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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천년여행] 알로펜의 아시아(AD 610~1625) >117<당나라 기독교(景敎) _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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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6호] 승인 2014.10.02  10: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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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 에뎃사 박물관의 황소

“여러분이 나를 따라서 하늘나라 운동에 동참한다 해서 내 마음이 크게 기쁘지만
일단 하늘나라에 대한 포부를 가진 여러분과 나는 각각 마음속에
하나님을 모시는 삶이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알로펜이 만든 둥지를 찾아든 나그네들이 자그마치 200명이 훨씬 넘었다. 150명의 피난민들은 아직 심사가 모두 끝나지 않았다. 100여명이 선교단에 남을 것인지에 대해 확인을 보류했다. 100여 명 중에는 기독교 신자도 있고, 조로아스터교 사람도 있고, 마니교 사람도 몇 명 있었다.

2백 명 중 백 명씩 나누어 알로펜과 마리아 교수가 직접 가르쳤다. 안토니와 드보라가 양측을 오고가면서 보조역을 감당했다. 각각 3일씩 오전 3시간 강의, 점심 후는 각각 배운 내용을 정리하여 저녁 시간에는 선별하여 발표하기로 했다.

마리아 교수는 해당 학생들을 위해 오리봉 수도원 합동 강의실을 활용하기로 했고, 알로펜은 오리봉 야산 그늘진 마당에 모이도록 했다. 알로펜을 따라 나온 사람들은 신자와 신자가 아닌 사람들이 섞여 있고, 마리아반은 모두 신자들이다.

알로펜은 사람들을 나무 그늘, 또는 잔디 등지에 자유롭게 앉게 한 후 말했다.
“여러분은 개별적으로 당나라에 입주했거나 또 이번에 수백 명이 올 때 함께 온 것으로 알고 있소. 또 신앙은 모두 가졌으나 일부는 페르시아 기독교, 일부는 조로아스터교, 그리고 마니교이지요. 각각 자기가 선택한 종교에서 생활하는 것이 마땅하겠으나 때로는 자기 환경 변화에 따라서 종교를 바꾸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나 개인의 의사를 묻는다면 나는 환경 때문에 종교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또 내게 어느 종교가 더 좋으냐고 묻는다면 내가 뭐라고 할까요?”
“네, 주교님의 종교를 말씀하시겠죠.”

“그렇소. 나 역시도 내가 평생 따라온 종교를 지금의 여러분과 같이 생활 근거가 흔들린다고 해서 바꾸지 않겠으나 꼭 바꾸어야 한다면 지금 나의 기독교를 선택하겠죠. 그러나 여러분이 각각 갖고 있는 종교들과는 어느만큼 깊은 관계인지를 말해 볼 수 있나요?”
안토니가 나와서 1백 명 중 각 종교별 숫자를 확인했다.
“주교님, 기독교가 60명, 조로아스터교가 25명, 마니교가 15명입니다.”
“아, 그런가요. 좋아요. 마니교 신자 중에 누군가가 마니교의 가르침에 대해 말할 수 있나요?”

알로펜이 물었으나 자신 있는 이들이 없었다.
“그럼 조로아스터교 신자들 가운데 누가 대표로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알로펜의 요구에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자, 그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에 예수님에 대한 공부를 하시죠.”

알로펜이 이렇게 말하자 안토니가 앞으로 나왔다.
“여러분 저는 일찍부터 신앙을 가졌으나 생활목표와 연결 짓지 못해서 세월을 많이 허송한 것 같아요. 그러나 주교님을 만나서 가르침을 받았어요. 나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냐면, 하늘나라를 지어서 하나님께 바치고, 하늘나라에 편입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주고자 열심히 하늘나라 만들기에 오늘도 내 능력과 재능을 다 바치고 있습니다.”

“하늘나라가 어디에 있어요? 또 하늘나라를 만들다니…….”
교육생 중에서 30살은 되어 보이는 이가 질문했다.
“내가 답변하지요. 하늘나라는 보이지 않는 하늘에 있고, 그와 똑같은 수준의 나라를 이 땅에 지어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 세상에서도 하늘나라 생활처럼 사는 훈련이 하늘나라 짓는 거라고 할 수 있지요.”
“하늘나라를 짓는다…….”
질문자가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나라를 짓는다는 말을 되뇌고 있었다.

“주교님, 알았습니다. 조금 전 안토니 사제가 말씀하셨고 주교님이 답변하신 하늘나라가 무엇이고, 그 나라를 짓는다는 말씀이 무엇인지를 알았습니다.”
전체 분위기도 달라졌다. 조로아스터교나 마니교 신자들이 자세를 고쳐 잡고 있었다.
“주교님, 저희도 하늘나라 짓는 일을 하면 어떨까요?”
“좋지. 여러분이 함께 해 준다면 무조건 환영입니다.”

알로펜은 기뻤다. 사람이란 역시 깨달음을 얻으면 총명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하늘나라 만들기, 첫 번째는 하늘나라 일꾼(또는 신분)을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저희를 가르치소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배우고 익혀서 우리들도 하늘나라에 들어가고 내 친구나 형제들이 들어갈 수 있는 하늘나라 분량도 만들 것입니다.”
알로펜은 평소처럼,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변화되는 순서와 모습을 말했다.

“여러분, 우리가 말이 쉬워서 하늘나라를 만든다는 표현을 쉽게 했지만 하늘나라가 그리 쉽나요. 수십억 명의 인류가 함께 살아도 서로가 자기 자랑이나 하고 타인을 자기 발아래 눌러 놓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지배욕을 가지려는 종족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또 그 같은 행동을 짐승처럼 해대는 사람들의 마음 또한 짐승의 마음처럼 사납겠지요. 여러분이 나를 따라서 하늘나라 운동에 동참한다 해서 내 마음이 크게 기쁘지만 일단 하늘나라에 대한 포부를 가진 여러분과 나는 각각 마음속에 하나님을 모시는 삶이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여기까지에서 질문이 있나요?”

“네, 질문입니다.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을 모시고 살 수 있나요?”
“그래요. 질문 잘 했어요. 청년은 어디 출신인가요?”
“네, 저는 니스비시 출신입니다. 수도사 지망생으로 독신으로 주님께 내 평생을 다 바치기로 서원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슬람 종교가 폭력으로 우리의 수도원을 파괴시켰습니다.”
“아, 그러신가요. 수도사의 이름은 뭐지요?”
“제 이름은 요수아입니다.”

“그래, 요수아 수도사는 조금 전에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을 모시고 사느냐 했습니다. 맞지요. 여러분 모두가 궁금한 질문일 겁니다. 그래요. 사람이 하나님을 가슴에 품고 산다는 말은 뒤집어 생각해도 됩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품속에서 산다라고 말이죠. 표현을 어떻게 하든지 예수의 이름으로 사는 사람들은 자기 목숨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하늘나라를 만드는 사람들이죠. 그러나 다시 또 말하지만 하늘나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보다 천배 또 만 배는 더 큰 아득한 나라죠.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니 결코 두려워하거나 낭패스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늘나라 만드는 사람은 예수 안에 사는 사람이고, 또 예수께서 바로 그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인데 이를 쉽게 점검해 보면 여러분이 이웃과 친구들 사이에서 생활할 때 친구나 이웃들이 당신 요수아를 전혀 불편하거나 껄끄럽지 않았다고 하면 당신은 합격점 가까이로 가는 것과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아직 신앙이 준비되지 않았다 해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 여기에 있는 예배와 수도 시설에서 함께 공부하면 한두 주일만 지내도 서로의 생활이 불편치 않을 것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로펜 강의를 듣는 청년들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마리아 교수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식사 시간은 2백 명이 함께 들어가기가 부족했다.
사람들이 안토니 주변에 모였다.
“여러분이 우리 교회에 묶여서 살아간다는 것이 불편한 분은 말씀하세요. 여러분 신앙과 관계없이 한 달은 공밥 먹으면서 살 길을 찾아 볼 수도 있어요.”
“저희를 어린애 취급하시면 곤란합니다. 멋쟁이 사제님.”
누군가가 안토니를 멋쟁이라 하면서 친근감 보이는 말을 했다.
“멋쟁이라고……, 모처럼 들어보는 말이구려.”
안토니는 웃어넘기면서 말했다.

오후에는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저녁은 예배와 간증으로 진행되었다. 쿰바홀 부주교가 사회자로 나서고 안토니가 설교했다. 이틀이 지나고 집회 마지막 날 마리아 교수가 말씀을 전하고 드보라가 사회를 진행했다.

“여러분, 나는 50년이 더 되는 날 동안 알로펜 주교를 따르며 저 어른의 가르침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초기 20여 년은 떨어져 있었으나 그때에도 주교님의 신앙과 인격을 따라 배우며 한마음, 즉 꾸준한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제가 이 말을 하는 것은 여러분도 우리와 함께 하늘나라 만들어가는 건축가가 되려면 긴 호흡법을 익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긴 호흡법이란 일주일에 한 번 숨을 들이마시고, 그 마신 숨을 또 한 주일 걸려서 뱉어낸다는 느낌으로 숨 쉴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저처럼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마음, 이 몸은 주 하나님의 교회를 지키며 살 수 있다는 마음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마리아 교수의 긴 감동의 생활에 대한 내용에 부러워하는 이들이 많았다.

“여러분, 나는 쿰바홀 부주교입니다. 저는 마리아 교수님에 비하면 어린애나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주교님의 제자가 된 지 10년 정도인 배움이 매우 작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저는 내 몸을 모두 던져서 주교님이 목표하신 유라시아 지키기, 그리고 북방민족 돌보기에 모든 것을 다 내놓았어요. 심지어 쿰보그, 쿰가그 두 아들까지 다 바쳤어요. 그러나 여러분이 금번에 여기 장안보다 내가 준비하고 있는 쵸코국의 선교 훈련원으로 가고 싶으면 며칠 후에 저와 같이 갈 수도 있습니다. 서역 땅에 가면 복음의 나라가 더 간절히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헌신자의 마음인가 합니다.

 

피루즈 황태자 신라 행

페르시아의 피루즈 황태자가 신라 서라벌로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이는 당태종과 알로펜의 생각이 맞아떨어져서 이루어진 역사적인 날이다. 당태종은 피루즈를 장안에 두면 페르시아 유민들이나 또는 이슬람 제국이 피루즈의 가치를 생각하여 돌려달라고 할 때는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니 답이 나오지 않았다.
피루즈 까닭에 고심하고 있던 차, 알로펜이 피루즈의 신라행을 통해서 한반도 지역 선교를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더구나 피루즈 황태자가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임으로 신라를 시작으로 백제와 고구려, 더 나아가서 일본까지도 선교의 포부를 준비하고 있었다.

드디어 피루즈의 신라행이다. 알로펜 선교단에서는 유승이 선교사 책임자로 나섰다. 황제의 어전에서 조용히 파송식이 이루어졌다.
황제가 신라 왕에게 보내는 선물과 함께 칙서가 있었다. 황태자 수행자는 키세로(내시부 직원), 마흐 마가드(페르시아국 재무장관)가 핵심 수행원이고, 유승, 크데시폰 목사 시므온, 삼손, 사울과 트리온 등이 피루즈의 핵심 수행원이었다.

피루즈는 알로펜 앞으로 먼저 와서 예를 올린다. 알로펜이 피루즈를 붙잡고, 황제 앞으로 가서 황제에게 인사를 올리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폐하! 폐하의 하해와 같은 은총으로 우리 기독교가 신라는 물론 삼한의 나라 고구려와 백제까지도 선교를 할 수 있고, 일본 또한 머지않아서 선교사를 파송하려 하나이다. 가납해 주소서.”


• 작가 조효근 : 1976년 『월간 문학』 신인상 소설 등단.
대학에서 세계교회사 및 종교사 38년째 강의.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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