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아쉬운 날의 출국이었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가끔은 즉흥적인 발언도 하는 분위기이기에 꼭 이 한마디는 남기고 떠날 줄 알았었다. ‘한반도 대한민국에는 교황의 신민일 수도 있는 로마가톨릭 신자가 500만 명 살고 있으나 일찍이 1517년 10월 17일 기독교 혁명으로 탄생한 프로테스탄트인 기독교 신교 신자들이 1천만 명이 살고 있는 나라이다.’

그런데 가톨릭 신자의 갑절이나 되는 교황과는 비교할 수 없이 거룩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1천만 명이나 살고 있는 나라에 와서 한마디 인사도 없이 떠난 것은 무례요 무능일 수 있다.

로마교회보다 더 가난했던 우리 기독교 신교는 해방기와 6·25를 겪으면서 교회를 개척했다. 대다수의 교회 목사들이 마치 맨땅에 헤딩이라는 식으로 10여 평짜리 천막을 구해서 눈비를 피하면서 교회를 개척하여 1천만 신자를 둔 대한민국에 왔으면, 한번쯤 축복하고 어느 대표성 있는 교회나 기관을 방문했더라면 그래도 포부가 큰 사람이구나, 했을 터인데 혹시 혹시나 했지만 그냥 떠나 버렸다.

로마교회와 우리 기독교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까? 현재적 결론이라면 가톨릭은 이단 집단이고 교황이면 이단의 두목이요 수괴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교황은 흠이 없는 신과 같은 존재라 하는데 우리 신교에서는 그는 죄 많은 인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피로써만 구원받는 한 마리의 용서받은 양일뿐이다.

그러므로 교황은 흠이 있는 자이기에 면죄부 행사도 역시 불가하다. 교황권 자체가 이토록 흔들리고 있으니 역시 주 예수 속죄하시는 은총 아래 엎드려야 할 죄인이 교황이다.

교리적인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교황이 한국에 왔을 때 착하게 성장하고 있는 기독교 신교, 곧 프로테스탄트의 대한민국 신자들을 위한 기도와 격려를 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왜냐하면 가톨릭이 교황의 무죄를 유죄로 바꾸고, 성모 마리아의 별도의 신성 또한 일반은총으로 하고, 연옥이라는 교리적 장치를 거두고, 교황권 재정이 필요해도 면죄부를 팔아서는 안 되는 등 가톨릭은 기독교 신교와 마주하고 테이블에 앉아서 교리적 한계를 가다듬어 일치시키면 복색만 다른 하나님의 자녀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기독교는 복음의 인류 보편화를 앞당기려면 가톨릭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다음은 러시아 정교회, 그리스 정교회, 앗수리아 정교회, 이집트 콥틱 정교회, 에디오피아 정교회 등 당시 동·서 유럽교회가 서로 정죄했던 우리들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이어서 유대교,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기독교의 부채로 남아있는 이슬람과 친교, 곧 사촌의 관계 회복까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리고 ‘아브라함 우리 믿음의 조상이시여! 우리가 이제는 서로를 관용하고 도우며 형제의 도리를 계속 나누어 갈 것입니다’ 라고 크게 외쳐야 한다.

<無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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