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축시

새해의 기도 _ 2016년 맞이하며

 

주님!
새벽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이 아침에는 우리 모두
떠날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살찐 암소의 젖이 아니라
토종벌이 모으고 쌓는 꿀이 아니라
주님 말씀의 젖과 꿀이 흘러넘치는
저 황야를 향해 떠날 수 있게 하여 주소서.

그곳에서
탐욕과 교만의 개펄을 달려온
우리 신발을 벗기시고
곪은 상처에서 새살 돋아나게 하시듯
우리를 다시 빚어 주소서
진흙이오니, 진흙이오니
또다시 생기를 불어 넣어주소서

주님, 이 아침에는 미련 없이
돌아설 수 있게 하여 주소서
보여주시는 천국보다는
머물던 저곳만 바라보는
열쇠 없이 잠긴 문 같은 우리
마음의 눈이
주님의 눈길 속에 잠기게 하여 주소서.

‘이리와 양이 함께 먹고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으며
뱀이 흙을 양식으로 삼을’
돌아선 그 자리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입들을 풍족케 하여 주시고
내일을 위해 거두는 만나를 모두 썩게 하시던
그날처럼
이 빈부의 양극화를 해소해 주시고
온난화로 병들어가고 있는 이 땅을 살리시며
사람들의 마음에서 포악을 제거하여 주소서.

사람들이 스스로 폭력으로 폭력을 바꾸겠다던
십자군의 전쟁처럼 미화되고 있는
내전과 테러의 저 어둠을
주님 진리의 그 빛으로 깨우쳐 주시고
사람이 사람의 생명을 강탈하는 온갖 도구들을
쟁기와 보습으로 갈아 주소서.

이 아침에는
이 세상의 모든 소리들이 함께 울려
베드로를 깨닫게 한 그 닭 울음으로
회개의 분수가 터져 나오게 하시고
메르스 같은 질병이 없고
IS의 테러 같은 폭력이 사라지고
선거 때만 되면 돋아나는
거짓과 모해와 비방의 독초들이
햇빛을 보게 두지 마소서.

주님!
새해에는,
새해에는,
새해에는.

 

   
 

•시인 신을소_

약력: 월간문예등단. 한국문협, 현대시협(이사). 한국기독시협(자문위원),
총회신학교 교수 역임. 제1회한국기독시문학상 수상 외. 시집 <새벽바다> 외 5권.
시선집 <어느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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