 화두였습니다. 인간 삶의 방법, 삶의 태도가 제가 천착하는 영원한 주제입니다.

신이 아닌 이상 여기에 정답은 없는 거죠.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해보고 그 결과로서 소설이 돼서 나오는 겁니다. 앞으로도 그 화두를 잡고 계속 천착할 것입니다. 가장 인간다운 삶, 잘못된 생각으로 오판을 빚어내는 사람에게는 작은 경종 울려주면서요.

어떻게 사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찾기 위해 작가는 끊임없이 자기 내면의 삶을 성찰해야 하지요. 글은 곧 그 사람입니다. 평소 하는 이야기, 평소의 인생관과 가치관이 그대로 담기니까요.

작가로서 일관되게 가져온 인생관은 내가 작가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바로 나 자신에게 정직한 거예요. 나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노력해야겠지요.


● 이광복 약력
- 1976년 <현대문학> 9월호 소설 초회 추천.
- 1977년 <현대문학> 1월호 소설 완료 추천.
- 1979년 <월간독서> 장편소설 현상모집 당선으로 작품 활동 시작.
- 저서 : 소설집 <화려한 密室> <謝肉祭> <겨울여행> <먼 길> <동행>, 장편소설<풍랑의 都市>
           <牧神의 마을> <삼국지(전8권)> 등.
- 한국소설가협회 부이사장,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겸 상임이사로 재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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