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 > 연재 소설
[장편소설-천년여행] 알로펜의 아시아(AD 610~1625) >113<당나라 기독교(景敎) _ 38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1532호] 승인 2014.08.27  18:32:2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주교님. 구세주 예수님이 나를 대신하여 죽으심은 내가 예수 안에서 살게 하려는 은총이라 하셨죠. 예수를 믿는다 함은 예수처럼 산다는 것이라 하셨죠. 또 예수처럼 사는 자는 이 세상을 천국으로 만들 수 있다 하셨죠. 이 말씀은 확실히 진리입니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였던 네스토리우스는 자기관리 부족으로 정치적 패배를 했지요. 그런 관계로 로마제국 기독교가 균형을 잃었고, 그 결과 아라비아 이슬람을 지상에 불러낸 책임까지 피할 수 없게 되었다고 봅니다.”


다음날 아침 알로펜은 궁성으로 갔다. 안토니가 수행한다. 궐의 분위가 긴장되었을까 했는데 분위기는 평온했다. 일단 당태종을 만나서 페르시아 피난민, 당나라 원정 그리고 페르시아 황태자의 신라 행은 언제쯤인가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다.
알로펜이 알현을 청하자 곧바로 별실로 안내되었다. 당태동은 기쁘게 알로펜을 맞이한다.

“주교님, 어서 오세요. 그렇지 않아도 내가 한 번 파사사로 찾아갈까도 했지요.”
“황제 폐하! 그 어인 말씀이세요. 불러주심만 해도 황공하옵니다.”
“거 무슨 섭섭한 말씀이오. 주교님은 내 영원한 사부십니다. 지식이 막히면 찾아뵙고 예가 부족해도 그리해야 할 줄 압니다.”
“황공하옵니다. 폐하!”
“아니오, 주교님. 구세주 예수님이 나를 대신하여 죽으심은 내가 예수 안에서 살게 하려는 은총이라 하셨죠. 예수를 믿는다 함은 예수처럼 산다는 것이라 하셨죠. 또 예수처럼 사는 자는 이 세상을 천국으로 만들 수 있다 하셨죠. 이 말씀은 확실히 진리입니다.”
“네, 폐하. 총명이 대단하시옵니다. 폐하는 진실로 성군이십니다.”
“그래요. 주교께 배운 바대로이면 성군 되는 것 어렵지 않겠는데, 아직도 전쟁터에 나가야 하니 그게 늘 마음에 걸립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나이다. 폐하! 정녕 마음에 꺼림이 되시면 고구려를 조공국으로 그냥 두심이 어떠하실는지요?”
“내 말이 그 말이외다. 그런데 고구려 연개소문이 권세를 쥔 뒤로는 조공사절도 제대로 보내지 않아요. 괘씸한 놈 같으니…….”
황제의 얼굴에 잠시 노기가 흐른다.

“네, 폐하! 하오면 그들을 불러다가 타이르시면 아니 들을까요? 이제부터는 살생을 피하셔도 폐하의 제국은 태평성대가 이어질 터인데요.”
“제국은 방어만 하면 살생을 피한다 이거죠. 주교의 가르침대로 살생을 피하고 싶소. 정당방위의 방법으로 방어만으로 제국과 천하를 다스리고 싶소. 그런데 고구려는 특별히 마음에 안 들어요.”
“하오시면 한 번 폐하의 손맛을 보여주어야 하겠군요.”
“그렇소. 주교님 그리고 내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했기에 주교와 의논할 일이 있소이다.”
“네 폐하! 하명하소서.”
“다름이 아니라 페르시아 난민들 중 젊은이들을 우리 당나라 예비군으로 하여 고구려 전쟁에 참여케 하고 싶은데 주교는 어찌 생각하시오?”
“아, 하…….”
알로펜은 쉽게 판단할 수가 없었다. 난민들 중 노약자가 더 많기에 젊은이들이 전쟁에 나가면 노약자 보호는 더 잘하겠으나 쉽게 답변이 어렵다.

“내 참, 그럴 줄 알았소. 주교의 심정 또한 이해는 하오. 그럼 페르시아인들을 전쟁에 투입하는 것은 좀 더 생각해 보리다.”
“네. 그러나 폐하의 판단대로 하시옵소서.”
“알겠소이다. 그런데 페르시아 태자를 신라로 보내는 일은 서둘러 보겠소. 한 열흘 후에 신라의 사신이 돌아갈 때 그때 보내고 싶소.”
“그리 하소서. 저희 선교사들 중 총명한 사람 4~5명을 동행케 하고 싶습니다마는…….”
“그거야 주교의 선교전략이 있을 터이니 자유롭게 하시오.”
“폐하! 폐하의 최종 판단에 의해 페르시아 난민들 중 군사를 동원하실 경우 제게 말씀해 주시면 저희 교단에서 종군사제들을 몇 명 동행시키겠나이다.”
“그렇게 합시다. 그거 참 좋지요.”
“폐하, 황공하옵니다. 저는 사제들이 항상 폐하의 안녕과 용맹이 뛰어난 당나라군의 승전을 위해서도 기도할 수 있게 하겠나이다.”
“그거, 참……. 말씀만으로도 주교가 내게 크고도 소중한 분임을 알겠소이다. 고맙구려. 알로펜…….”
당태종은 그의 고구려 침략군을 위해 종군 사제를 파송하고 싶다는 알로펜의 제의를 크게 기뻐하였다.

   
▲ 예루살렘 성전시대 모습 이슬람의 3대 성지인 황금 모스크. 이 모스크 황금 돔안에는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쳤던 언덕이있고, 바로 거기가 솔로몬의 성전이 있던 자리다.

파사사로 돌아온 알로펜은 안토니를 불렀다. 황제와 논의한 일에 대하여 안토니의 의견을 들었다. 안토니는 열성과 총명이 뛰어난 자 30명 정도를 불러내서 훈련시키겠다고 했다. 알로펜은 신라로 가는 페르시아 왕자를 수행할 사람은 탁월한 실력자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녁 시간에 안토니는 50명 정도의 젊은이들을 오리봉 수도원 소강당에 모았다.

“여러분은 오늘부터 한 주간 동안 여기 오리봉 수도원 시설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여러분 중에서 일부는 신라로 떠나게 되고, 그 나머지는 당나라의 고구려 전쟁에 동행하는 군종사무관들이 됩니다. 여러분 중에서 절반은 탈락자의 신세가 되니 그리 알고 분발해야 합니다.”
“훈련은 며칠 동안입니까?”
“3일 동안 여러분 중에서 절반이 탈락되고, 남은 자들은 한 주간 정도 훈련을 받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한 시간 동안 휴식입니다.”

예비 군사들은 흩어져 나갔다. 오리봉 동산을 몇몇씩 모여서 걷기도 하고, 무엇인가를 토론도 하는 것 같았다. 오후 2시. 안토니가 훈련생들을 모았다.

“여러분, 이 시간은 우리가 서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나는 당나라군에 편입하여 전쟁터에 한 번 나가보고 싶어요. 왜냐하면 일단은 당나라군은 연전연승의 우량한 군대인데 더구나 의무병과 함께 특별히 마련한 종군 병사를 모집하는 것입니다. 일단 전투병은 아니니까 여러분의 목숨이 위태롭거나 그밖에 또 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총칼 들고 싸운다 하니 그렇지 인생의 현장은 언제나 위험하죠. 늘 인간은 사탄의 계략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총칼 들고 나가서 싸우는 전쟁터만 위태로운 것은 아니란 말입니다.”

오후 시간 내내 질문도 받고 궁금한 부분을 설명하자 거의 다수가 종군을 하겠다고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길게 시간을 끌 필요가 없었다. 전투요원은 아니라지만 전쟁터에 나가는데 모두 다 가겠다고 하니 안토니가 오히려 낭패였다.
안토니가 다시 한 번 다짐하듯이 말했다.

“여러분, 모두가 비전투요원이라고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총칼을 들어야 합니다.”
“어떤 경우를 말합니까?”
“예를 들자면 전세가 불리하거나 전원이 나서야 하는 백병전 같은 것도 있을 수 있지요.”
“당나라군은 한 번도 전쟁에서 져본 일이 없다면서요?”
“그래요. 아참! 그런데 당태종 대왕이 지휘하는 부대가 늘 전승하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황제가 총사령관 자격으로 직접 지휘합니다.”
“그럼 됐잖아…….”
“좀 더 생각을 해보지요. 저희의 답변은 내일 모레쯤으로 하겠습니다.”

오후의 남은 시간은 각자 자유롭게 쓰고 저녁시간에 다시 모이자고 했다.
다수의 찬성이기에 안토니도 동의했다. 더 이상 별도 교육보다 당나라 군대에 합류시켜서 훈련하는 것이 좋겠다는 알로펜 주교의 동의를 얻어냈다.
논의를 끝내자는 생각을 하는데 질문이 들어왔다.

“저희는 페르시아의 네스토리우스파 신자들입니다. 갑자기 사라센 군대가 나라의 전역을 집어 삼키자 우리는 사라센 군대가 자기들의 종교를 강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국경을 넘어 지금 당나라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저희에게 의식주와 장래의 방향까지 염려해 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여기서도 걱정이 없지는 않습니다.”
“지금 우려를 표하는 분의 이름을 좀 알고 싶소만…….”
“네, 저는 페르시아 네스토리우스 교단 목사 카라손입니다. 압바스 총대주교의 지도를 받는 교단입니다.”
“아하, 그렇군요. 알로펜 주교님의 가르침은 우리들도 네스토리안이다, 그러나 우리는 네스토리안 냄새를 지워내고 아시아 기독교로 호칭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네스토리안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단, 네스토리우스는 로마제국 교회와 싸워서 전사한 것이나 다름 없으니 그 다음은 다음 세대에게 넘겼으면 합니다. 그럼 카라손 목사님은 저희 알로펜 주교님이 압바스 총 주교의 아드님인 것은 알고 계시나요?”
“확실한 정보는 없으나 듣기는 했습니다.”
“그래요. 압바스 총 주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그러나 페르시아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와는 거리를 두고자 하십니다.”
“아, 그렇습니까? 왜 그런지 여쭤도 될까요?”
“네, 이야기를 하자면 네스토리우스 총대주교 시절로 돌아가야 합니다. 당시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는 제국 전체에서 최강이었거든요. 직제도 황제 다음이고, 그 다음이 로마 교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관리 부족으로 정치적 패배를 했지요. 그런 관계로 로마제국 기독교가 균형을 잃었고, 그 결과 아라비아 이슬람을 지상에 불러낸 책임까지 피할 수 없게 되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희는 네스토리우스파로 불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작가 조효근 : 1976년 『월간 문학』 신인상 소설 등단.
대학에서 세계교회사 및 종교사 38년째 강의. 본지 발행인.

조효근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460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6길 73-6(연건동)  |  대표전화 : 02-3676-3082~5  |  팩스 : 02-3676-3087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483  |  등록일 : 1988.5.31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조효근  |  이메일 : dsr123@daum.net
Copyright © 2013 들소리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