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작은교회 목회자 4인 4색 - 2015년 희망의 길 제시하다

건강한 교회 소신있는 목회를 위해서 ‘자비량목회’ 해보니 좋은 대안이다
지역 목회자들끼리 소통 전혀 없고, 작은교회 외면하는 건 긍휼 마음 부재


   
 

2014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들이 가볍지 않은 듯하다. 세월호의 여파가 아닐까 싶다. 국민들 가슴 속에는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학생들과 승객 수백 명의 주검의 그늘이 여전히 남아있는 듯하다. 한 사람도 구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 그리고 현장의 기적을 고대했으나 그 바람도 깡그리 무너져버렸다. 이런 가슴 아픈 일은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었고, 잠재의식 속에 고스란히 존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교회들은 사회의 아픔을 보듬으며 함께 하면서 교회 본연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지난한 행보를 이어왔다. 작은교회들이 더더욱 어려운 계절이라지만 현장에 있는 그 목회자들은 하나님의 은총을 덧입은 한 해였고, 미미하지만 조금씩 공동체가 단단해졌고다들 한다. 이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 인천에서 교회 개척 21년째 목회하는 가운데 학생들을 포함해 80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하는 성산교회(김길중 목사, 56세)는 박승자 사모와 전도팀들의 꾸준한 관계 전도를 통해 하나님의 생명을 찾아 조금씩 성장하는 교회다.
아무리 전도를 해도 힘겨웠던 시절이 있었지만 관계를 형성하면서 전도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은 이 교회는 올 한 해 어떠했을까?

“세월호 사건 때문인지 사람들이 세상 살아가기가 정말 힘들구나 하는 것을 얼굴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행복해하는 표정이 별로 없고 걱정 근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생활수준이 높아져 자동차와 아파트 등은 더 좋아졌는지 모르지만 얼굴은 정말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김길중 목사는 이렇게 말하면서 “매스컴에서 몇 년 사이에 교회와 기독교의 부정적인 면이 부상해서인지 전도의 문을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기독교에 대해 호의적이어야 그나마 전도하러 다가가 말을 걸 수 있는데 아예 부정적인 쪽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아서 다가가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김 목사는 부정적 이미지를 보여준 목회자와 성도들이 책임의식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목회자들의 안 좋은 이야기뿐 아니라 교회마다 분란이 일어나 다투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잘 알지 않습니까. 많은 교회들이 이런 모습에서 하루빨리 탈피해 교회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김 목사는 그 대안이자 2015년의 희망으로 “말씀대로 순종하기”를 제시했다.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은 분명히 맞는 일이지만 구원받은 자로서 늘 말씀을 삶 한가운데 두어 순종해야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이웃들에게도 본이 될 것입니다.”

성산교회는 전도하지 않으면 교회는 존재 의미가 약화된다며 전도는 주님의 명령이기에 순종하면서 날마다 실천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도 덕소 인근의 산들바람공동체교회 김일곤 목사(50)는 말씀과 기도, 전도에 힘쓰면서 예배의 열정과 감격을 회복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 책임이 목회자에게 막중한 만큼 책임감을 갖고 하나님께 향한 열망, 간절함이 목회자 속에 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김일곤 목사는 억지로 신자들을 끌고 가려 하지 않는다. 무조건 열심을 내는 것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대신 신자들 개개인이 하나님 안에서 집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독려한다. 그렇게 개개인의 삶 속에 영성이 뿜어져 나올 수 있도록 하면서 이들이 하나의 공동체로 함께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산들바람공동체교회는 찾아가는 전도와 함께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도록 하고 있다. 동네 주민들이 교회 문턱을 넘어 찾아오게 하는 다양한 소통을 위한 시도들을 하는 것이다. 영성 인문학 콘서트, 작은 음악회 등을 교회에서 열어 주민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다. 사회 각층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청하다보니 주민들의 참여도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내년 1월 11일에 갖는 영성인문학 콘서트에는 어린왕자의 작가 최복현 씨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 번 오기가 어렵고, 한 번 만나기가 어렵지 함께 만나고 대화하다 보면 공통점이 많습니다. 목사 타이틀 갖고 주민을 만나는 경계 허물기가 쉽지는 않지만 서로 약한 모습을 가지고 있고, 그들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신에 대한 갈구하는 마음이 공통적으로 있음을 인지하면 좀 더 편하게 소통하게 됩니다.”

김 목사는 목회자의 세상 안목을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며 삶에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욕을 먹든 비난을 받든 낮은 자리로 내려가서 그들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주민과 소통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복음에 충실하고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은 개인의 영성이고, 교회는 세상을 향해 항상 눈을 돌리고 그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개척한 지 5주년이 되었는데 공동체를 바라보면 낙담되는 일도 있고, 여러 문제 때문에 지치기도 하지만 공동체를 향한 마음은 하나로 모아지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한다. 또 주민과의 소통으로 조금씩 전도가 되기도 하지만 젊은 신자들이 계속 아이를 낳고 있어서 그것 또한 큰 복이요 하나님의 선물임을 새삼 느낀다고 말한다.
“다들 어렵다고 합니다. 잘 버티며 인내를 통한 은혜를 바라봐야죠.”


●● 14년간 부교역자 사역을 하다가 파트타임으로 사역하면서 자비량목회 준비를 하던 오재호 목사(40, 디자인회사 나음과이음 대표)는 올 한 해 매우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최소한 교회 주변 1km 반경에는 외롭고 힘들고 지쳐있는 이들을 그냥 두지 않고 보듬고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채움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복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추락 중인 가정, 조금만 붙잡아주면 자립이 될 만한 가정, 힘겨운 가정의 환자 등을 SNS를 통해 알리고 협조받아 나누는 사역을 계속해 왔다.

이런 일을 블로그 등을 통해서 협력업체와 교회, 지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재정의 투명성도 공개해 모두가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2만원에서 몇 십만 원까지 형편대로 보내온 돈을 모아 꼭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하여 새 힘을 주고 있는 감동의 사연 역시 함께 공유하고 있다.
오재호 목사는 ‘자비량 목회’가 오늘 이 시대에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는 생각이 사역을 하면 할수록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이 시대에 건강한 목회를 소신있게 하기 원하는 목회자들에게 좋은 대안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오 목사처럼 자신의 일을 갖고 목회하기를 원하는 남자 사역자 4명이 연합으로 공동목회를 시작했다. 디자인, 음향, 상담 등 자신의 일을 갖고 있으면서 목회를 시작했다. 10여 명의 신자들과 함께 하는 이 교회를 통해 주님의 아름다운 일들이 확산되어질 수 있기를 소원하고 있다.


●● 서울 광진구 군자동, 지하철에서 가까운 위치에 ‘시냇가에심은교회’, 카페교회가 있다. 처음부터 기독교 카페임을 표방하고 시작해서인지 기독인 대학생 및 청년, 기독교 단체들의 모임 공간으로 터를 잡았다.
4년 째. 공동체는 커지고 청년들이 많아져 탄탄해졌다. 담임인 구은태 목사가 바리스타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함께 하는 이들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구 목사는 통장 목사로도 유명하다. 목사로서 통장의 역할을 하다보니 군자동 주민들의 실태를 확연히 알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생각이 드는 것은 주민들 사이에서도 힘든 이들을 서로 서로 돌보려는 마음들이 있는데 교회들 사이에서는 그런 모습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저도 목사지만 목사가 참 바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형님이 어려우면 동생이 돕고 동생이 어려우면 형님이 돕는 게 자연스러운 것인데, 자기 교회만 괜찮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하나님 입장에서 보면 참 바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비신자들 눈에는 또 어떻게 보이겠습니까.”

지역을 섬기고 있는 목회자들끼리도 서로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내니 그들의 형편을 함께 긍휼의 마음을 갖고 나누고자 하는 마음들이 어디 가당키나 하겠냐는 것이다.
카페교회의 특성 때문에 아이들 교회교육에 집중할 수 없는 구 목사는 옆 교회에 아이들을 보내서 함께 하도록 한다. 그 교회 역시 하나님 중심의 ‘형제 교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군자동 지역의 교회들을 하나로 묶어 함께 일단 만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보려 한다. 이런 때 힘있는 교회에서 낮은자세로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모임이 더욱 빛날 것이라는 기대도 해본다.

한편 올 한 해 세월호 사건이 아픔으로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 상황에서 신자들이라면 더욱 진중하게 하나님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구 목사는 말한다. 하나님의 성품인 긍휼의 마음이 없으니 자기 교회만 신경 쓰이고, 어렵고 힘겨움에 고통당하는 이들과 작은교회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노인정이나 고아원 등 어려운 곳에 가서 돕고 생색내기로 사진 한 번 찍고 하는 것은 세상사람들도 다 하는 일입니다. 교회는 보이지 않게 먼저 작은교회와 함께 가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어쩌면 ‘부흥’이라고 말하는 외형적 숫자 늘리기보다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제들인 지역 목회자들끼리 이름도 모르고 멀뚱거리며 소 닭 보듯이 쳐다보며 경쟁의식을 갖지 말고 분쟁을 멈추고 주님 안에서 지체라는 의식을 확산시켜 나간다면 지금 교회에서 추구하는 전도와 부흥은 하나님의 손에 이끌려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자기 교회에 유익이 되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신경 쓰지도 않으려 하지 말고 어찌하든지 하나님의 긍휼의 마음으로 연합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 마음을 보이는 자에게 주님은 주님의 뜻을 이루는 복을 더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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