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캄 목사안수 전 인성심리검사 지도하는 최 은 영 교수(횃불트리니티대학원대학교)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회장 함정호 목사, 이하 카이캄)은 한국 교계 중 유일하게 목사안수 주기 전에 인성심리검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된 5년 전부터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기독교상담학과 최은영 교수(49)를 만났다.

 

   
 

  최근 부천 여중생 살인 사건은 큰 충격이었다. 상학 전공자로서, 목회자들의 인성 심리검사를 늘 해오던 담당자로 바라보는 시각이 남달랐을 것 같다.

- 참 안타까운 일이다. 당사자를 만나보지 않고 기사만을 보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가족구조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살해자인 그분 안에 어떤 환상이 있었던 것 같다. 죽은 아이가 언젠가는 부활할 것이라는 말이 얼마만큼 진실된 것인지 모르겠다. 이것 하나로 볼 때 아이를 체벌하고도 얼마든지 자기합리화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실가능하지 않은 부분, 자기가 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합리화하는 것을 보면 어떤 환상을 갖고 사는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이들의 성향은 나는 옳고 다른 이들은 다르다고 생각하며, 거기서 분노가 일어나게 된다.

● ● 1년에 봄, 가을로 진행되는 카이캄에서의 목회자 안수를 받으려면 인성심리검사를 통과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이것은 목회를 돕기 위해 시작됐다. 실제로 안수과정에서 탈락시키려거나 보류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다. 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보충해서 목회에 도움이 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해마다 안수 보류자가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 그분들의 특징은 우선 검사 결과가 틀렸다며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면 상식선에서 대화가 어렵게 된다. 또 다른 유형은 대화가 안 된다. A에 대해 물으면 B에 대해서 얘기한다. 이 같은 유형들은 심층면접 대상자로 분류된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바라고, 성공하고 인정받기를 바며, 실수 없이 완벽하길 바라는 성향이 굉장히 강할 수 있다. 그런 이들은 생명을 전하는 목회를 교묘히 포장해 자기의 그런 욕망으로 채우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교인들이 이용당하기가 쉽게 된다. 그것을 막아보자는 것이다.

목회자들은 늘 주목받고, 심방이나 대화를 통해 늘 관계를 갖는 직업이다. 그런데 지나치게 그런 것을 회피하거나 또는 지나치게 외향적이라면 목회할 때 어려울 것이다.

  안수 보류자를 걸러내기 위한 심층면접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 우선 목사안수 서류 전형에 지원하는 이들은 A4 용지 10페이지에 자기를 펼쳐보이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 이 항목에는 △안수 후 사역의 개요와 특성을 자세히 설명하되 자신의 준비사항 △신학적 죄의 정의, 그에 따른 자신의 죄를 실감했을 경우 △목회할 시 자신의 어떤 성격으로 유·무익할 수 있을지 △깨달음이 하나님과의 관계에 미친 영향, 경험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대처 △대인관계에서의 갈등 대처 △현재 특별한 걱정거리, 그에 대한 대처 방법 △가장 힘들었던 경험이나 시기, 극복방법 등 인생 전반의 심리를 가늠할 수 있어 인성·심리검사와 함께 용이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것과 심리 테스트지의 항목 결과지 등 2가지를 놓고 보면 대략 그 사람의 성향이 나타난다.

우선 심층면접이 필요하다는 성향을 보인 이들에게 면접하면서 ‘이런 성격 때문에 많이 힘들었겠다’고 위로한다. 그러면서 ‘이것을 극복하고 어떻게 목회를 해나갈지 함께 방법을 찾는 것’임을 말해준다.


  심층면접에서 보이는 성향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 성공, 인정의 성향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하나님이 아닌 내가 드러나길 원하는 성향이다. 그런 이들과는 ‘하나님 영광’이어야 함을 다시 확인해준다. 또 죄에 대한 심각한 얘기를 나눈다. 나의 힘으로, 내가 뭔가를 시도하려는 노력이 죄라면 목회는 무엇이 돼야 하는가, 내가 드러나거나 인정 받거나 하려는 성격은 자기가 이제까지 살아남기 위해서 지켜온 성격일 수도 있다. 부끄러워 ‘무화과 나뭇잎’으로 가리고 싶었던 것이 있었지만 결국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그리고는 ‘하나님의 생명인 당신은 당신 자체로 귀한 것’임을 강조한다. 그것이 곧 복음임을 다시 한 번 말해준다.

  심층면접 대상자들의 어느 정도인가.

- 200명이 목사안수를 받는다면 그중에 50여 명 정도다. 그러나 대부분 심층면접을 통해 그렇게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이 되고, 3~4명 정도가 유보자가 된다.

많은 분들이 이런 인성 심리검사를 받고나서 ‘이제야 나를 알겠다’며 감사해 한다. ‘나는 죄를 짓기 쉬운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인식은 굉장히 중요하다.

   
▲ ▲ 인성심리검사에 임하는 카이캄 목사후보생들.

  이외에 인성심리상담을 받은 이들에게도 설명을 해주는 과정이 있나.

- ‘집단해석’ 절차를 갖는다. 검사한 것을 놓고 그 결과에 대한 의미를 설명해주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는 검사 요약표를 나눠주고, 검사결과의 유형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박사과정에 있는 대학원 학생들 여러 명이 도와준다. 필요하다면 1:1 검사를 다시 하거나, 문제가 있는 부분을 해결하기 원하면 그 방향도 함께 모색한다.

사람 앞에서 솔직하게 꺼내놓을 수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도 꺼내놓을 수 있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사람과의 소통, 대화, 관계가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심층면접이 보통 한 사람당 20~3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들었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부분이다. 어떤 날은 아침에 시작해서 밤 11시에 끝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진짜 감동인 것은 안수보류 받았던 이들이 ‘수정 보완’해서 다시 응시하는 경우다.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고, 회복의 시간을 거쳐 6개월이나 1년 여 뒤에 그들의 얼굴을 보면 천국 같이 밝아져 있다. 분노와 불평으로 일그러져 있던 얼굴이 겸허하고 따뜻하게 변해 있다. 그럴 때 정말 보람을 느낀다.

면접관인 저희들은 먼저 ‘지적한 부분들을 받아들여주셔서 감사하다. 그리고 다시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먼저 한다.

어떻게 변화했느냐고 물으면 결혼을 하고 아내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알 수 있었고, 상담을 통해 자신을 다시 알게 됐다고 하더라, 그것을 직시한다는 것은 고통이 되기도 하지만 ‘하나님을 다시 만나게 되는’ 소중한 길이라고 고백한다.

  이런 인성심리검사가 타 교단 목사안수 과정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 물론이다. 지금이라도 각 교단은 최소한 이 시스템이라도 도입해 성직자 배출을 좀 더 신중히 해야 한다. 카이캄도 이 제도를 도입한 후 그 열매가 풍성히 맺힌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이 ‘내가 나를 알게 되고, 점검하기 시작하게 된 것이 참 귀하다’고 여긴다. 목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딱딱한 검사 결과지가 아닌 같이 걱정해주고, 부족한 부분을 짚어주는 지원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유보되는 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 숨겨진 분노, 눌러만 놓고 있는 것들이 상황이 나빠지면 드러나게 된다. 그것과 분노지수가 높으면 늘 화가 나 있는 것 같아 보인다. 분노지수가 올라가는 것은 어릴 때부터 채워져야 하는 욕구의 결핍이 있음을 말한다.

부모에 대해 늘 화가 나 있는 이들은 사회, 국가, 어른, 법 등에 대해 늘 불만이 많다. 그런 성향을 보이는 이들에게는 ‘그동안 힘들었겠다’고 얘기하면서 ‘당신 스스로 알고 있었나, 어릴 때 부모로부터 힘든 일을 겪었을 것이다’라고 얘기하면 그들은 인정하기도, 울기도 한다. 정말 그랬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그들을 격려하면서 하나님의 채움을 경험하라고 조언한다.

반면 그런 얘기 자체를 거부하고 화를 내거나 뛰쳐나가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들은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교계 지도자들의 좋지 않은 여러 일들이 뤼 사회에 종종 일어나곤 한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목회자도 신자와 마찬가지로 하나님 앞에서 양(羊)이다. 목회자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그들 역시도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을 말한다.

목회자들의 자기 이해가 높아지면 설교, 신자와의 만남, 당회 등에서 역동적인 모습으로 달라진다. 그런 측면에서 교회를 바로 세우려면 지도자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설은 ‘작가가 불꽃처럼 살다간 재’라는 표현이 있다. 설교 역시도 설교자가 말씀을 붙들고 씨름하고 남은 재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설교 안에 자기 신앙의 진실한 이야기, 경험이 들어가야 한다. 자기 삶과 내면을 못 보고 교리로 하는 설교는 하나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말씀이 자기 안에 들어와 살아낸 사람, 말씀이 자기 성격 구조를 뚫고 들어온 경험을 한 사람,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 순간에 안전함을 맛본 사람의 설교는 그만한 파워가 있다.

진실한 삶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신의 치부들을 가리고 위선적으로 살면서 설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것은 설교 듣는 성도들에게도 그러고 살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충격적인 얘기다. 마치 어린 아이에게는 부모, 특히 엄마의 행동, 마음이 고스란히 스며드는 것과 같이 목회자와 성도도 그와 같다는 것인가.

- 그렇다고 봐야 한다. 목회자가 자기의 성향을 잘 들여다보면 선포되는 말씀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목회자들 중에는 말씀만 제대로 선포하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전하는 내용은 틀리지 않는데, 무언가 부족함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자기 삶이 내재돼 있지 않은 진실하지 않은 설교는 더 이상 파급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목회자들에 대해서, 설교에 대해서 굉장히 예리하다.

-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신자나 목회자들이 상담하러 와서 자신의 인생과 신앙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 알아진 것들이다. 교회에서 이런 설교를 이렇게 듣고 자라왔다는 얘기를 듣다보면 목회자들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절감하게 됐다. 목회자들이 말씀을 어떤 내용으로, 방법으로 전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신자들의 영적인 부분이 제대로 자리매김 되도록, 더 깊어지도록 하는 데 목회자들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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