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 3년 된 예수본교회 최윤영 김수진 목사의 아름다운 동역의 길

개척교회지만 51% 재정 선교와 구제에 사용할 정도로 안팎 사역 늘려
버스정류장에서 맥반석계란(야구르트) 나눔 3년-감사의 물결 뭉클뭉클
개척교회 세워나가기 위해 두 목회자 ‘동역’ 행진, 타교회에도 이어지길

▲ 최윤영 목사(왼쪽)와 김수진 목사

한 목회자가 개척해 6년간 사역했으나 끝내 ‘버티지’ 못했다.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그 목사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처럼 힘겹게 개척의 길을 가는 목회자에게 ‘협력자’가 되어 교회가 든든히 세워져갈 수 있는 길을 위해 기도했다. 그렇게 기도하고 있던 김수진 목사(39)가 최윤영 목사(42)를 만나 현재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자리한 예수본교회에서 함께 사역하고 있다.

예수본교회는 올해로 창립 3주년을 맞았다. 최 목사가 개척한 지 2년이 지나서 김수진 목사가 합류했는데, “지난 1년간 너무 행복했고 감사했다”고 최 목사가 말한다. “사역의 질이 높아졌다”고도 했다.
예수본교회에서 두 명의 목회자는 서로 각자의 은사대로 사역을 한다. 최 목사는 설교와 제자훈련에 집중하고, 김 목사는 소그룹 모임, 심방, 전도 등을 담당한다.

“1년이 채 안됐는데, 저로서는 저의 비전을 발견한 것처럼 편안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개개인들을 만나 하나님을 알도록 전도하고, 전도해서 온 이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 조금씩 신자들이 붙고 있습니다”(김수진 목사).

“저는 설교에 집중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하지요. 김 목사님이 오셔서 저도 이 사역에 집중할 수 있으니 교회의 모든 부분들, 지체들도 재미있게 하는 토양이 되는 것 같습니다”(최윤영 목사).

 

●● 직분 아닌 진정한 동역자로

그렇다면 한 교회에서 두 명의 담임목사인가, 아니면 한 명이 부목사인가.
김 목사가 먼저 말한다. “최 목사님이 저를 일반 부교역자처럼 대했으면 아마 올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누가 더 크고 작은 그런 수직 관계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유익을 위해 은사와 직분이 온전히 사용되어지고, 교회가 세워지는데 마음을 다하고 서로 인정하면 누가 담임목사가 되든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셨습니다. 수직적 직분의 개념이 아니라 사역의 동역자라는 공동의 인식이 기본적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담임목회자와 부교역자의 관계, 혹은 팀 사역이 어렵다는 풍토 속에서 이렇게 두 사역자는 서로 믿고 신뢰하며 세워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이런 부분이 한국교회에서는 잘 실현되지 않는 것일까.
최 목사는 “교회 사유화” 문제를 꼽았다. 그런 현상은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세습’ 문제, 결정권자들에 의해 신앙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횡포가 문제라고 짚었다. 또 그 근원을 ‘네비우스 정책’(자치, 자활, 자립 정책)이라고 보았다. 네비우스정책이 성장의 원동력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에 의해 개인이 개척하고 일생을 거쳐 헌신한 부흥과 함께 현재 그들이 은퇴하는 시기에 나타난 폐해가 사유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담임목회자와 중진들, 신자 간의 괴리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어느새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사역(권리, 직분)에 침해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으로 나타나게 되고, 그것이 교회의 역할을 제대로 해나가는 데 방해요소가 되는 것이라고.

예수본교회에서는 그런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의사 결정시 만장일치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예수본교회의 5가지 정신 중 첫째가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만이 근본이고, 예수님의 것이다”는 것인데, 그것은 직분이 아니라 은사를 따라가는 것을 말한다. 그런 것을 구현해내기 위해 자체 정관을 마련해서 7년마다 재신임을 묻고, 운영위원회에서 결정을 할 때 만장일치제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교회 안에서 작은 자 한 사람이 반대해도 기다려주자는 취지이다. 예수본교회 교육에서 중요한 게 묵상과 기도인데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이 예수본교회 지체들 사이에서 동일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교육의 과정이 되게 하고 있다. 만장일치제가 다소 시간은 걸리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구현해내기 위해 감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1년간 작은교회에서 두 사람이 함께 사역하다보면 어려움은 없지 않을까. 두 명의 목사는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감수해서인지 흔히 있을 수 있는 갈등은 없고, 사역의 재미가 더 크다.”

김수진 목사는 “모든 것을 주님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파트너십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최 목사님은 저를 부목사로 여기지 않겠다고 했지만 저는 부목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사님이 담임목사의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으시니 제가 챙겨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처럼 성자 예수님은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고, 하나님은 성자를 높여서 쓰시고, 성령은 성부와 성자를 높이는 것처럼 말이다. 제가 전도하고 소그룹을 담당하다 보면 그들이 자칫 제 중심으로 올 수 있는 시선을 최 목사님께 향하게 하고, 최 목사님은 그것을 예수님께 향하도록 교육하니 모두가 은혜요 건강하게 되는 것 같다.”

 

●● 주민들에게 감동주는 교회

예수본교회는 ‘연탄난로교회’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교회 앞 도로 버스정류소에서 매일 따뜻한 차와 맥반석계란을 나눠지고 있다(하절기에는 야구르트). 3년째 새벽예배 후면 어김없이 버스정류소에 매일 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어깨띠를 두르고 전도지나 교회 주보를 나눠주지 않는다.

전도지를 나눠주는 것을 자칫 ‘영업’으로 취급하는 풍토를 알기 때문다. 아무 표시도 내지 않고 하니까 오히려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처음에는 동사무소에서 하는 것인가 궁금해 했다. 하루 연탄 한 장 550원으로 만나는 300명의 주민들은 따뜻해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버스정류소 앞에 ‘여러분 힘내십시오, 우리가 여러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라는 예수본교회가 격려하는 문구 주변에 20여 명이 ‘고맙다’고, ‘따뜻하다’고 메모를 남겨놓은 것을 보고 정말 가슴 뭉클했다고 한다. ‘그것을 보면서 우리가 오히려 동네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날은 돈 1만원을 주머니에 넣어주기도 하고, 농사 지은 호박이나 야채를 교회 문앞에 놓고 가기도 하고, 빵을 사들고 오기도 한다.

매일 출근길에 만나는 사람들이니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고가기 때문에 직업이 뭔지, 이름이 뭔지 알게 되고 있다.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존경받지 못하고 교회 이름을 내세워 전도하니 공격적 선교라고 생각하고, 영업하는 것으로 취급하는 것 같다.”며 “교회 이름을 내세우지 않고 하니 영업이라는 오해도 받지 않게 되고, 오히려 동네 주민들의 이야깃거리(맥반석계란 누가 나눠주는 거야? 예수본교회에서 하는거래? 그 교회는 어디에 있어?)를 차단해버리기 일쑤”라고 한다.

어느날 택배 기사가 물품 배달 오면서 하는 말이 “맥반석계란 나눠주는 교회 맞죠?”라며 자기가 작년 겨울 참 어려울 때였다며 “그 계란 정말 따뜻했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는 가슴이 찡했다고 한다.

이 작은 사역으로 3년 된 예수본교회는 어느새 ‘칭찬 듣는 교회’가 됐다. 교회에 나오지 않는 한 어느 어르신은 “교회가 너무 많아, 그런데 이런 교회 같으면 누가 반대하겠어”라며 고마워했다. 지역사회가 어떻게 자기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 예수본교회는 연탄난로교회로도 유명하다. 교회 바로 앞 버스정류장 앞에 새벽예배가 끝나면 어김없이 나가서 아무런 티를 내지 않고 여름에는 야구르트, 겨울에는 맥반석계란을 나눠주고 있다.


●● 교회가 많은데 또 개척해야 하느냐고?


이런 질문을 많이들 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 목사는 “교회가 제 역할을 하지 않으니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후배들을 향해 말한다. “나 자신을 던지니까 길이 생긴다. 재미있다. 할만하다”고. 기존 교회들이 교세를 확장하려만 하지 말고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문턱 낮은 개척교회가 잘 세워져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최 목사가 젊지 않은 나이에 개척에 뛰어든 것은 ‘복음의 로맨티스트가 그립다’는 어떤 글을 읽으면서였다. 부교역자 시절 현실의 여러 문제를 이리 재고 저리 재느라 신학교 입학 시절 가졌던 순수하고 열정적인 부분을 다 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래서 복음 하나 바라보고 개척의 길에 나서게 됐다.

그런데 부교역자로 있던 성동교회(이영훈 목사)에서 40주년 기념으로 개척 종자돈을 지원해주었다. 1년간은 1백만 원, 그 이후부터는 50만원의 사역비 지원은 교회 역할을 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 사역비로 처음부터 최 목사는 재정의 51%는 선교와 구제로 쓴다는 교회 정신을 구현해내고 있는 것이다. 교회가 작을 때부터 ‘교회 내 잔치’로 모든 재정을 교회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이웃과 함께 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생활비는 빚을 내서 사용하기도 하고, 어려운 현실에도 부닥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때를 따라 도우시는 그분의 손길을 만나는 은혜와 감사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김수진 목사가 예수본교회에 합류한 이후, 전도 현장에 나가보니 “예수본교회가 전도의 터를 잘 닦아놓은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목사는 앞으로 예수본교회에서 허락해주면 선교사처럼 다른 개척교회에 2~3년씩 두 교회 협력하여 함께 세워져나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그리고 그후 50세 무렵에 개척의 길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최 목사가 말한다. “누가 먼저 갈지 모르겠지만 개척교회를 협력해서 세워나가는 일은 소중한 일”이라며 마주보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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