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부터 20세기까지 2천년 선교 역사, 인물 중심 추적

   
▲ <선교사 열전>
루스 터커 지음/오현미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과정과 결과는 전혀 달랐던 한국과 일본, 선교 역사에서 가장 큰 수수께끼로 꼽히는 두 국가 사이의 대조적인 모습. 그 이유가 뭘까?

<선교사 열전>은 초대교회 바울의 선교에서부터 20세기 제3세계에 이르기까지 2천 년 선교 역사를 인물 중심으로 추적한 책이다. 기독교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도운 인물들을 다루며 선교사역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책에서는 각 지역별, 시대별 선교 현황의 특징을 서술하고, 당시 활동한 인물들과 그들의 사역을 설명함으로써 세계 선교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게 꾸몄다.

1983년에 출간된 후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책으로 출간 20주년을 맞아 전면 개정한 증보판이다. 증보판에서는 특히 근현대 부분이 보강돼 새로운 자료들과 함께 20세기 말 선교사들의 모습까지 엿볼 수 있게 했고, 아펜젤러, 언더우드, 알렌 등 한국에 복음을 전한 초기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수록했다.

아무래도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우리 나라의 선교역사를 다룬 부분이다. 저자는 한국과 일본의 기독교에 대한 대조적인 반응을 통해 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드러나는 차이점은 한국교회의 경우 1865년 R. J. 토,마스 선교사를 시작으로 선교 역사 속에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일본은 이보다 앞선 1850년대부터 선교가 이뤄졌음에도 현재 1%의 낮은 복음화를 보이는 것이다. 토마스 선교사는 처음 한국을 찾은 후 이듬해 미국 선박 편으로 다시 왔다가 한국인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한참 후인 1884년 비로소 상주 선교사들이 한국을 찾은 것으로 따지면 한국은 일본 선교보다 훨씬 뒤에 본격화되었다.

한국의 선교는 어떻게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이것은 기독교 신교보다 훨씬 먼저인 1784년부터 한국에 들어온 로마가톨릭을 한국 사회가 격렬하게 반대하고 핍박했던 반응과도 대조되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이에 대해 한국의 고유한 특성과 기독교 신교 선교사들의 전략을 이유로 꼽고 있다. 즉, 1888년 엘리엇 그리피스가 쓴 글에서 ‘한국인들은 열렬한 신자를 기다리는 종교가 없는 그런 독특한 민족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부분을 인용, 당시 유교는 정부의 법률 행위와 의전을 담당했고, 불교는 수세기동안 소외당했으며, 샤머니즘은 널리 퍼져있긴 해도 사회를 통합시키는 하나의 힘이 되지는 못했다고 진단한다. 때문에 다른 나라의 경우 선교에 있어 기독교와 타종교 간의 충돌이 주요 쟁점인 반면 1885년의 한국에서는 이것이 전혀 논점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선교사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얻은 한 가지 이유는, 신(God)을 일컫는 말로 ‘하나님’이라는 한국어를 사용함으로써 가톨릭이 중국어를 차용했던 잘못을 피해갔다고 보았다. 또한 1890년 중국에서 사역하던 베테랑 선교사 존 네비우스가 서울에 들어와 자치, 자립, 자전의 선교 방식으로 한국인 나름의 교회를 발전시켜 가도록 한 ‘네비우스 선교 정책’도 한국 고유의 기독교 세력을 성장시켜 가는 데 주요한 요인이었다고 평했다.

그렇다면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저자는 일본의 대다수 초기 선교사들은 각 교파 본부에서 일본에 자기 교파를 이식하기 위해 파송한 이들이었던 점에 주목한다. 저자는 “일본 기독교를 설명할 때 가장 흔히 하는 말 중의 하나가, 일본 기독교는 진정한 일본 기독교가 아니라 서양 기독교라는 것”이라면서 “정치 상황이 달라서든 ‘개척’ 선교사들의 경향이 달라서든 혹은 ‘네비우스 방식’을 광범위하게 적용하지 않아서든 일본의 교회 성장은 매우 더뎠고, 신앙을 고백한 그리스도인 숫자가 전체 인구의 1퍼센트를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짚었다.

저자가 선교사들을 그리는 정직한 초상과 평가로 인해 생명을 내건 그들의 희생과 열정을 배우는 한편 그들의 실수에서도 교훈을 얻도록 이끈다.

정찬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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