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21세기 이렇게 대비한다 / 37-25

의미도, 방향도, 목표도 없는 그런 단체를 누가 필요로 하겠는가.
아주 꼴사나운 모양새가 될 바에는 차라리 사라져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이 중도 사임하고 새로운 팀이 한기총을 이끌어줄 것 같다. 홍 대표회장의 사임이 어느 만큼의 흐름을 일구어낼지 기대가 있다. 그렇다고 한기총 대표회장이 중도하차했으니 한국교회연합(한교연)도 어떻게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한기총과 한교연이 하나를 둘로 쪼갠 당사자들이니까 가능하다면 둘이 다시 하나가 되어 준다면 고맙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뭉치든지 헤어지든지가 문제는 아니다. 참된 의미는 좋은 단체가 되어 달라는 것이다. 한기총이 왜 분열되었느냐를 요즘 사람들은 잘 안다. 한기총은 설립 취지에 맞도록 한국교회의 연합 기능을 발휘해야지 어째서 마치 일본제국 시대 보조헌병기관처럼 어떤 기능을 행사하려 드는가?

한기총 시비의 중심은 이단문제에 너무 깊이 개입하면서 불거진 것이었다. 이단 문제는 개 교단이 관리하면 되는 것을 한기총이 이단문제를 취급하면서 시비의 집단이 되지 않았던가.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개교단이 관리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한기총은 연합하여 한국교회의 위상을 높이고, 우리 사회의 흐름 속에서 기독교의 역할을 조정하고, 또 세계성을 띠고 있는 선교문제를 조정·관리 하는 역할을 집중적으로 관할하면 좋을 것이다.

현대사회는 책임 있는 집단 간의 조화를 필요로 한다. 자기의 종교적 이해와 상관없이 교회는 더욱 교회다워야 할 의무가 있고, 사회의 집단들도 자기들만의 이기심을 충족시킴으로 만족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내가 배부른데 남들과의 관계가 무슨 소용이 있나. 왜 내가 그들을 위하여 신경 써야 하느냐고 섭섭해 하지 않아야 한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어느 조정과정을 거쳐서 서로 합일을 이뤄야 한다. 똑같은 형식의 단체가 둘이 나란히 있으면 한국교회 안팎으로부터 비웃음을 살 수 있다. 어느 선에서 양보하고, 또 어떤 형식으로 서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혹시 사무요원들 자리 때문에 결심할 수 없을 정도이면 인정에 얽매이는 형식이 되고 말 것이다. 딴 집 살림 하다가 자식을 낳았다. 이 자식들을 두고 재가할 수가 없는 수준이 되면 자칫 초라해진다.

희생이 없으면 사함도 없다 하지 않던가. 인간의 삶에는 고비마다 희생을 필요로 한다. 어떻게 하다가 단체가 나뉘었는데, 이제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한다면서 두 단체 합하는 문제 앞에서 직원들 밥줄 걱정하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또 그러지도 않을 것이고, 그럴 사람도 없기를 바란다.

가능하면 모든 교단들이나 교계기관들이 더 많이 참여하여 한국교회의 대표기관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만약 지금과 같이 한기총과 한교연이 대결 식으로 가면 한국교회는 그들 단체를 버릴 수도 있어야 한다. 의미도, 방향도, 목표도 없는 그런 단체를 누가 필요로 하겠는가. 아주 꼴사나운 모양새가 될 바에는 차라리 사라져라.


〈無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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