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들소리문학> 가을호 특집 대담서 신 성 윤 박사(한국이스라엘학회연구소 소장) 제기

유대교의 뿌리(헤브라이즘)가 잘려진 서구 기독교로부터 복음 받아들인 한국교회,
헤브라이즘 정신 깃든 유대교 전통 도입 제시하다.

 

   
▲ 신성윤 박사- 구약학 박사(히브리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사(히브리어)- 한국이스라엘학회/연구소 소장

오늘날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으로 구원사의 원류인 헤브라이즘이 제거돼버린 서구 기독교로부터 복음을 받아들여 헬레니즘 사상에 빠져있는 것을 지적, 한국교회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헤브라이즘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학을 통해 기독교 원형 회복을 시도하는 <계간 들소리문학>(발행인 조효근)은 최근 발간된 2015년 가을호(18호)에서 헤브라이즘의 맥을 추적하는 ‘헤브라이즘의 연원을 찾아서’ 특집대담 16번째 자리로 헤브라이즘의 유산이 오늘날 유대사회에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히브리대학에서 학개, 스가랴, 말라기를 연구한 신성윤 박사(구약학,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사·한국이스라엘학회 연구소 소장)는 <계간 들소리문학> 발행인 조효근 목사(소설가)와의 대담에서 이스라엘은 구약성서와 탈무드를 통해 헬레니즘과 기독교 분파, 이슬람으로부터 헤브라이즘을 지켜내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해왔기에 문헌 연구를 통한 헤브라이즘 탐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오늘날도 이스라엘 사회 곳곳에 헤브라이즘 사상이 녹아있는 것을 밝혔다.
또한 유럽사회의 기독교화 과정에서 서구사회는 유대 전통의 뿌리를 잘라냈고, 그로부터 복음을 전수받은 한국의 기독교 역시 헤브라이즘이 아닌 헬레니즘 사상에 입각해 있는 것을 밝히면서 성경에 기초한 헤브라이즘 전통을 살려냄으로써 한국교회의 회복 가능성을 제시, 그 핵심으로 유대인들의 “실천적인 삶의 신앙”과 “인간 존엄 사상”을 꼽았다.

   
▲ 조효근 작가

# 헤브라이즘 유산 지켜온 이스라엘

신 박사는 먼저 헤브라이즘의 근본적인 내용을 찾기 위해 히브리어로 쓰인 구약성서와 탈무드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신 박사는 탈무드에 대해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께 들은 율법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AD 200년경에 이스라엘 나사렛 북쪽 지포리(Zippori)라는 옛 도시에서 집대성한 미슈나(Mishnah)와 그것을 가지고 이후 유대 랍비들이 300년간 아람어로 토론하고 설교하고 주석한 것을 모은 ‘그마라(Gemara)’ 이 두 문헌을 모아 만든 것으로 예루살렘과 바벨론에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신 박사는 탈무드의 중요성에 대해 “페르시아 시대 이후 유대사회를 덮쳤던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 기독교 분파, 이슬람교, 중세의 신비주의 등으로부터 자기들의 정체성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의 집산이 탈무드”라고 밝혔다. 이에 “헤브라이즘의 근원적인 내용을 찾으려면 구약성서와 탈무드 이 두 문헌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시, “특히 궁극적으로 구약성서에 대한 신학적 연구보다 그 본문 자체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면서 이게 확대돼야 헤브라이즘에 대한 이해가 바르게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목사의 “구약성경에도 포로기 이후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 사상이 혼성돼 있는 부분을 어떻게 가늠해 내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에 대해 신 박사는 히브리대학의 구약학자였던 모세 바인펠드(1925~2009년)의 주장을 인용해 “포로기 이후의 성서 본문에 실질적으로 두 가지의 메시지 흐름이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예루살렘이 세계의 중심이 되고 모든 열방 민족이 이스라엘 하나님을 예배하게 될 것이라는 스가랴서의 사상과 또 하나는 느헤미야서의 예루살렘 성벽 재건 과정에서 유대사회 리더 그룹 가운데 이방인과 결혼한 사람들을 모두 헤어지게 만드는 사상의 두 흐름이다.

신 박사는 “이 두 흐름은 이후 이스라엘 사회의 여러 변화 가운데도 지속되었고, 사회동포주의 사상은 지도층보다 일반 민중들 가운데 팽배해지면서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수용할 수 있는 토양으로 깔린 반면에 유대국수주의 흐름은 랍비 유대교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또 포로기 이후에 바벨론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해 살던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빈민들만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와 성벽을 재건, 힘 있는 유대인들은 여전히 이라크 지역에 살면서 이스라엘을 재정적으로 돕는 흐름이었다고 설명하면서 “바벨론이라는 메소포타미아 거대한 땅을 봤던 유대인들의 넓어진 시야에 헬레니즘 문화가 자연스럽게 연결됐을 것”이라고 보았다.

 

헤브라이즘 사상의 핵심은 ‘인간의 존엄’, 교회 안에 하나님 창조의 존엄과 맞닿는
이 가치를 찾을 수 없어

 

   
 

# 서구교회가 잘라낸 유대교 전통 살려내야

신 박사는 서구교회가 잘라낸 헤브라이즘 사상을 되살려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도 바울을 통해 유럽 쪽에 복음이 전파되고 교회의 중심이 예루살렘에서 로마로 넘어가 유럽사회 전체가 기독교 세계가 되는 과정에서 서구 기독교는 그 자신을 받치고 있는 유대교의 뿌리를 잘라냈다”고 지적, “한국교회는 서구교회로부터 유대교의 뿌리가 상당히 잘려진 기독교, 즉 헤브라이즘이 빠진 헬레니즘만 가득한 기독교를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신 박사는 한국교회를 회복하는 방안으로 성경에 기초한 헤브라이즘 정신이 깃든 유대교의 전통들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9월 14일 ‘나팔절’과 10일 후 하루를 금식하며 지키는 대 속죄일(Yom Kippur)은 “하나님께 하루 금식하며 잘못을 아뢰기 전 9일 동안은 지난 1년간 살아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잘못한 것들을 정리해야 하는데, 이것은 사람에게 한 잘못은 하나님도 못 풀어주시고 자기가 풀어야 한다는 믿음에 입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년에 한 번 유월절이 되면 집을 대청소하며 모든 누룩을 제거하는 전통이 있는데 이것은 정기적으로 사회악을 제거하는 유대사회의 강력한 자정능력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신 박사는 “이런 전통을 한국교회로 가져와 매년 얽힌 관계를 정리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다면 교회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도 건강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신 박사는 유대인들의 신앙은 하루 세 번 기도하고, 구별된 음식을 먹고, 안식일을 지키고, 유대식으로 할례와 성인식, 혼인과 장례를 치르는 등 “철저하게 예루살렘 성전 중심의 실천적인 삶의 신앙”이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것은 이스라엘 사회가 70년 포로기 전후로 상당히 크게 흔들렸지만 그 속에서도 헤브라이즘 정신까지는 흔들리지 않고 유지됐던 힘이 되었다고 보았다.

조 목사의 “바벨론 포로기를 거치면서 헤브라이즘이 헬레니즘의 탁류 속에 휩쓸려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에 신 박사는 “이스라엘 민족을 통해 형성된 헤브라이즘은 궁극적으로 오실 메시아에 대한 준비였다면 그 완성은 예수 그리스도”라고 짚고 “구원을 포함하고 있는 헤브라이즘이 구원의 능력으로 헬레니즘의 탁류 속으로 나아가서 그것을 정화해내는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그 흐름에 삼켜진 형국이 되었다”고 아쉬워했다.

 

# ‘하나님의 존엄’ 그리고 ‘인간의 존엄’

신 박사는 헤브라이즘 사상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인간의 존엄”을 꼽고 그것이 교회 안에서도 약화된 현실을 지적했다.

신 박사는 “인간의 존엄은 창조자 하나님의 존엄과 연결되고, 그 틀에서 인간 삶의 최고 가치는 ‘자유’”라면서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노인이나 아이나 한 인간으로의 가치는 동등하다”며 이것은 예수님께서 요 8:32에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하신 말씀과도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박사는 “그러나 오늘 복음 안에 가장 고스란히 녹아 있어야 할 한 인생의 가치, 하나님 창조의 존엄과 맞닿는 이 가치가 이 땅의 교회 안에, 기독교적인 메시지 안에 그대로 전달되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대 문단경향’에서는 문학평론가 김봉군 교수(가톨릭대 명예교수)가 ‘표절, 크리스천 문인은 어찌할 것인가’로 근래 문단 안팎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표절’ 문제를 다뤘다. 김 교수는 “표절의 ‘표’는 강탈, ‘절’은 슬쩍 훔침을 뜻하고, 영어의 표절(plagiarism)은 라틴어 ‘해적질(plagiarius)’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밝히고 표절은 이처럼 심각한 악행이요 사람의 양심 영성(靈性)을 허무는 죄악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문단의 표절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 것을 언급하면서 특히 크리스천 문인은 “하나님의 진리 안에서 장인(an artisan)의 수준을 넘어 창조적 예수가(an arist)로서 기쁘고도 준엄한 책임을 지우셨다”며 책임 있는 자세로 창작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김 교수는 “크리스천 문인들의 창조적 자유는 훼손된 하나님 말씀(헤브라이즘)의 복원에 있으며, 그 책임의 다른 말은 ‘정직성’이다”라고 크리스천 문인의 역할을 제시, “표절, 크리스천 문인들은 생각도 하지 말자”고 선을 그었다.

이 외에도 들소리문학상 2회 대상 수상자인 나아브라함 작가가 ‘명작순례’로 전영택의 <화수분>을 소개, 전영택의 삶과 그의 작품을 살폈다.

신기선 김월준 신규호 강준형 김년균 김창완 나아브라함 신을소 박명자 이원철 김 석 김용옥 김용옥 정창원 소강석 서정남 강 만 김 영 김윤한 유회숙 손희락 유승배의 시, 박충배 최건차의 수필, 김태호 김희원 안은순 최문경 조효근의 소설이 이 가을 독자들을 문학의 숲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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