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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자적 고행상이 아로 새겨진 작품◑ 제16회 들소리문학상 심사평
정찬양 기자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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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5호] 승인 2016.04.21  13: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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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위원 김봉군 (문학평론가. 가톨릭대 명예교수), 김년균 (시인. 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조효근 (소설가. 본지 발행인) - 사진 중앙 우측 방향으로

◈ 대상 심사평
원초적 인문 정신의 구심력과 개별 문학 작품의 원심력이 팽팽한 긴장 상태를 조성하는 극적인 순간에 명작은 탄생한다. 이것은 언어 예술인 문학의 필연적 실상이다. 1987년 정치적 민주화 이후 우리 문학은 존재론적·형이상학적 본질 탐구와 역사·사회적 거대 담론을 잃고 쇄말주의에 빠져 있다.

이승하의 시집 <불의 설법>에는 종교적 상상력의 추상성과 현장의 구상성을 교직하려 한 시인의 구도자적 고행상이 치열하게 아로새겨져 있다. 다소 거친 직설로 인해 시적 텐션이 풀릴 위기를 이승하 시인은 준열한, 때로는 숙연한 톤으로 눅이고 있다.

불교 문학을 수상작으로 뽑은 이번 결정이 기독교 근본주의의 관점에서는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이승하 시인의 구도자적 영성이 필경 기독교 정신에 귀착할 것으로 믿고 그의 시를 수상작으로 민다. 그의 구도 정신을 높이 평가한 것은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거하는’ 낙원 지향(이사야 11:6∼8)적 들소리 정신의 포용력 덕분이다.

요즘 우리 문단에서 시와 평론 등으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이승하 교수가 대상 수상자로 결정되어 들소리문학상의 위상을 한층 높여 주었다고 믿고 싶다.

◈ 신인상 가작 외 심사평
신인상의 경우 응모작이 적을 뿐 아니라, 수준도 떨어져서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 물론 응모작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작품이 나오라는 법은 없지만, 상에 대한 관심도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은 반갑지 않은 일이다. 시와 산문 모두가 심사위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중에서 ‘억새꽃이 사는 들녘’ 등 수편의 시를 보내온 분의 작품이 눈에 띄었지만, 이분은 이미 본 신인상에서 ‘가작’을 수상한 바 있고, 그렇다고 응모된 이번 작품이 당선에 이를 만큼 월등하지도 않아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이분은 시를 만드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지만, 작품을 받쳐주는 주제와 그 속에 담긴 메시지가 약해 보인다. 주제가 튼실하고 메시지가 가슴을 치며 긴 여운을 남길 때 작품도 크고 아름답게 솟아날 터다.

시 ‘어느 봄날’(윤주영)은 봄날처럼 따뜻한 정을 느껴주는 작품이다. ‘동네에서 소문난 호랑이 할배’로 통하지만 ‘쉴 날도 없이 동네 골목을 청소하거나’ ‘전봇대 밑에 버려진 박스 쪽을 모아다가 폐지 줍는 노인에게 주거나’ 하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문학이 휴머니즘에 근거함을 되새겨준다. 그러나 작품이 산문적으로 풀어져 있어 아쉬움이 크다. 시란 돌 속에 묻힌 광석을 깎아 만든 보석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감출 것은 감추고 드러낼 것은 드러내는 언어의 조탁이 필요하다. 하지만 작가의 따뜻한 시 정신을 살려 ‘가작’으로 뽑는다. 더욱 분발하여, 대성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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