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수도원'을 빼앗긴 프란시스 프란시스 수도단이 교황 인노센트 III세에 의하여 인허를 받은 일이 기적에 가까운 파격이라는 것이 당시대의 정서였다. 그러나 교황의 판단은 옳았다. 큰 인물 하나를 역사 기독교 앞에 남기는 동기를 마련한 것이다. 프란시스는 로마 가톨릭을 구원해낼 인물이고, 무엇보다도 기독교의 개혁을 시도하는 그 출발점의 인물이 된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그가 결행한 탁발과 거리 전도는 천년 기독교의 잠을 깨우는 새벽 종소리였다. 프란시스가 수도단을 어느 만큼 수준으로 끌어올릴 즈음, 자료가 정확하지는 않으나 1212년 경일까. 프란시스는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십자군 전쟁터에 찾아갔다. 주변의 사람들이 그를 만류했다. 십자군 전쟁이 1096년도에 발생을 했으니 100여 년간 양측의 출혈도 극심했을 뿐 아니라 그 동기의 견해도 많이 퇴색한 진흙탕 싸움터에 프란시스가 가야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그들 기독교의 상대인 이슬람들은 야만이라 하여 낮추어 보던 기독교 입장이었으니 반대를 하는 이유도 있을 법 했다. 그러나 프란시스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하겠다는 큰 결심을 하였으니 그 누구의 만류도 소용이 없었다. 특히 프란시스의 가까이에서 비판적 지지자 노릇을 하던 추기관(추기경) 우골리노(Ugolino, 후일 그레고리 9세 교황이 된 인물)가 극력 만류했다. 그러나 프란시스는 팔레스타인 여행을 떠났다. 중세 기독교 지도급 인물이 이슬람에게 전도를 나선 것은 프란시스가 처음이라는 견해가 있다. 프란시스는 누구의 만류도 듣지 않았다. 용서받아야할 죄인들이 있는 곳에 그의 자비행은 준비되어 있었다. 프란시스가 팔레스타인 지경으로 갔다가 돌아온 기간은 2년 정도, 그가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또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프란시스가 돌아왔다. 앗시스가 그를 반겨줄 그의 터전으로 왔다. 그런데 이미 왠일인가? 프란시스 수도단은 프란시스를 외면했다. 그가 중동지방으로 떠날 때의 수도단이 아니었다.  추기경 우골리노는 정중하게 말했다. 프란시스여 여기는 당신이 있을 곳이 아니다. 탁발 수도자요 거리 전도자인 프란시스가 우리는 필요치 않다. 이제 우리는 탁발을 하지 않는다. 거리 전도 또한 없다. 전통의 방식은 다시 선택한 것이다. 프란시스는 문전 박대를 당했다. 모든 사정을 헤아리며 그는 현실을 긍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병약한 육신을 이끌고 수도원 구석진 골방을 자청하여 들어갔다. 우골리노도 프란시스를 밖으로 쫓아내는 부담보다 수도원 깊은 골방에 연금시키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프란시스는 나약한 모습을 선택했고, 우골리노는 그런 프란시스를 받아들였다. 어느 만큼의 시간이 지나자, 프란시스는 울적하고 마음이 답답했다. 우골리노에게 뒷산에 나가서 기도하고 싶다고 청을 했다. 그거야 어려울 것이 뭔가, 사람은 씨도 구경할 수 없으니 하루종일 그가 산속에 있은들 걱정이 무엇인가. 우골리노는 기쁘게 허락했다. 프란시스는 날마다 뒷산으로 나갔다. 아무도 사람은 없었다. 벌과 나비, 굴뚝새, 노루와 여우, 낮에는 따사로운 태양, 밤이면 어머니의 품같은 달빛이 그의 위로였다. 그러던 어느날 부터 프란시스는 산새들과 대화가 가능해 졌다. 장난꾸러기 여우와도 말이 통했다. 풀잎들, 미물들과도 친구가 되었다. 프란시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저절로 춤이된 그의 몸이 껑충껑충 뛰었다. 드디어 프란시스는 만물과 더불어 함께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인간들의 간교한 술수가 그의 길을 막는다 했으나 그의 길은 자연과 만물의 세계로 열리는 계기가 되었다. 우골리노 추기경에게 감사해야 했다. 우골리노의 지원자인 프란시스 수도단의 새 책임자인 귀족에게도 감사할 마음이 생겼다. 성자의 길은 아무에게나 열려 있지만 아무나 그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란시스가 교황의 허가를 받은 자기의 수도원을 빼앗겼을 때 교황께 호소할 수도 있고, 수도원 안에 있는 그의 적극 지지자들을 선동하여 제 기반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프란시스는 하나님의 선택에 모든 것을 맡겼다. 사람에게로 갈 수 없는 길이면 짐승들에게로 가서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 자비와 눈물을 전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얻었다.조효근/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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