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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틸 수 있는 비결요? “베드로의 헛 그물질을 생각해요”1차 개척 실패 후 다시 개척해 9년의 역사를 쓰고 있는 필그림교회(김영묵 목사)
양승록 기자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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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8호] 승인 2014.10.23  1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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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개척 실패하면서 철저히 느끼게 된 ‘하나님이 목회하심’의 은총
창세기 전에 출애굽기를 가르치고, 최근 계시록 가르치는 이유 있다
말씀 가르치는 열정 크고, 예배시간 설교는 보통 1시간 훌쩍 넘겨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자와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의 필그림교회 김영묵 목사(43)의 목회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개척 해 보지 않은 자는 결코 알 수 없는 그 눈물과 환희의 맛. 김 목사는 목회에 그 맛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오늘도 기도하고 연구한다.

 

| 실패한 개척, 그러나 실패가 아니었다

   
▲ 김영묵 목사

4대째 신앙이었지만 김영묵 목사는 애초에 목회에 대한 비전은 없었다. 국어선생이 하고 싶었는데, 신학대에 가서 하나님을 뜨겁게 만났다. 군대 갔다 오자 목회자였던 작은아버지가 고민하는 그에게 개척을 권유한 것이다. ‘목회는 하나님과 네가 직접 부딪히는 것’이라면서. 그의 나이 25살에 그렇게 개척을 시작했다.

형편없는 지하 10여 평에서 시작한 개척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아내와 결혼해서 얻은 집 건물에 사는 이들 여러 명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아이들을 전도해서 25명 정도의 규모를 이루었다. 경제적인 면에서 굉장히 힘들었지만 아직 ‘맘몬의 힘’은 못 느낄 때였다.

그렇게 어려운 시기를 4년쯤 보내고 있는데 교회가 위치한 고양지역이 재개발되어 그나마 있던 신자들도 하나둘씩 떠나게 되었다. 개척하라고 권유한 작은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우리 교회가 아니어도 교회가 많은데, 존재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자문에 명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곳에 보내신 주님의 뜻도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개척 4년 만에 그 길을 접고 부목사로서 4년간을 사역했다. 김 목사와 철학과 목회 방향이 맞지 않아 힘은 들었지만 하나님이 목숨을 내놓으라 하시면 언제든지 내놓을 각오로 목회하시는 그것의 힘이 무엇인지 실감했다.

그러다가 어떤 교회 담임목사님이 병환 중이어서 부교역자로 사역해줬으면 하는 요청으로 열심히 사역했는데, 오히려 그것이 문제였다. ‘열심.’ 6개월만에 그만 두었다.
하루아침에 임지가 없어지고 몇 개월이 흐르자 김 목사에게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물질’에 대한 어려움이 찾아왔다. 그 즈음 동창 중 한 명이 어린 자식 4명을 남기고 살림을 꾸려나가지 못해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전 같으면 ‘죽을 힘 있으면 살지’ 했을 테지만 김 목사 역시도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기에 ‘오죽했으면 그랬을까’하며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꼈다.

“예전에는 신자들이 물질을 구하고, 남편과의 어려움을 하나님 앞에 내어놓고 기도하는 것을 보면 어떻게 믿음 없는 저런 기도를 하는가 하며 의아해 했는데, 제가 믿음이 없었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질의 시험을 통과 못하고 그저 울기만 하는 저 자신을 보고 물질이 사람의 생명을 쥐락펴락하는 것임을 실감했습니다.”

김 목사는 물질의 시험에서 불합격 받은 자신을 보면서 하나님께 다시 한번 시험을 달라고 기도했다. 그러자 물질 어려움의 시기는 ‘준비기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말씀 연구하는데 혼신을 다했다. 그때 어느 집사님이 개척을 제안해 왔다.

개척이 얼마나 힘든가를 실감했던 김 목사는 겁나고 두려웠다. 그러나 ‘목사님의 말씀이 이 시대에는 필요하다’는 집사님의 설득, 그리고 처음 개척 당시 교회 존재 이유에 대해 답을 못했던 때와는 다르고, 부교역자의 한계도 경험해 본 터여서 두 번째 개척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개척은 사람이 아닌 하나님 앞에서 철저히 깨져야 하는 것임을 알고 시작한 필그림교회는 그렇게 시작됐고, 어느덧 9년이라는 역사를 쓰고 있다.

 

| “성경 말씀만 얘기, 고마워요”

   
▲ 교회 팻말. 필그림은 순례자라는 뜻이다.

교회 강단에서 성경 말씀을 선포하는 것을 듣고 필그림교회에 정착한 이들 중에서는 간혹 이런 이야기를 한다.
“그런 의미인지 전혀 몰랐고, 들어도 잘 납득이 되지 않던 부분이었는데 그 말씀 안에 그런 뜻이 담겨져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속이 시원해집니다.”

김영묵 목사는 2005년 2월에 필그림교회(당시 시은소교회)를 개척하면서 ‘목요성경대학’을 시작했다. 개척 멤버라고 해야 아내와 자녀, 집사님 가정이 전부였지만 하나님이 김 목사에게 주신 말씀의 은사를 함께 공유하고 싶어 주변에 전단지로 소식을 알렸는데, 10여 명의 신자들이 신청했다. 물론 출석 교회는 다른 곳에 있지만 말씀을 그리워 참석하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필그림교회 말씀 잘 가르친다’며 지역의 사람들을 소개할 정도였다.

김 목사는 우선 모세오경 중 출애굽기부터 시작했다. 창세기 역시도 모세가 지은 것인데, 그것을 읽은 독자는 ‘출애굽’ 시대 사람들인 것에 주목하고, 그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창세기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스라엘의 430년 포로생활 기간 동안 이스라엘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이미 애굽 사람들처럼 젖어있었고, 신앙 역시 다신교를 섬기는 신앙에 물들었습니다. 그런 신앙을 가지고 가나안으로 인도하기 전에 애굽의 종이었다는 노예근성을 벗겨내셔야만 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홍해가 갈라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창세기 1장에 나오는 ‘궁창 위, 아래’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궁창은 빈 공간이데, 그 위와 아래가 어떻게 있을 수 있는지 그들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창세기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만이 유일한 하나님이고,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것을 구절구절을 알게해 주고 있는 것이다. 출애굽을 이해하지 않으면 창세기를 오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김 목사는 창세기 전에 출애굽기를 먼저 가르친다.

3년 전 한국교회가 신천지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던 그때, 유독 필그림교회 주변에 신천지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신자들을 확실하게 말씀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요한계시록에 대해 성경과 책들을 보고 연구하여 지난해 주일예배에서 신자들에게 가르쳤다. 그것을 알고 강의 요청이 와서 한국과 오사카의 신학생들에게 가르치기도 했다.

“듣는 이들의 반응은 요한계시록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새로운 말씀으로 다가왔다고들 합니다. 사실 종말에 대해서는 2장밖에 안 나오고 나머지는 전투하는 교회, 승리하는 교회의 비전을 제시해주는 말씀입니다. 당시 로마의 압제 속에 있지만 다시 오실 주님을 바라보면서 승리하자는 주제인데, 왜 그렇게 어렵다고 두렵다고 했는지 모르겠다고들 하더군요.”

올해는 로마서를 하고 있는데, 지금 4장을 공부하고 있을 정도로 진행 속도가 느리지만 다른 군더더기 없이 복음 얘기, 예수님 얘기, 의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로마서를 보면 죄는 끊고 싶다고 끊어지는 것이 아니고 싫어져야 하는 은혜를 받아야 한다는 것, 우리의 믿음 역시도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이 주시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보면 칼빈의 인간의 전적인 타락에 공감하게 됩니다. 인간이 타락해 거기서 믿음이란 것이 나올 수 없는 것이고,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임을 알게 됩니다.”

보통 신자들이 ‘믿음을 가지자’고 하지만 그것은 내가 가지고 싶어서 가지는 것이 아니니, 구하고 찾고 두드리라고 하신 말씀대로 ‘믿음을 달라’고 구해야 한다고.
“어린아이 때는 딱지 장난감이 최고 가치지만 어느새 자라 가치관이 바뀌면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처럼 신자들도 성령이 오셔서 가치관이 바뀌고 믿음으로 채워주셔야 달라지는 것입니다.”

말씀을 이야기할 때면 열정적으로 되는 김 목사는 칠판을 활용해 설교하고, 설교시간도 1시간을 넘기는 건 예사다. 일주일에 한번 교회 오면서 이것도 길다고 하면 되겠느냐며 설교에 관한한 양보는 없다.
김영묵 목사는 이렇듯 필그림교회가 존재해야 할 이유를 오늘도 써나가고 있다. 교회가 힘써서 하나님의 말씀을 명료히 선포하고, 신자들이 그것을 깨달아 하늘사람으로 살게 하는 것.

4년 전부터는 신자들과 함께 제자훈련을 통해 신자들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고, 삶에서 어떻게 그것을 실현해내는지 나누는 시간을 가지니 훨씬 풍성함을 경험했다. 말씀과 삶의 나눔이 아우러져야 함을 절실하게 알게 됐다.

새가족이 들어오면 김 목사가 직접 5주간 동안 만나 말씀 교육으로 다지는데, 정착률이 80%일 정도로 교회에 오면 대부분 한식구가 된다.
그러나 때때로 고민이 일기도 한다. 대부분 초신자이기도 하고, 어려운 신자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자라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그는 20대 중반, 실패했던 개척기에서 얻은 교훈을 떠올린다. 베드로가 저녁에 나가서 밤새도록 고기를 잡기 위해 수없이 반복됐던 헛 그물질을 보고 계시고, 끝내 그를 사람 낚는 어부로 사용하셨던 것처럼 김 목사는 ‘헛 그물질’처럼 보일 수 있는 사역에 이제는 미소를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아픔은 있다. 신자들 중에는 신앙도, 경제적으로도 연약한 이들이 많은데 현실적으로 힘이 되어주지 못할 때가 그렇다. 그러나 3개월 전 지금의 상가 2층으로 이전해 올 때만 해도 보증금 때문에 힘든 시기가 닥쳐왔지만 신자들과 한 마음이 되어 위기를 모면했고, 월세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지만 이겨나가고 있다. 김 목사는 “신자들이 바로 제 목회의 꿈이고 비전”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어려운 속에서도 꿋꿋하게 주님을 의지하고, 주님이 이끄시는 곳까지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오늘도 말씀에 의지하며 나아간다.

양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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