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음악학에 대한 지식 없이는 개신교의 예배음악인 교회음악과
가톨릭교회의 미사음악에 대해 왈가왈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고 보니 중요하게 언급(言及)할 문제가 더 있습니다. 그것은 지난 호에서 다룬 그 독자분이 품고 있는 고정관념인데 그는 마치도 기독교와 불교의 지향하는 신앙과 내용, 성격이 서로 판이하듯이 개신교교회와 가톨릭교회가 서로 다른 교회들인 것으로 오인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입니다.

필자는 여기에서 분명히 밝히건대 개신교교회와 가톨릭교회는 서로 같은 뿌리를 가진 교회들이며 개신교교회는 가톨릭교회의 수도승이던 마틴 루터(Martin Luther)는 독일에서, 당시 가톨릭교회 신자들인 존 칼빈(John Calvin)은 프랑스 Paris에서, 그리고 쯔빙글리(H. Zwingli)는 스위스에서 각기 일으킨 종교개혁운동의 결과로 파생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초기 기독교회의 성가는 오직 ‘단음성가(單音聖歌=Plain Chant)’였고, 당시의 예배의식인 미사예식을 위해 정식으로 정해진 특별한 규정과 규례들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주후 325년 니케아(Nicaea)에서 열린 종교회의에서 ‘사도신경’이 기독교의 교리와 신조로 정식 택해졌는데, 이때 이 일에 주동이 되어 힘을 기울인 사람이 당시 밀라노의 대주교였던 성 암브로시우스(St. Ambrosius, 339?~97)입니다.

그는 성 어거스틴(St. Augustin, 354~430)을 제자로 삼아 사숙(私塾) 개인지도로서 성자의 반열에 오르도록 길러냈습니다. 그는 음악에도 능한 재질이 많아 수도원 수도사들이 매일 거행, 집전하는 ‘성무일과(聖務日課=Canonical Hour)’에서 자유롭게 부를 수 있는 신작 창작 찬송곡조들을 많이 작곡해내었기에 이를 ‘암브로시우스의 성가(Ambrosian Chant)’라고 호칭하고 있습니다.

그는 작곡을 하되 고대(古代) 희랍(希臘)의 선법(旋法)들을 상고하여 4개의 다른 선법들을 만들어 이를 자신이 작곡하려는 말씀의 가사 내용과 연관되어 머리에 떠오르는 악상에 따라 서로 다르게 활용했습니다.

주후 590년에 로마가톨릭교회의 교황으로 취임한 그레고리 1세(Gregory 1)가 주후600년까지 만 10년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 당시 각 분야별로 대가인 전문인들을 택해 그들로 하여금 오늘날 개신교 교회의 예배의식에 해당하는 가톨릭교회의 여러 ‘미사의식들과 그에 연관되는 예문’들을 총 정리하며 새롭게 갱신하는 대과업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새로 정해 놓은 것들로서 이를 구라파에 산재해 있는 모든 교회들에게 공표·전달하여 이 새 ‘미사의식과 양식’들로서 앞으로의 모든 미사를 거행하게 했습니다.

이때 교황 그레고리 1세는 성 암브로시우스 대주교가 만든 4개의 선법들을 모두 ‘정격선법(正格旋法=Authentic Modes)’으로 먼저 선정하곤 다시 이를 활용하며 ‘변격선법(變格旋法=Plagal Modes)’ 4개를 더 만들어 도합 8개의 교회선법들을 제정하여 활용하게 함으로써 음악을 집대성해 놓았습니다.

또한 교회운영과 행정적 처리 규정들과 부수 내규들 일체를 모두 제정해 공표했건만 일반음악사에선 그가 오직 음악만을 집대성한 것으로 서술(敍述)되어 있는 것은 잘못입니다.

그 후 7~9세기 동안엔 ‘복음악(複音樂)’인 ‘올가눔(Organum) 기법’들이 널리 쓰이다 16세기의 르네상스 시대엔 다성음악(多聲音樂=Polyphony Music)의 번창으로 많은 합창음악들이 작곡되어 불리면서 새롭게 아이오니언선법(Ionian Mode)과 에오리안선법(Aeolian Mode) 등의 정격선법과 변격선법들이 추가로 제정되어 교회선법들이 모두 12개로 늘어나 이로써 귀중한 성가합창곡들이 많이 작곡되었습니다.

그러다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운동으로 독일에 루터교회가 세워지자 이 교회의 교인이 된 요한 세바스찬 바흐(J. S. Bach)가 이 아이오니언선법을 오늘의 ‘장음계’로, 그리고 에오리안선법을 오늘의 ‘단음계’로 바꾸어 집중적으로 사용하며 많은 ‘독일 Choral 곡조’를 지어냈으며, 동시에 많은 합창 성가 작품들을 써냈습니다.

그는 ‘푸가(Fugue) 기법’을 창안, 개발하여 다양하게 활용함으로써 합창예술작품의 극치를 이뤄 이를 크게 발전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바로크’ 시대부터 ‘고전시대’와 ‘낭만시대’ 등에 걸쳐 수많은 거물급 유명 작곡가들, 즉 바흐, 하이든, 베토벤, 멘델스존 등의 대작곡가들이 대규모 편성의 오케스트라 반주로 연주하도록 작곡한 여러‘오라토리오(Oratorio)음악’과 ‘미사음악작품’들에는 모두 어김없이 이 ‘푸가기법’들을 활용하여 작곡해 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깊은 음악학에 대한 지식 없이는 개신교의 예배음악인 교회음악과 가톨릭교회의 미사음악에 대해 왈가왈부하기가 어렵습니다.


구두회 / 작곡가, 교회음악 박사, 전 숙명여대 음대 학장,
현 서울 남산감리교회원로장로, 한국 찬송가 작가 총연합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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