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불씨기도회에서 5명의 목사와 권사가 말씀묵상으로 나눈 ‘아프고 진솔한 이야기’

   
▲ 둘째 날 저녁 작은불씨기도회

작은불씨기도회 모임이 1월 13일 오후부터 16일 오전까지 3박 4일동안 경기도 벽제 동광원 헌신관에서 진행되었다. 헌신관은 동광원 창설자 이현필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13년에 지어진 한옥집이다. 이번에 10회째 진행되는 작은불씨기도회. 하나님의 사랑에 불타는 작은 불씨가 되고, 작은 불씨는 모여 뜨거운 사랑의 용광로를 이루게 되리라는 희망을 안고 주최측은 진행하고 있었다.

사랑의 용광로에서 자아가 남김없이 녹아 없어지고, 오직 주님의 사랑과 빛으로 충만한 순수한 영혼이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영적 예배의 체험이 되기를….

작은불씨기도회는 전북 장수의 지지리에 있는 바위목 피정의집(예수의소화수녀회)에서 수녀들과 말씀묵상원 윤공부 목사(예장통합), 떼제공동체 출신 장경선 수사가 2010년 10월 첫 모임을 가진 이후 1년에 두 차례(겨울, 여름) 계속되고 있다.

6시에 기상, 아침 기도회 및 식사 이후 8시 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거룩한 독서(렉시오 디비나-성경 읽기, 개인 침묵)의 시간을 갖고, 11시 30분부터는 기도회 그리고 오후에는 렉시오 디비나 후 조별 그룹 모임을 가졌다. 저녁 식사 후에는 한 시간 정도 저녁기도회를 가졌다. 찬양과 말씀 교독, 기도회로 조용하게 진행했다.

아래 내용은 15일 오후 렉시오 디비나의 조별 그룹 모임인 3조에서 6명이 허심탄회하게 나눈 내용이다. 윤공부, 김명옥, 설은주, 지철수, 박영림 목사와 홍은혜 권사 등 6명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14일과 15일 렉시오 디비나의 성경 본문은 요한복음 21:1~19절, 마태복음 16:13~28절이었다.
<편집자 주>


✚ 갈 2:20 졸업 못한 목사

I 지철수 I 말씀 묵상을 하면서 ‘지 목사야’ 하는 것으로 들렸다. 그러나 ‘너는 내게 걸림돌이다’라는 음성을 이어 들었다. 아직도 저는 갈라디아서 2장 20절을 졸업하지 못했다. 바울은 이렇게 살았는데, 이 말씀에서 통과해야 하는데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장애물’이라고 말씀하시는 듯 했다.

I 윤공부 I 장애물까지 포용해야 한다. ‘그것까지 합해서 나다’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나도 낙심을 많이 한다. 그러나 힘을 얻는 것은 하나님은 이 모습 이대로의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이다. 나는 하나님의 것이다. 나 자신이 하나님의 것인데, 그것을 내가 우습게 여기는 것은 안 된다. 루터 역시도 ‘믿음’으로 가능함을 최종적으로 알지 않았나.

하나님은 이런 나를 사랑하신다. 하나님의 은총이 임하니 기쁨인 것이다. 내가 내 것이 아니다. 육신에 속한 것과 세속적인 것은 다르다. 우리 몸은 성령의 전이다.

   
▲ 창설자 이현필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지어진 헌신관

남원 김 원장의 얘기를 들었다. 이현필 선생을 따르던 얘기가 아니라 자기 러브스토리였다. 김 원장을 따르는 이가 있었는데, 한 번도 데이트에 응하지 않아 결국 남자가 결혼했단다. 그런데 그 아들이 매달 후원금을 보내주고 있다고 하더라. 결론은 이현필 따르는 이들이 많았는데 십자가만 바라보았다는 것이다.
내가 내 자신을 보면 죄인이라는 고백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나를 위해 하나님이 함께 하고 계시다는 사실에서 힘을 얻는 것이다.

I 지철수 I ‘네가 나의 장애물’이라는 말씀을 들으면서 나 자신의 편력을 보았다. 예수 믿고 술 담배를 끊고 또 포기하며 예수를 추구했는데, 하나님의 베풀어 주신 은총으로 살았는데…. 내 모습은 아직도 너무 미흡하다. 그런 나를 들어쓰심에 감사할 뿐이다.

I 윤공부 I 한기동 목사가 템플상 받을 때 ‘나는 신사참배를 한 자인데, 그런 나를 들어쓰시는 하나님’이라는 고백을 하더라. 신자는 거기까지 말해야 한다.

I 지철수 I 알겠다. 갈 2:20의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는 말씀을 이뤄가야겠다는 결심을 더한층 하게 된다.


✚ 삶이 곧 주님 향한 고백이 돼야

I 윤공부 I 결심을 해도 소용 없을 것이다(웃음). 내가 하는 일 하나님이 신경 쓰지 않는다. 모든 욕을 다 갖다 붙여도 부족한 것이 나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해주시는 것이 내 힘이다. 이런 고백은 너무 소중하다. ‘이런 나를 사랑하겠다’까지 가야 한다.

어제 말씀에서 ‘주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요 21:7)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사실 잘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마 16:15)는 말씀이 와 닿았다.

우리 삶의 현장에서 내가 사기꾼 노릇하고 있으면 예수님을 사기꾼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삶 그 자체가 고백이더라. 내가 정욕에 사로잡혀 살면 예수님이 창녀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입술의 고백만이 아니라 삶 그 자체가 예수님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내가 현재 불의하게 산다면 그것은 곧 예수님을 불의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낮에 기도회 하고 나서 많이 울었다. 내 삶이 곧 주님을 향한 고백이 돼야 한다. 목회자가 말은 그럴 듯한데 돈, 권세의 싸움에 연연하면 예수님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I 김명옥 I 그리스도인의 삶이 여전히 답지 못해서 그렇다. 그 말만큼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신자들은 목회자의 말보다는 인격에 존경하는 마음을 갖는다. 삶에서 말씀이 증거되지 못하면 메시지 전달이 잘 안 된다.

I 윤공부 I 하두 내가 엉터리로 살아서 그런지 가슴에 와 닿아 눈물이 나더라.
I 김명옥 I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읽고 또 읽었다. 그중에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을 생각하는구나’ 하는 말씀에 멈춰섰다. 멘붕 상태가 되었다. 묵상 중에 내 생각을 내려놔야 한다는 마음을 자꾸 주셨다. ‘내 생각이 어때서요?’라고 항변이 나오더라. 하나님이 나를 왜 이곳에 보내셨는지…잘 알지 못하겠다.

I 윤공부 I 베드로가 환상을 보지 않았으면, 이방인에게 복음이 전해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도행전 15장에서 베드로가 바울의 입장을 지지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처럼 틀을 깨는 기준은 사랑이다. ‘하나님이 마침표 찍은 곳에 사람이 물음표를 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아무리 신앙이 보수 정통이라도 성령의 사랑이 없으면, 사랑의 교리가 허물어지면 죽은 믿음과 같다.

   
▲ 동광원 분원인 벽제 동광원


✚ 나 자신이 장애물임을 본다

I 김명옥 I 지 목사님, 양에게 생수를 먹이시겠다는 마음, 그 마음이 참 대단하시다.

I 윤공부 I 성령의 만남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사랑이 제일이니까. 내 교파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지체된 공교회, 우주적인 교회로서의 모습을 갖춰갔으면 좋겠다.

I 홍은혜 I 어제 말씀(요 21:1~19)에서 ‘나를 따르라’ 하셨고, 오늘은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으로 연결되니 예수님의 제자로 저를 부르시는 것임을 깨달았다. 이제까지 나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하며 저는 소명을 찾고 있었다. 저는 죄책감이 많은 사람이어서 넘어지기 일쑤다. 어제 말씀 속에서 ‘나를 따르라’ 하실 때는 풀리지 않아 많이 다운돼 있었는데, 오늘 방법까지 알려주시니 찬양이 터져 나왔다. 그러면서 ‘하나님, 저는 자꾸 넘어지네요’라고 기도하며 예수님을 따르려는 것에 나 자신을 비롯해 장애물이 나타나면 ‘사단아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장애물이다’라고 과감하게 제압할 수 있게 되었다.

I 지철수 I 사실, 홍 권사님은 장군 부인으로서 목사님들이 ‘장군님, 장군님’ 하는 것을 맘에 안 들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기세가 만만치 않다고 들었는데, 장군 아내로서 힘든 부분이 무엇이었나.

I 홍은혜 I 장군 이전에는 아주머니였다가 호칭이 자연스럽게 사모님이 되고, 노는 물이 다르게 되더라. 자기도 모르게 지배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되었다. 저 자신을 보면서 큰교회 목사님들도 마찬가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에게 아직도 그 모습의 잔재가 있는 것 같다.

I 지철수 I 그렇지 않으세요. 권사님도, 장로님도요.

I 홍은혜 I 남편이 장군이 되었을 때 저희 부부는 장군 옷은 ‘잠깐 입는 옷’이라고 생각하자고 얘기했다. 교만한 마음이 배이지 않도록, 심령에 교만한 마음이 자리하지 못하게 빼는 것이 지금까지 힘든 부분이다.

I 윤공부 I 높은 자리, 그 자리에 있을 때가 곧 위기인 것 같다. 그런 위기와 탐심이 올 때 ‘까불지 마 사탄아,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라고 담대히 물리쳐 사탄에 걸려 넘어지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이 있어야 제자로서 제대로 살고, 사탄도 물리칠 수 있다.

I 박영림 I 묵상하는 가운데 ‘너는 사랑만 하라’고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이세종 선생의 ‘파라 파라 깊이 파라’고 하신 말씀이 더 절절히 와 닿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성령체험을 했는데, 죄가 줄줄이 나오더라. 많이 우니까 속에서 기쁨이 되더라. 많이 운 사람이 축복받은 자인 것 같다.

I 설은주 I ‘사탄아 물러가라’는 말씀을 들으면서, 하나님의 계획보다도 사람의 일을 너무 많이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어 계속 찔림과 경고가 되었다. 크리스천이라면서 이기적이고, 비성서적이고, 싸움닭처럼 옹고집을 부리는 우리의 모습이다. 예수님을 요술방망이로 여겨 자기 출세나 명예 통로로 삼으려는 모습들이 얼마나 많은가. 한국교회의 모습이 슬픔으로 다가온다.

- 참석자들은 말씀 묵상과 나눔에 이어 주님을 찬양하면서 2시간여 동안의 말씀 시간을 마무리했다. 저마다 얼굴에는 감사의 마음과 또 하나의 숙제를 안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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