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독교 신자들의 경우도 십자가의 예수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주님의 노여움을 부르기도 하고 자기 신앙의 열매 맺기에 실패하기도 한다

 

마태, 마가, 누가 복음서마다 이 말씀이 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더냐? 모처럼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하셨다. 제자들은 세상 사람들이 들려주는 대로 말했다.

어떤 이들은 엘리야, 예레미야 또는 그 선지자, 그리고 선지자 중 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는 예수도 이미 알고 있는 민심이었다. 정작 예수께서 궁금한 것은, ‘그럼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에 있었다. 평소 제자들의 성장 속도를 지켜보신 예수는 제자들이 지금쯤은 실력발휘를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을 꺼낸 것이다.

그런덴 늘 제자들 중심에 서서 역할을 잘 해오던 베드로가 주의 말씀과 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일차 답변에서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해서 거뜬히 합격했으나 예수의 메시아 길에도 고난과 죽음의 과정이 있다고 말씀하시니까 ‘그건 말도 안 됩니다. 그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고, 분명히 말하면 미친놈의 잡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라는 식으로 말해버렸다.

베드로는 자기 분수를 외면하고 예수의 언행에 대한 혹독한 평가를 한 것이다. 여기서 베드로의 경솔함이 드러났다. 예수의 반응에서 베드로의 잘못된 행동이 얼마쯤 되는가를 엿볼 수 있다.

‘사탄아! 내 뒤로 물어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지 않고 네 욕심대로 말하느냐’고 사정없이 나무라셨다. 사랑하는 제자에게 ‘사탄아!’라고 했으니 다른 표현으로는 ‘야, 이 뱀 새끼 같은 놈아’라고 하신 것과 같다. 베드로는 예수께서 매우 소중한 교훈으로 여기시는 십자의 도에 배반된 행위를 하고 말았다. 십자가는 생명 재창조의 능력, 인간사회 질서의 회복, 창조세계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시려는 하나님의 단호한 의지가 담겨 있는 유일한 방법론인데 베드로가 그걸 건들이고 말았다.

오늘의 기독교 신자들의 경우도 십자가의 예수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주님의 노여움을 부르기도 하고 자기 신앙의 열매 맺기에 실패하기도 한다. 용이 되어야 할 존재가 이무기로 끝나는 실패의 신앙과 같다고나 할까. 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십자가를 통해 보좌에 오르는 길에 들어서야 할 터인데 그 십자가가 신자들의 무덤이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어떻게 하면 실패를 거두어내고 성공적인 믿음의 길을 심어 천하 만인이 예수의 길에 들어설 수 있을까?

답답한 제자들. 이놈들아! 인자가 이러한 고난을 짊어지고 죽음을 통과해야 한다는 기초적인 사실도 모르는 멍청한 놈들아!

어찌 내가 예수 제자들을 향하여 함부로 욕을 할 수야 있겠는가. 그저 오늘의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믿음의 동반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을 이렇게 하는 것이지. 예수에 걸려서 넘어지지 말거라. 예수께서 너와 나의 길에 걸림돌이 된대서야 말이 되느냐. 조심스런 마음자세로 너는 예수를 누구라 하는지 다시 밝혀 보거라.
/無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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