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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통해 본 한국교회 속살"아버지의 삶 통해 밝힌 한국교회의 구조적 문제
정찬양 기자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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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6호] 승인 2015.01.15  11: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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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의 딸>박혜란 지음/아가페북스 펴냄

“아버지가 한국 교계에서 천사의 대우를 받으시는 것이 저희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박혜란 목사가 자신의 아버지인 고 박윤선 박사(1905~1988)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이다. 책은 박 박사와 김애련 사모 사이에 3남3녀 중 둘째 딸로 태어난 박혜란 목사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추하며 작심하고 아버지의 모순된 삶을 드러낸 것으로 충격을 던져준다.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원로)의 추천사처럼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노골적이고 상세하다.

한 목사의 가정에 숨겨진 아픈 이야기, 그것을 그 가정의 아픔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목사가 한국교회로부터 존경받는 신학자이며 한국교회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라는 점이다.

고 박윤선 박사는 한국교회로서는 처음으로 1979년에 신구약 성경 주석을 완간함으로써 오늘에 이르기까지 칼뱅주의를 한국 땅에 정착시킨 주요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그러나 딸의 눈에 비친 그는 ‘하나님의 일’이라는 미명 아래 자신의 공부와 신학 연구, 가르침을 위해 아내와 자식들을 처절하게 희생시킨 무자비한 아버지였다. 저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모습과 오버랩 되어 하나님 역시 무자비하고 냉혹한 분으로 각인된 탓에 ‘하나님=사랑’이라는 신앙을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다고 토로한다.

   
▲ 1949년 왼쪽부터 필자, 요한, 박윤선 목사, 춘자, 김애란 사모, 춘호, 은난.

책이 주목받는 것은 저자가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교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

다. 그가 지적하는 아버지가 갖고 있던 신앙적 약점이자 한국의 보수적이며 복음주의 성향을 지닌 교회가 갖는 약점이기도 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이들 교회를 배경으로 목회하는 사람들은 아버지를 선두로 신본주의와 성경주의를 주창했고, 인본주의를 들러리로 세워 사람이 구원을 받으면 결사적으로 하나님만 위하여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왔다. 이것은 교회의 양적인 성장을 불러왔고, 동시에 목회자들의 권위도 크게 강화시켰다.”

저자의 비판은 계속된다. “목회자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회의 성장을 추구했다. 심지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것과 자신의 권위를 공고히 하는 것을 동일시하기까지 했다”면서 “아버지는 당신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무감각한 분이었다. 이것이 아버지를 순수한 분으로 추앙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으나, 그 본질을 꿰뚫어보면 목회자들의 일그러진 권위주의와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짚는다.

저자가 아버지에 대해 가장 문제시하는 부분은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사랑’을 말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그 은혜를 이웃은커녕 가족과 나누는 데도 무감각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아버지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군신관계로 이해해 죽기까지 ‘충성’으로 일관했던 것을 밝히면서 “하나님을 근본적으로 오해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아버지 곁에 있으면 아버지의 그 일편단심을 감탄하게 되지만, 언제나 ‘죽을 죄인’인 나를 부둥켜안고 나도 불행하고 내 이웃도 불행하게 만드는 불행한 종교인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아버지가 영적인 것과 육적인 것을 둘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 속에서 ‘잘못된 신앙구조’에 갇혀 살았노라고 고발한다. 자신 역시 아버지의 영향으로 죄를 짓지 않는 것에 연연하고 그 잣대를 다른 사람에게까지 적용하며 정죄하기 바쁜 신앙의 틀에 갇혀 지내야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버지의 설교와 기도는 은혜를 누리는 과정이었다기보다 죽기내기로 애쓴 참으로 힘든 모습이었다”면서 “그 모습이 과연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회고하고 있다.
책에는 김애란 사모가 1954년 3월 18일 교통사고로 소천한 후 새어머니와의 골 깊은 갈등 등 다분히 사적인 이야기도 적지 않은 분량으로 담겨있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가 아버지가 소천한지 30년 가까운 오늘에 책을 펴낸 진짜 이유는 에필로그에 담겨 있다. “최근에서야 나는 자유함을 만끽하고 있다. 정죄의 틀에서, 죄 짓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며 사랑받지 못한 상처에서, 그리고 사랑하지 못해 죄책감에 눌려 살던 것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사랑을 마음껏 누리며 살고 있다”면서 “‘사랑하기 때문에 진실을 말한다’(엡 4:15)”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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