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에 충북 옥천에 땅 일구며 시작, 영성있는 삶 살아내기의 몸부림

윤뵈뵈 원장을 비롯 8명의 독신 수도사 주변으로 신자들이 찾아오다
10년간은 외부와 단절, 그후 영성 강론의 문 열자 입소문 타고 방문
욕구를 가라앉히고 그리스도의 오감과 빛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도와

 

   
▲ 윤뵈뵈 원장

세상은 날이 갈수록 아름다워지지 않고 더 험악해져가는 분위기다. 이런 속에서 하나님이 빚으신 속성으로 더 깊이 나아가려는 이들이 있다. 윤뵈뵈 원장이 이끄는 나실인 수도원의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윤뵈뵈 원장의 ‘예수님 강의’를 듣던 사람들 한두 명씩 수도원 인근으로 이사 오고 함께 예배를 드리는 데 합류하기 시작, 현재 충북 옥천군 안내면에 위치한 ‘나실인 수도원’에는 독신 수도사 8명(남자 2명, 여자 6명) 외에 가정을 가진 장년 60명의 신자들이 함께 하고 있는 독특한 수도원이다.

수도사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일반 신자들이 왜 이곳에 모여들었을까. 윤뵈뵈 원장 수녀의 이야기부터 해야 할 듯싶다.

✚ 굴 속 수도 8개월만에 찾아온 은혜

윤뵈뵈 원장은 올해 69세다. 수도원 원장이 되기 전에는 사회에서 선생 6명을 두고 13년간 학원을 운영했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지만 예수님을 바르게 좇아가는 것일까 하는 회의가 계속해서 들었다. 처음 만났던 그 주님으로 채워지지 않아 고민했다. 목회자들을 찾아가기도 했지만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너는 일등 신자’라며 위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목사님이 ‘썬다싱’ 전집을 갖다 주어 읽기 시작하는데, 생수가 터졌다. 주님을 위한 전폭적인 희생.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으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목사님은 또 얼마 안가서 ‘프랜시스’ 생애의 책을 갖다 주었다. 읽으면서 이 정도로 희생하지 않고 어떻게 주님을 믿는다 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에 갖다 준 책이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라는 책이다. 이 책이 결정타였다.

“예수님이 옆에 서 있는 것 같았어요. 그 책들을 대하면서 그래 그래 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썬다싱, 프랜시스, 토마스 아 켐피스 이 세 사람이 저를 교훈해준 분들이에요. 주님 나라에 가면 꼭 인사해야 할 분이죠.”

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학원을 정리했다. 주님께 헌신하는 삶을 위해 4명의 자매가 마음을 같이 했다. 이 뜻을 전해들은 기독교(신교) 수도원인 은성수도원 당시 원장이었던 엄두섭 목사는 수도원 전통이 필요하다며 이들과 함께 하기를 원했다. 그리고 4명이 착복식을 했다. 그러나 그곳은 외부인들이 너무 많이 와 조용히 수도하기가 쉽지 않았다.

1년 만에 그곳을 나왔다. 4명은 사람들이 없는 사막으로 가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아 굴을 파고 들어갔다. 굴에 들어가 8개월을 살았다. 모든 세상의 것을 포기하고 원하던 굴속으로 들어가 있으면 축복이 될 줄 알았는데 하루하루가 죽을 것 같이 힘들었다. 곰팡이가 옷 속에 슬었고 벌레들도 득실거렸다. ‘주여, 내가 죽는 것 같습니다’라는 울부짖음이 계속됐다.

하루에 한 번 물과 한 끼 식사를 배달해주는 사람이 올 때만 기다렸다. 그 사람이 오면 그 길로 함께 내려가리라 다짐했지만 웬일인지 말이 나오지 않아 미루고 미룬 것이 7개월이 됐다. 겨울이라 잠도 오지 않고 춥기는 얼마나 추웠는지….

그런데 역사가 일어났다. 무거운 중량이 떨어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 성령의 은총으로 자유자재한 기쁨이 찾아왔다. 굴 속에서 비로소 뼈저리게 체험했다. 주님을 사랑한다고 한 것이 얼마나 육체적이었는가를…. 윤뵈뵈는 굴 속에서 나왔다. ‘어떻게 하면 주님을 사랑하는 것인가’ 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 나실인수도원 주일예배

 

✚ 예수 반듯하게 믿어

1988년 현재의 이 곳에 왔을 때는 화전민이 일구던 밭이었다. 엉겅퀴로 무성해 있었다. 2400평의 땅을 사고 텐트 치고 살면서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을 추구하며 10년을 조용히 살았다. 어느새 독신 수도사는 8명으로 늘었고, 3가족이 함께 하게 됐다.

영적으로 충실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외부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30년간 살기로 다짐했다. 세상의 크리스천들은 여러 모양으로 주님을 섬기는 대신 이들은 주님의 마음을 알고 사랑하는 데 주력했다.

그런데 10년간 외부와 단절하고 수도의 삶을 추구하면서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외부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집회 시간을 공개했는데, 꾸준히 몇 십 명씩 오기 시작하더니 수년간 사람들이 6천여 명에 달했다.

“무슨 강의를 하길래 그러냐고요? 예수를 반듯하게 믿어! 라는 얘기죠. ‘깨끗한 예수님’이 너무 좋다고들 합디다.”

목포, 부산, 서울, 인천 등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곳 옥천으로 이사와서 생업에 종사하면서 수도원 주변 동네에 살기 시작했고, 근래에는 수도원 인근에 별도의 집을 마련해 살고 있는 이들이 60여 가정에 이른다.
그 중에는 강의를 듣고 ‘이 길이다. 예수 믿는 도는 이것이다’라며 형제 3명이 이 수도원에 들어왔다. 한 명은 수사가 됐고, 나머지 두 명은 재가수도사로서 공동체의 일원이 됐다. 또 농촌선교사로 가겠다고 상담하러 왔던 한 형제에게 ‘당신 자신에게 선교하라’고 말하자 그 길을 포기하고 수도의 삶에 헌신해 수사가 된 이도 있다.

민수기 6장의 ‘구별하여 드린 사람들’이라는 뜻의 ‘나실인’과 같이 살기 위해 자신의 삶을 온전히 하나님께 바치겠다고 서원한 수도사들. 수도원의 수련 기간은 5년이다. 예비 수녀와 수사는 이 기간에 소명을 받았다고 결심이 서면 종신 서원을 한다.

✚ 왜 열광 하는가

10여 년간 나실인수도원의 윤뵈뵈 원장은 4월부터 12월까지 외부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집회를 했다. 작년까지 1년에 280일을 영성 강론을 할 정도로 1년에 2회는 큰 집회를 한다.

강의는 특별하지 않단다. 다만 내용이 좀 다를 뿐이다. 기도의 정의, 주기도문, 내면기도 등의 핵심을 설명한다. 많은 이들이 내면에 가지고 있는 욕구를 가라앉히고 사람의 인격이 창조될 때 형성된 오성과 오감이 그리스도의 오감과 빛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빛이 들어가니 양심이 조명되고 이성으로 판단하여 성령이 전체적으로 통괄하게 한다. 그 다음에 성경에 비춰서 비뚤어진 부분을 조명한다.

“사람의 기본이 비뚤어져 있습니다. 예수님은 영생과 관계가 있지 물질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인격 없는 신령함은 미신입니다.”
윤 원장은 성경에 무식한 자신을 발견했다. 많이 읽는다고 다가 아님도 깨닫게 하셨다. 하나님의 심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윤 원장은 ‘신자들이 식구같다’고, 그래서들 수도원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원을 일굴 때 칡뿌리 먹고 살 각오로 임했는데 동네 어른들이 표고버섯 재배를 권했다. 자급자족을 위해서도 꼭 필요했던 일이다. 그래서 수도원 식구들이 시작했지만 중간의 장사치가 떼먹어서 망하기도 했다. 경험을 살려 다시 수도원 식구들 힘으로 했는데 잘돼서 7천만 원을 벌었다. 그 돈은 고스란히 교회 본당을 짓는 데 사용했다. 재료값만 주면 형제들이 손수 집을 지었기 때문에 그 돈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본당을 지은 후에는 가르치던 제자들이 식당건물을 지어주고, 판사 부부가 본당 바로 옆 집 짓는 것을 후원해 주었다. 주님이 주시기 전에는 무리해서 건물을 짓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하나 둘 자연스럽게 건물이 마련됐다.

“영적인 부분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은 게 문제가 됐듯이 오늘의 신자들도 성령을 훼방하지 않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죄를 지을 수 있는 가능성에 경계를 쳐서 철저히 배제해야 합니다.”

인터뷰 중간 중간에 신자들이 찾아오자 눈인사, 머리인사를 건넨다. 그러더니 한 청년에게는 ‘주님 놓치지 마라. 순간순간 주님을 놓치면 안 된다’며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이어야 함을 강조하는 대화는 마치 부모와 자식 간의 모습 같았다.

   
▲ 교회 십자가

✚ 영혼의 공허, 예수로 채우라

윤 원장에게 한국교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물었다.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주님과 대화하고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한 것에서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윤 원장은 영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예수로 채워지지 않으면 영혼의 공허를 느끼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더 갈망하는 자가 있고 그렇지 않은 자가 있습니다. 목회자한테서 그 갈망을 채우려 하지만 그건 개개인이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막과 광야 같은 이 세상에서 생수가 나고 꽃이 필 수 있는 것은 예수님과 함께 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예수님과 함께라면 사막이나 광야 그 어디라도 상관이 없습니다.”

오늘의 한국교회 한복판에 자리잡은 사욕(私慾)을 거둬내고 ‘주님을 침노’하며, 예수님의 희생과 겸손 등 성령의 9가지 열매 실현을 좇아 살아야 한다고 윤 원장은 강조했다.

“예수와 우리는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어요. 그러니 같은 속성이 있겠지요. 거룩성, 거룩한 삶을 살고자 침노해 들어가야 합니다. 현실의 여러 가지가 버겁고 힘겨울 수 있지만 사랑의 힘이면 가능합니다.”
누가 옮겨주지 않으면, 휠체어가 없으면 거동이 불편한 그녀는 열 번 다시 태어나도, 장애가 아닌 멀쩡한 육체의 삶을 가지고 살아도 주님께 순결을 바치는 이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한다.

“한 군데도 흠모할만한 구석이 없는 악조건이 오히려 주님만을 사랑하게 되는 조건이 됐습니다.”
수술하면서 신경을 건드려 열여덟 살 때부터 두 다리를 사용할 수 없는 윤 원장은 1척밖에 되어 보이지 않지만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힘은 9척 장신보다 커보였다.

주일예배 인도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올해까지만 외부집회를 하고 윤 원장은 다시 예전에 주님과 깊은 시간을 보냈던 그 8개월 은둔의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나이가 들어 힘이 더 약해지기 전에 완전히 주님만 바라보며 온전히 주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주님의 소원인 동시에 자신의 소원이라고…(http://cafe.daum.net/kmybb).

양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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