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두회

"기독교 신교 교회들 중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몇몇 교회들의 경우 그 교회의 주일대예배의 예배순서와 진행의식 등을 가톨릭교회의 미사예식순서와 내용들에 기반을 두고 구성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계속하여 이 글을 써나가기에 앞서 먼저 분명하게 밝혀 둘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소의 악곡작곡(樂曲作曲)에 남다른 재간을 지녔지만 작곡이론에 관해 극히 초보적 기초지식밖에 쌓지 못한 이들과 이와는 반대로 작곡을 전공한 전문인들 중 유달리 한국 신작성가의 토착화라는 명분에 매혹되어 무작정 새 곡조를 써나가는 것입니다. 거기에 더 하여 한국적 맛을 가미한다는 이유로 무당이‘굿’할 때 전용(專用)하는‘굿거리장단’들로 작곡하는 데서 본의 아니게 범하게 되는‘신앙적 오류(誤謬)’입니다.

이에 대한 첫째 잘못은 현재의 기독교성가들은 거의 모두 기독교의 전통유산 문화재인 교회선법(敎會旋法=Church Modes)과 운율 그리고 전통 리듬에 의해 지어졌건만 이를 모르고 하필이면 이와는 정반대이며 정도(正道)에서 이탈된 ‘CCM’Song의 리듬들과 가락 스타일로 찬송곡을 짓는 것입니다.

둘째 잘못은 각종 교회 집회들 중에서 매주일 아침에 드리는 주일 아침 대예배와 예배가 아닌 여타의 주일 저녁과 주간 집회들에 대한 집회 성격과 내용 구분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는 교회 담임목회자가 예배찬송을 제대로 택해 부를 줄 모르고 교회선법을 경시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가대 지휘자가 일반음악을 전공했기에 교회음악의 진수를 깨닫지 못해 예배음악과 심령의 노래와 고백과 간증의 성가들을 분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오르간 연주자 역시 주일예배 시작 전에 찬송곡조들로서 연주해 주어 교인들이 듣고 각자 마음속으로 기도드리며 예배드리는‘마음의 준비시간’을 갖게 해야 하며, ‘예배찬송가’를 부를 때에도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오르간 연주자는 찬송곡조의 멜로디를 그 찬송가의 악보보다 한 옥타브(Octave)와 두 옥타브로 더블링(Doubling) 시켜 그 찬송의 멜로디가 예배드리는 본당을 꽉 메우도록 함으로써 다른 잡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게 예배 분위기를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서구지역의 제대로 된 큰 교회들의 오르간 연주자들은 모두 음악이론에 밝은 교회음악 전문가들입니다. 우리 한국교회의 오르간 연주자들도 연주 능력과 음악연주 재질 그리고 깊은 교회음악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현재 기독교 신교 교회들 중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몇몇 교회들의 경우 그 교회의 주일대예배 순서와 진행의식 등을 가톨릭교회의 미사예식순서와 내용들에 기반을 두고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 순서를 살펴보자면,

①기독교 신교 교회 예배에서의‘기원(祈願)기도’는 가톨릭교회의 미사순서에서‘kyrie(구긍경=救矜經)’와 같은 성격과 내용을 지닌 대치(代置)순서이며, 그 다음의 ②‘송영(頌詠)’순서는 가톨릭교회 미사의 ‘Gloria(영광송=榮光頌)’와 같은 성격과 내용을 지닌 순서입니다. 그 뒤의 ③‘경배찬송’은 가톨릭교회 미사의‘Sanctus(3송경=3誦經)’과 같은 성격과 내용을 지닌 대치순서로서 이러한 순서들은 모두 그날의 예배설교가 있기 이전인 기도순서와 성경봉독순서들의 앞에 놓입니다.

④ 또한 우리 개신교교회의 예배시간에 필수적으로 암송하고 있는‘주기도문’은 가톨릭교회 미사의‘Credo’인데 우리 신교에서는 말로 암송하지만 가톨릭교회 미사의식에서는 성가대원이 모두 노래로 부르며 미사예식을 드리는 것이 서로 다를 뿐입니다. 그리고 ⑤그 뒤에 부르는 개신의 예배찬송가는 가톨릭교회 미사의‘Agnes Dei(고양경=孤羊經)’과 같은 성격과 내용을 지닌 대치순서이며, 그 가사 내용은 요한복음 1:19절‘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라는 성경구절입니다.

이렇게 서로 같은 내용의 순서들로 신교에서는‘예배의식’을, 그리고 가톨릭교회에서는‘미사예식’을 드리고 있습니다.
 

작곡가, 교회음악 박사, 전 숙명여대 음대 학장,
현 서울 남산감리교회 원로장로, 한국찬송가작가총연합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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