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 비교분석하며 반목 이유 살펴

중요한 것은 신학적으로 누가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다.
세 종교가 다 같이 믿는 하느님의 뜻에 누가 더 ‘합당한’ 길을 갈 수 있느냐의 문제

 

   
▲ 〈세 종교 이야기〉
홍익희 지음/행성:B잎새 펴냄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한 뿌리의 유대교와 기독교,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서로 반목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기독교와 이슬람교도 대립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유일신 하느님을 믿는 시발점과 뿌리가 같은 세 종교다. 형제 종교인 셈이다.”

한 하나님을 믿는 세 종교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하지만 이들 모두의 성지인 예루살렘은 3천년 역사 속에서 이들 종교 간의 무수한 전쟁으로 인해 핏빛으로 물들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직원으로 32년 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일하면서 유대인을 가까이서 살폈던 저자는 그들을 우수하게 만든 근원을 찾고자 아브라함에서부터 시작해 현대의 월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유대인들의 궤적을 경제사적 관점으로 꿰뚫었다. 그 결과물인 책 10권 분량의 ‘유대인 경제사’ 시리즈에 이어 이번에는 유대인과 얽히고설킨 기독교와 이슬람 세 종교의 관계를 비교 분석했다.

책의 관점은 종교적인 면보다 이 세 종교의 근원이 한 지점, 즉 인류 최초로 유일신 하나님을 받아들이고 믿었던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되는 ‘형제 종교’라는 것과 이들이 왜 반목과 대립의 길을 걷게 됐는지, 그리고 이제는 그 고리를 끊고 서로 포용하며 평화공존의 관계를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한다는 데 있다.

책은 세 종교의 시작을 연 아브라함의 뿌리가 되는 고대 수메르 문명부터 기독교를 국교로 제정한 로마제국,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에 치러진 십자군전쟁과 일방적인 유대교 박해가 행해진 중세 암흑기를 거쳐 홀로코스트와 팔레스타인 분쟁까지 전방위적으로 세계사를 아우르며 세 종교의 역사를 파헤친다. 각각의 역사를 정리하고, 세 종교 간 비교분석을 통해 이 종교들이 어떻게 보편적인 세계 종교로 거듭나고 지금의 위치에 서게 됐는지를 살핀다.

이들 세 종교가 처음부터 반목했던 것은 아니다. 유대교와 기독교는 회당에서 함께 예배드리며 평화롭게 지냈으나 서기 90년 히브리 정경의 목록을 결정하는 얌니아 회의에서 기독교인을 이단자로 규정하면서 기독교는 독자적으로 독립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슬람교도 처음엔 알라와 유대교의 야훼 그리고 기독교의 하느님을 하나로 보며 정복민을 대상으로 개종을 강요하지 않고 평화롭게 지냈으나 세력이 점점 커지고 개종자가 증가하면서 기독교를 탄압하기 시작했다.

세 종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예수에 대한 관점이다.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예수를 선지자 중의 한 사람으로 보고, 기독교는 하나님의 아들로 신앙의 대상으로 믿고 있다. 이 차이로 인해 로마제국은 기독교를 국교화 하면서 유대교에 예수 죽인 죄를 덮어씌워 로마제국에 이어 십자군 원정 등 중세와 근대 유럽 지역의 유대인 박해를 초래했고, 나치의 홀로코스트라는 인류 역사상 끔찍한 비극으로 이어졌다고 밝힌다.

저자의 주장은 참된 종교는 교리적 잣대를 주장하는 것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신학적으로 누가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다. 세 종교가 다 같이 믿는 하느님의 뜻에 누가 더 ‘합당한’ 길을 갈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세 종교는 합당함을 찾아 미래의 후손을 위해서라도 반목과 대립의 길을 청산하고 평화공존의 관계를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저자가 머리말에서 “세 종교 탄생의 역사적 연원과 성장 과정을 밝혀 서로 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썼다”고 밝힌 것처럼 세 종교의 공통점과 차이를 살피는 데 초점 맞추고 있어 깊이보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이 크다. 다만 ‘하나님의 뜻’을 앞세워 피 흘리는 전쟁이 이어지는 오늘의 현실에서 다름이 아닌 융합과 화해를 추구할 때 종교적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은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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