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호수아 1:6

   
 

살면서 왜 용기가 필요할까. 폴 틸리히는 ‘용기는 우리가 왜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감정’이라고 했고, ‘존재에로의 용기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이 용기’라고 했다. 마음에 담은 신념을 지키며 한 존재자의 삶을 살기 위해서 용기가 필요하단다.

진실로 존재하기 위한 용기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희생도 감수하는 것이다. 이런 용기 있는 결정은 마음으로부터 나온다. 마음 속 힘을 키우면 내 앞에 놓인 거대한 문제보다 더욱 더 거대한 나를 만들어 준다(삼상 17:45~47). 그래서 플라톤은 ‘용기는 일종의 구원이다’라고 했다.

가족과 함께 한국 영화의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 해전을 다룬 영화 ‘명량’을 보았다.
이 영화의 핵심 장면은 백병전이다. 이순신 장군이 타고 있는 지휘선을 왜선이 포위했다. 지휘선이 왜군에 갇혀 백병전을 하고 있는데도 나머지 11척의 조선 수군은 겁에 질려 전선으로 출정하지 못하고 뒤에 머물러 있었다. 이순신 장군의 처절한 싸움, 죽기를 각오한 싸움에 극적으로 왜군 군함을 완파하며 포위를 탈출할 때, 산위의 백성들이나 후퇴하였던 나머지 장수들이 용기를 얻기에 충분했다.

사실 백병전은 잔인한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으로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조선 수군의 용기를 끌어올리는 데 꼭 필요했던 싸움이었다. 물러서지 않고 처절하게 싸우는 이순신 장군의 용기에 조선 수군은 온 몸을 던지는 충파 전술로 보답한다. 피난하던 백성들도 회오리 바다에 빠진 지휘선을 끌어내며 장군의 살신성인에 화답한다.

‘명량’은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전선이 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하여 막아 싸운다면 오히려 할 수 있는 일입니다’라며 선조께 장계(狀啓)를 올리는 이순신 장군의 충심이 조선 수군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 12척의 배로 왜군 군함 330척을 맞서 싸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상전쟁이다.

에스라가 포로 백성들을 데리고 고국 유다로 돌아간다. 남자만 1,754명이다(스 8:1~14). 무리를 모으고 떠날 채비를 하며 살펴보니, 성전에서 제사를 감당해야 할 레위인들이 한 명도 없었다. 큰일이다. 레위인이 빠진다면 에스라가 꿈꾸던 성전 회복과 새로운 공동체인 제사장의 나라를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을 보내어 성전 봉사자를 모집했다. 성전제사를 담당할 레위인 40여 명과 허드렛일을 담당할 느디님 사람 220명이 참여했다(스 8:18~20).

신앙의 열기가 식어지고 성전제사도 시들해졌다. 성전 봉사자들이 없어 진군을 할 수 없다. 게다가 바사에서 예루살렘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고 길목 곳곳에는 아람 족속의 약탈자와 같은 산적들이 많이 출몰하여 여행자의 물품만이 아니라 생명도 앗아갔다. 환경이 녹록치 않으니 의기소침할만 하겠다. 그러나 에스라는 사람은 할 수 없지만 ‘오직 주는 여호와시라’(느 9:6)며 하나님이 하심을 믿는다. 3차 포로 귀환을 이끈 느헤미야는 군대의 호위를 받았지만(느 2:7~9) 에스라는 달랐다. 그는 오히려 금식을 선포하고 스스로 겸비하며 평탄한 길을 하나님께 간구하면서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해 귀환 행렬을 이끌었다(스 8:21~22).

에스라의 용기는 보병과 마병에 있지 않았다. 그는 평소에 ‘하나님의 손은 자기를 찾는 모든 자에게 선을 베푸시고 자기를 배반하는 모든 자에게는 권능과 진노를 내리신다’고 말했던 것처럼(스 8:22), 믿음으로 용기를 얻어 위험한 여행을 강행했다.

에스라는 이순신 장군이 백병전에 임하는 마음과 같이 믿음의 강행군을 함으로써 이방인들에게 하나님의 명예를 높였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하게 하며 여호와 신앙으로 단단히 세워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처럼 그의 귀환 여정의 끝을 성경은 ‘그의 응낙하심을 입었느니라’라고 했다(스 8:23).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말했다. ‘죽을 용기가 없는 삶은 노예와 같은 삶이다’.
죽을 힘을 다하여 막아 싸운 명량해전의 이순신 장군처럼, 믿음의 강행군으로 포로 귀환 임무를 무사히 마친 에스라처럼, 마음 속 힘을 키워 내 앞에 놓인 거대한 문제보다 더 거대한 나를 만들어 보자.

용기는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내면의 힘이라 했다. 존재에로의 용기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존재라도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이 용기라 했다. 주님이 “백병전과 같은 믿음의 강행군을 가라” 하시면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참된 용기를 발휘해보자. 주님이 동행 하시는 천국 귀환 여행은 블록버스터 판타스틱 어드벤처이다!


적성감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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