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가을, 대학생들을 주축으로 서서히 일기 시작한 컴퓨터 통신 열풍을 스크린에 옮겨놓은 ‘접속’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극중 전도연이 한석규와 채팅을 하다 “나는 눈물이 안 나요”라는 말에 한석규의 “안구건조증인가보군요”라는 대사 이후 ‘안구건조증’이라는 병명이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하지만, 실제 안구건조증으로 안과를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오히려 눈물이 더 난다고 호소한다.
우리가 눈을 부드럽게 떴다 감았다 하는 것은 눈을 얇게 덮고 있는 눈물의 층이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물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세 가지 중요한 성분이 첨가되어 있어 눈의 표면을 부드럽게 덮어 보호하고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세 가지 성분은 제일 안쪽이 점액층, 다음이 수분층, 마지막이 지방층이다. 자동차 엔진오일이 적을 때 고장이 나듯, 우리의 눈도 눈물생산이 줄어들거나 눈물 층의 균형이 깨질 때 역시 병이 발생한다. 이를 ‘안 건조증’ 또는 ‘건성안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안구건조증’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이다. 눈물층의 조화가 깨어지면 각막에 상처가 나 눈이 아프고 햇볕에 나가면 눈이 부시는데 오후에는 더욱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안구건조증을 앓은 사람들은 대부분 눈이 충혈되고, 따갑거나 또는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을 느끼지만 정작 환자들은 눈물양의 부족이 원인인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통계학적으로 안구건조증은 중년기 이후 여성이나 내분비 이상이 있는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특히 신경이 예민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경향도 있다. 그 외에 약물을 잘못 복용하거나 눈가의 염증 또는 과다한 문신, 콘택트렌즈의 장기 착용, 비타민A 부족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장시간 독서를 하거나 TV와 컴퓨터 모니터를 오래 주시하고 에어컨과 선풍기, 히터 등에 노출되는 것은 눈에 좋지 않다. 또한 건조한 밀폐공간은 물론이고 머리염색도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심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피해야 하는데 일단 안구건조증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자.
안구건조증은 충혈, 통증, 눈부심의 증상 때문에 만성결막염, 알러지성 결막염 등과 종종 혼돈되기도 하는데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역시 눈물분비 검사와 눈물 표면 형태의 자세한 관찰이 필요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눈물양과 눈물 성분에 대한 정밀검사도 요한다. 치료는 인공누액을 자주 점안하는 것이 대표적인 치료방법이다.
일단 안구건조증이 확진되면 건조하거나 밀폐식 난방장치가 된 건물에서는 가습기를 틀어 공기의 습도를 올려주고 인공누액을 수시로 넣어주어야 한다. 심한 경우에는 눈에서 눈물이 내려가는 길을 막는 누점폐쇄술이나 눈물이 눈에 오래 고여 있 게 하는 누소관폐쇄술 등의 수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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