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교회개혁운동가로 살아가는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고 상 환 사무처장

‘하나님 나라의 구현과 한국 기독교의 재구성’ 기치로 걸어온
7년, 한국교회 변화의 바람 일어나는 것 목도

   
▲ 고상환 사무처장

“신학을 공부하고 나니 복음이, 교회가 무엇인지 다시 보게 됐고 기도가 달라졌어요. 나와 가족의 구원에 연연한 기복신앙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향한 성도의 삶에 눈 뜨게 됐지요. 성도가 신학을 공부하고 쉼 없이 복음을 훈련해야 할 이유는 하나님 나라 구현에 있습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원장 김형원)의 시작부터 오늘까지 7년간 섬겨온 고상환 사무처장(47, 찾는이광명교회)을 만났다. 경기도 화성이 생활 주 무대인 그는 일주일에 두세 번 직장을 마치고 두 시간 거리인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사무실을 찾는다. 사무처장으로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다. 일을 마치고 먼 거리를 오가는 일이 만만치 않은데도 7년 간 쉼 없이 정성을 기울이는 이유는 “한국교회 변화의 산실”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평일 낮에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연구과정(M.Div.)을, 밤에는 평신도를 위한 신학 공부반인 기독교학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밤낮으로 신학을 공부하며 하나님 나라를 향한 사명에 눈뜨는 이곳에서 고상환 사무처장은 한국교회 변화의 바람이 이는 것을 목도하고 있었다.

# 교회 개혁을 고민하다
“열정 페이요? 한국교회 개혁과 변혁을 위해,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해 헌신한다는 데 동의하고 시작한 이들이 처음 마음 그대로 이어가는 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가 가진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2009년에 성서한국대회 강사와 운동가들이 한국교회의 개혁을 이끌 복음주의진영의 신학교가 필요하다는 뜻을 모아 설립, 7명의 교수들이 합류했고 7년 동안 한결같이 처음 마음으로 헌신하며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하나님 나라의 구현과 한국 기독교의 재구성’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시작한 걸음, 처음엔 생소해하던 분위기에서 이제는 그들이 한국교회의 개혁과 변혁을 위해 해온 묵직한 일들에 관심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금은 500여 명이 후원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아 신학연구과정은 50% 장학금제로, 기독교학과정은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이 늘면서 김근주 교수(구약학)와 배덕만 교수가 전임을 맡았고 그 외에는 고 사무처장을 비롯해 전원이 무보수로 헌신하고 있다.

그런데 왜 ‘느헤미야’일까?

“느헤미야는 술 맡은 관원이었어요. 평신도 신분으로 에스라와 함께 개혁을 일으킨 인물이었죠. 신학교육은 모든 성도에게 제공되어야 하고, 신학적 소양을 구비한 성도들이 하나님나라 구현과 한국 기독교 재구성의 주체가 되도록 한다는 설립 정신이 담긴 것입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설립정신 첫 번째가 ‘하나님의 온 백성을 위한 교육’이다. 왜 평신도도 신학을 공부해야 할까. 고 사무처장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교회개혁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된 건 교회에서 두 번에 걸쳐 벌어진 담임목사로 인한 문제 때문이었어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지난하고 힘겨운 싸움이었지요. 그 과정에서 한국교회의 개혁운동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신학적 배경이 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평신도, 신학을 공부하다
고 사무처장은 일명 ‘평신도 교회개혁운동가’로서 교회개혁 현장에 몸담은 지 15년 가까이 된 베테랑(?)이다. 안타깝게도 교회 안에서 목회자 한 사람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것의 폐해를 경험하면서 교회개혁 운동에 눈 뜨게 됐다. 기독교 집안에 목회자도 여럿,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캠퍼스사역에 전념하며 ‘보수적이고 전형적인’ 그리스도인으로 개인구원에 초점 맞춘 신앙이었다. 그런 그였기에 교회에서 불거진 문제에 대해 모른 척 지나치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명백한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기보다는 사회법으로 대응하는 담임목사의 모습을 보면서 이게 과연 신앙인의 모습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고 고민도 커졌다.

처음 문제가 불거진 2000년부터 교회 개혁에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할 했지만 10년 만에 또다시 후임목사의 문제가 불거졌고,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기보다 힘들고 지난한 과정을 피해 편안함에 안주하고 싶어 하는 성도들의 모습에서 신앙의 바닥부터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6년에 신학을 공부하면서 복음에 대해, 교회에 대해 다시 기본을 다지게 됐다. 그리고 목회자들의 문제에 대처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때도 신학공부가 바탕이 되었다면 좀 달랐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참된 신앙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평신도도 신학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커졌다.

“한국교회가 어려움에 봉착한 이때에 교회 개혁 운동은 분명히 중요한 것이지만 보이는 현상에 대한 논리만 가지고는 공허해질 수 있어요. 신학적인 해석과 제시가 필요합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교단신학이 가진 한계 속에서 초교파적인 복음주의 신학교로 나선 것입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2010년부터 곧바로 비교역자인 성도들을 위한 기독교학 입문과정과 심화과정을 개설했고, 목회자 양성 과정인 신학연구과정이 시작된 것은 한참 뒤인 2014년부터였다. 결국 한국교회의 문제는 구조에서 오는 만큼 교회의 권한이 집중되는 목회자를 △성서적 복음주의 신학 △교회를 살리는 대안적이고 보편적인 신학 △삶의 전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고백하는 신학으로 제대로 가르친다는 방향성으로 진행되어왔다. 프란시스 쉐퍼 박사를 중심으로 한 국제장로교(IPC)와 협약을 맺고 안수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내년에 처음으로 1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다.

내가 살아가는 현장에서 성직자로 살아가는 것, 목사와
성도 모두가 실현해야 할 일


# 교회가 궁금하고 기도가 바뀌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가 강조하는 것은 뭘까?
“복음주의를 바탕하고 있어요. 복음주의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지요. 다 아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교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예수 그리스도를 제대로 믿고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일들이 많잖아요. 그런 일들을 복음이란 이름으로 자행하기도 하고요. 복음을 잘못 해석할 때 교회가 본질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7년 동안 목사와 평신도의 의미를 짚어주는 책을 비롯해 주일, 안식일, 예배 등 애매하게 혼용되는 교회 용어부분의 책을 정리해 내기도 했다. 하나씩 제대로 된 의미를 짚어가면서 복음을 가리고 있던 것들을 풀어내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동안 복음에 대해 오해했던 부분을 바로잡는 작업,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학생들은 공부하면서 교회에 대한 이해 부분에서 갈등하는 것을 봅니다. 교회론을 공부하면서 내가 출석하는 교회를 다시 보게 되는 거예요. 우리 교회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요. 그래서 학생들 중에는 교회 목회자의 반대로 공부를 중단하기도 해요. 하지만 한 배에 타고 있는 교회 공동체가 잘못 가는 걸 알면서도 침묵한다면 선장이 잘못 갔다는 건 핑계가 될 수 없죠.”

고 사무처장은 신학연구과정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만날 때면 “네 길을 가라”고 이야기해 준다. 꼭 목회만이 정답이 아니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내가 살아가는 현장에서 성직자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말하는 것이다. 그 걸음은 목사뿐 아니라 성도들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그리고 나도 신학 한 평신도로서 내 삶에서 신앙을 풀어내고 싶다고. 그런 의미에서 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고상환 사무처장에겐 한국교회의 변화를 꿈꾸는 ‘꿈터’이자 신앙 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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