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건강한 공동체’ 100여 곳-창조적 영성·지역 활동 등 다채롭게 선보여


‘생명평화 교회론’ 심포지엄- “신앙 본질은 내면적, 증거는 사회적이어야”

 

 

 

   
▲ 이은선 교수
   
▲ 송병구 목사
   
▲ 박찬희 교수

“맥없이 교회성장에만 기대어 있다가는
틀림없이 공멸하고 말 것이다.
가장 작은 실천부터 구체적으로
예수운동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작은교회 박람회에 가면?

예수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2015 작은교회 박람회’가 오는 10월 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 이화여자고등학교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3회째 진행될 박람회는 ‘작고 건강한 공동체’를 추구하는 교회와 단체 등 100여 곳이 참여할 예정이다.

작은교회 박람회는 대형교회 성장의 한계가 드러나는 한국교회 상황에서, 복음의 본질과 공동체성을 살리고자 고군분투하는 작은 교회들의 사역 현장이 소개된다.

9월 22일 오전 한국기독교사회문화연구소 이제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생명평화마당 이정배 공동대표(감신대)는 “성서 속 예수가 염려했듯이 이 땅의 교회는 사람들, 뭇 약자들을 위한 공동체이기를 포기했기에 우리는 이번 모임에서도 성숙 없는 성장에 저항하며 평신도의 역할에 주목할 것이고 여성적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한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두 번째 박람회 이후 교파를 막론한 신학대학원 원우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 이는 성장 신화를 포기하고 예수 정신으로 돌아와 교회를 옳게 섬기려는 의지들이 곳곳에서 표출되어 반가웠다”며 “성장을 위해 존재하는 대형교회의 실상과 달리 젊은 목회자들이 이 운동을 통해 복음의 본질과 자존감을 지킬 수 있었다는 확인은 박람회를 시작하면서 가진 소망이었다”고 반가워했다.

방인성 준비위원장은 “박람회가 진행되면서 각 신학대학원도 작은교회 운동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하고자 하는 모습이 있었다”면서 “장신대 신대원에서 미니 박람회를 열었고 사경회 집회도 가졌으며, 다른 신대원에서도 요청이 와서 준비하고 있다”며 박람회가 신학생과 목회자들에게 도전과 도움이 되는 시간이기를 희망했다.

또한 건강한 작은교회는 비정규직이나 잉여목회자 문제도 불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철 조직분과위원장은 “1만 명 모이는 교회 하나보다 100명 모이는 교회 100개가 훨씬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부교역자 역시도 최소한 100명 이상 사역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대형교회 지향이 답이 아님을 역설했다.

이정배 공동대표 역시 “이런 상황으로 가면 70~80%의 목회자는 평생 비정규직 수준에서 살아야 한다”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서 자존감, 신학을 다 버려야 하는 상황들이다”라고 말했다. 목회자로서 망가지지 않고, 자존감을 잃지 않으며 위상을 갖춰가기 위해 어떻게 이 구조를 벗어나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탈 성장, 탈 성직, 탈 성별이 교회 안에서부터 정착되면 사회도 자연스럽게 바뀌게 될 것”이라면서 “건강한 작은 교회들의 이런 창조적 운동이 다양한 목회 활동을 시도하려는 예비목회자들에게 용기과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회째를 맞아 주제별로 소개되는 것 외에 지역교회들이 연대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마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별 부스나 활동을 마련했다.

10월 9일 오전 11시에 ‘여는 예배’로 개막하는 작은교회 박람회는 각 교회 및 단체 100여 곳이 부스 활동 및 주제별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부스에는 △성서연구 △영성수련 △예배 △예전 △교회음악 등 교회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과 △지역운동 △소수자운동 △환경생태운동 △평신도(탈성직)운동 △민주적 교회 정관 △교회 분립 △건물 없는 교회 △청소년 사역 등 지역과 함께 하며 충실한 교회 역할을 하는 교회(단체)의 실상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부대행사로, 작은교회에 적합한 성만찬 예식(예가교회)과 침묵기도(한국샬렘)를 실제로 선보인다. 또 생명평화 공방, 조은샘브라스밴드의 음악 워크샵, 비블리오드라마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마지막 ‘다짐예배’에서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할머니와 활동가들과의 이야기마당도 열린다.

프로그램위원장 정경일 박사(새길문화원장)는 “작은교회들의 내적 움직임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표출될 수 있는지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하며 작은교회 박람회의 소중함을 피력했다.

   
▲ 작은교회 박람회가 올해로 3회째 열린다. 생명평화마당은 9월 22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 신학적 모색-교회론 심포지엄

생명평화마당 신학위원회는 9월 22일 저녁 7시 30분 이화여고 내 이화교회에서 ‘생명평화 교회론 심포지엄’을 가졌다.

이은선 교수(세종대)는 “처음 이 지구상에 그리스도의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우리의 정신적 조상들이 어떻게 애써 왔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면서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고, 구체적인 역사의 현장에서 사람들에게 새롭게 예배드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기 위해 어떻게 죽을힘을 다했는지 구구절절이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만약 우리가 계속해서 각자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예배드리는 기회를 갖지 못하면 우리 삶과 소망도 곧 시들어버릴 것”이라며 “오늘 시대가 영원성에 대한 감수성과 관심을 저버리고 점점 더 타다 남은 재와 썩은 나무처럼 굳어지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의 새로운 교회론에 대한 성찰과 추구는 더욱 간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병구 목사(색동교회)는 ‘왜 작은교회 운동인가’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압축성장의 현기증세와 압축쇠퇴로 인한 자기 분열은 교회뿐 아니라 한국사회도 똑같은 증상을 앓고 있다”며 “압축적으로 이룬 경제성장의 결과 지금 한국사회는 분배도 복지도 제대로 겪지 못한 채 압축퇴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사회의 실상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는 ‘세계 최고의 자살률, 세계 최고의 이혼율,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 세계 최장의 학습시간, 세계 최고 수준의 비정규직 비율, 세계 최고 수준의 사회적 불평등, OECD 최저의 독서율’이 그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목사는 “자영업의 영세화가 자명하듯 한국교회 대부분은 영세하고, 미자립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맥없이 교회성장에만 기대어 있다가는 틀림없이 공멸하고 말 것이다. 가장 작은 실천부터 구체적으로 예수운동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찬희 교수(서울신대)는 ‘초기교회의 생명 평화 사회 연대’를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신약성서시대와 고대 동방과 서방교회의 사회적 역할에 중점을 두고 살펴보면서, 오늘의 한국사회 속에서의 기독교 역할을 짚었다.

박 교수는 비종교인들이 기독교에 호감을 느끼는 비율이 낮은 중요한 원인들 중 하나는 “교회의 대사회적 관계와 책임적 행위 그리고 교회 자신의 그것들에 대한 인식의 결여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만큼 오늘의 교회는 사회적 영향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복음이 문화와 사회의 수레에 얹혀지지 않음으로써 복음의 행보는 오히려 더뎌지고 교회에 대한 인식은 더욱 비관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오늘날 교회가 사회적 관계 안에서 그 영향력을 잃어 가는 이유는 전하는 복음의 메시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에 “안주하고 있는 것” 때문이며, 빛을 잃게 되는 것은 “교회와 교인이 개인주의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앙의 본질은 내면적이지만 신앙의 증거는 사회적이어야 한다”고 박 교수는 강조한다. 웨슬리가 ‘사회적 성화 아닌 성화를 모른다’, ‘사회적 종교 아닌 기독교를 모른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면서 “웨슬리는 하나님과 이웃을 향하여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삶을 강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행함’이라는 윤리적 요구에 대한 응답 즉 ‘생명·평화 사회연대’의 실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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