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모두가 ‘홀로 하는 NGO’ 되도록 뛰는 재능기부매니저 세상의 변화와 교회의 신뢰 회복, 작은 불씨들이 행동할 때 가능

 

 

 

▲ 임민택 대표

[ 홍 길 동 ]
당신 하나면 충분합니다.

 

 

 

문화를 통한 사회공헌을 목표로 설립된 NGO ‘홀로하(hoLoha)’ 대표 임민택 집사(45, 선한목자교회)의 명함은 앞면보다 뒷면이 더 중요하다. 명함을 건네기 전에 얼른 뒷면의 공란에 상대방의 이름을 적어 주는데, ‘당신 하나면 충분합니다’라는 글귀 위에 내 이름이 적힌 명함은 그대로 나의 존재 가치를 알아주는 소중한 선물이 된다.

‘당신 하나면 충분합니다’라는 구호는 임 집사가 홀로하를 진행해온 3년 전부터 모두가 소중한 존재인 것을 인식하도록 운동처럼 펴온 것으로 요즘은 ‘행복거울’ 프로젝트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경제 10위를 자랑하지만 OECD 국가 중 10년 간 자살률 1위인 부끄러운 현실, 행복거울을 통해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일깨움으로써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를 10% 올려 극단적인 선택을 방지한다는 소망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 복지센터, 미혼모 쉼터, 청소년 쉼터에 설치한 데 이어 각 곳의 거울에 △당신하나면 충분합니다. △괜찮아, 잘 될 거야. △오늘도 감사합니다. △당신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오늘도 힘내자! 등 행복문구 스티커를 붙이고 그것을 보는 이들에게 작은 행복과 위로가 전해지길 바라는 것이다. 누구나 하루 한 번 이상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그날을 행복으로 채워가고 그런 행복들이 쌓여 더 큰 행복으로 나아가는 힘이 되어주길 소망하고 있다.

■ 감동이 세상을 움직인다

‘홀로하’는 희망(hope)을 사랑(Love)으로 전함으로써 사람들을 행복(happiness)하게 만드는 NGO로, 문화를 통한 사회공헌을 목표로 설립됐다. ‘사랑’의 약자를 대문자로 표현한 것은 사랑의 위대함과 헌신의 어려움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홀로하’는 이처럼 세 가지 단어를 조합한 것이지만 말 그대로 임민택 집사가 ‘홀로 하는 NGO’이기도 하다. 하지만 홀로하 홈페이지(www.holoha.org)에는 반짝반짝한 기획으로 진행된 갖가지 행사와 동참한 연예인들의 사진 그리고 그 후속 기사들로 가득하다.

“도움이 필요한 곳을 보면 머릿속에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방법이 떠올라요. 그것을 기관이나 단체, 기업, 인사들에게 제안합니다. 물론 저는 기획만 할뿐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감동’이 전해질 때입니다.”

그동안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는 ‘꿈 프로젝트’, 우리 사회의 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는 ‘채움 프로젝트’, 6.25 한국전쟁 참가자와 그들의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는 ‘리멤버(remember) 프로젝트’ 등으로 다양한 일들을 진행한 데 이어 이번에 ‘행복거울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무균병동에서 병마와 싸워야 하는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도서관을 마련해주기 위한 연예인 자선 골프대회, 다문화장애인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바자회, 평균나이 72세의 주민 3명만이 살고 있는 섬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전시회와 공연을 갖기도 했다.

왜 그는 남 좋은 일에 발 벗고 나서는 걸까?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가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잖아요. 우리가 행복할 때 하나님도 행복하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려움에 처한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그 일에 더 많은 사람들이 불씨가 되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하다 ‘홀로하’ 이름을 만들고 도메인을 등록했어요.”

홀로하는 몇 가지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어느 누구도 홀로하의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금전적인 대가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임 집사를 비롯해 각자가 직업을 가지고 그때그때 프로젝트에 따라 팀을 구성해 미션을 완료하면 다시 흩어지는 ‘재능기부’ 형식이기에 고정경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별도의 직업을 갖고 홀로하를 운영하는 데는 군대 제대 후 20대 때부터 IT회사 대표, 기획회사 영업팀장, 식음료 프랜차이즈 회사 경영, 기자 등 다방면으로 쌓은 경험과 인맥의 도움이 컸다. 임 집사는 자신이 대표이기는 하지만 “함께 하는 모든 이들 역시 홀로 하는 NGO가 되는 것”이라며 홀로하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대한민국 모두가 자신이 가진 달란트로 섬김과 나눔에 나서는 날을 꿈꾸는 임 집사는 그래서 자신에게 붙은 ‘대한민국 1호 재능기부 매니저’라는 별명이 싫지 않다.

■ 사랑(감동)을 주지 못하는 교회

임 집사는 근래 1년여 동안 교회 출석을 끊었다(?) 교회뿐 아니라 말씀 묵상이나 기도 등 교회에서 꼭 해야 한다고 배운 것들을 모두 중단했다. 사랑을 말하지만 정작 끼리끼리의 사랑에 빠진 교회들에 대한 실망과 “안하면 어떻게 될까?”하는 호기심 반으로 시작된 일탈, 모태신앙인 그가 마흔 중반에 신앙 사춘기를 격하게 앓은 것이다.

“성경에는 없는데 교회 안에서는 진리인 것처럼 자리하고 있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주일 교회 출석, 헌금, 성경 읽기를 그만두고 심지어 기도 시간에도 눈을 뜬 채 멀뚱멀뚱 다른 사람들을 쳐다봤어요. 처음에 교회 안 나갈 땐 마음이 불편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유하더라고요.”

임 집사가 출석하는 교회는 규모도 크고 한국에서 건강한 교회로 정평이 나있었다. 하지만 교회 산하 비전연구소 위원으로서 ‘우리 교회는 사랑으로 소문난 교회인가?’ 주제로 연구한 결과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소문이 난다는 건 밖으로부터 그렇게 인정받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교회 옆에 있는 주민센터 복지과에 찾아가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을 물으니 복지과 직원이 “교회에서 도와주기 위해 온 건 처음”이라며 놀라는 게 아닌가.

자신의 교회뿐 아니라 전국 800여 교회를 통해 보게 된 한국교회의 현주소에 대해, 그리고 교회다움으로 서기 위해 이 땅의 교회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교회에서 발표할 뿐 아니라 <주님께서 찾으시는 16번째 교회>라는 제목으로 책으로도 발간했다. 많은 호응을 얻었고 변화를 위한 시도도 있었다. 물론 책을 펴낼 때는 어느 정도의 비판은 예상했지만 한 목회자의 원색적인 비난은 깊은 상처가 되었다. 이참에 근본부터 흔들어보자는 심정으로 교회 출석을 중단했다. 어떻게 됐을까?

“하나님께서 나라는 존재 자체를 얼마나 사랑하시는가를 느꼈어요. 무엇을 열심히, 잘 해서가 아니라 자녀를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의 성품인 것을 깊이 체험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본질이 아닌 것으로 인해 바쁘게 사는 지도 보았습니다.”

임 집사를 만난 건 그가 다시 교회 출석하기 시작한 지 3주째 되는 때였다. 그는 왜 다시 교회를 찾았을까?

“그래도 가서 배우라고, 교회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배우는 터전이라고 깨달음을 주셨어요. 그리고 오늘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하는데 교회에 필요한 건 아니다 싶을 때 ‘아니오’ 할 줄 아는 성도가 필요하다는 걸 보게 됐어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요.”

교회에 닥친 위기, 임 집사는 그것 역시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보았다. 자녀를 키우면서 잘못할 때 혼내는 건 사랑 때문이라는 것, 자녀의 잘못에 아프게 때리는 건 다시 때리고 싶지 않아서라는 걸 이번 신앙 사춘기를 겪으면서 더 깊이 느꼈다.

임 집사는 이 땅에 교회가 많지만 과연 지역에 사랑으로 소문난 교회인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 기준은 “교회가 다른 곳으로 떠날 때 지역 주민들이 눈물 흘리며 아쉬워할까 아니면 속 시원해할까”를 따져보라는 것이다. 교회가 건물을 세우고 시스템을 견고히 하기 전에, 교회를 알리고 사람을 모으기 위한 ‘전교’에 몰두하기 전에 “이것이 하나님을 행복하게 할까”를 묻는다면 좋겠다고 말한다.

임 집사는 “세상을 바꾸는 일, 교회가 사랑을 회복하는 일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작은 불씨가 되어 움직일 때 가능하다”며 ‘홀로하’를 통해 그리고 자신의 삶을 통해 변함없이 그 작은 불씨들을 일으키는 일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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