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들소리문학> 특집대담서 세 종교의 화해와 만남의 가능성 모색

   
▲ 민영진 박사, 이신건 박사, 조효근 목사(중앙 시계방향)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하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이 세 종교가 세계 평화를 위해 만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에 발간된 <계간 들소리문학> 2016년 봄호(20호)의 특집대담 ‘헤브라이즘의 연원을 찾아서’ 18번째 자리에서다.

이신건 박사(서울신학대학교 교수, 독일 튀빙엔대학교 신학박사)와 민영진 박사(대한성서공회 전 총무), <계간 들소리문학> 발행인 조효근 목사(소설가)가 진행한 특집대담에서는 최근 이 박사가 공역한 <한스 큉의 유대교 현 시대의 종교적 상황>(한스 큉 지음/시와진실 펴냄)을 토대로 세 종교의 뿌리인 아브라함에 대해 집중하면서 이들 세 종교가 반목과 갈등을 멈추고 형제로서 만나 적극적으로 세계 평화를 논의해야 한다는 전향적인 내용으로 이어졌다.

#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는 한 형제
이날 대담을 세 종교가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인정하는 것을 볼 때 세 종교의 대화가 가능하며, 또 한편 세 종교가 아브라함을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출발한 아브라함의 여정을 헤브라이즘의 연원으로 볼 수 있을지 등의 논의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었다.

민영진 박사와 조효근 목사는 하나님의 직접적인 부르심으로 자신의 삶의 터전을 버리고 가나안을 향해 출발한 아브라함을 헤브라이즘의 연원으로 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 목사는 “아브라함을 고대 사상사 속에서 새로운 종교의 출발점이라고 볼 때 헤브라이즘의 집약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진 박사도 “세 종교가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세 종교 간에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면서 “또 공통적으로 아브라함에게서 연원된 헤브라이즘이 작용하고 있다 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이신건 박사는 반론을 제기했다. 이 박사는 “세 종교의 뿌리를 아브라함에 두고 있지만 과연 혈통적으로 유대인들이 아브라함까지 이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면서 “이삭, 야곱도 자녀가 아니라 부족들인데 이걸 민족으로 엮어서 하나의 역사 속에 통합했다는 관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먼저 ‘히브리’의 언어적 연원을 추적하면서 “한스 큉의 책에서도 히브리어가 민족적 개념이 아니라 사회학적 개념으로 보았다”면서 “아삐루(Apiru)라고 이스라엘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연대해서 이집트에서 탈출해 나왔고, 히브리어는 그들이 사용한 사회학적 개념이지 민족적 개념이나 사상을 대변한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그런 의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과 민족의 뿌리를 아브라함에서 찾는 것만은 틀림없지만 그걸 역사적으로 검증하는 일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세 종교가 공통적으로 종교적 뿌리를 아브라함의 유일신 신앙에서 찾고 있는 마큼 한스 큉은 세 종교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 이 뿌리로 돌아가 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아브라함을 세 종교가 어떻게 재구성해 놓았는지에 대한 탐구 필요성 제시

   
▲ <들소리문학> 봄호

# 이스마엘과 이삭의 갈등, 헤브라이즘의 균열
이야기는 세 종교가 갈등하게 된 원인 찾기로 모아졌다.
조 목사는 이스라엘 종교 초기단계인 이스마엘과 이삭 관계에서부터 갈등상황이 도출된 것에 주목했다. 조 목사는 “이스마엘과 이삭의 관계는 갈등일까 아니면 역사 착오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더 거슬러 올라가 가인과 아벨의 갈등, 이삭과 이스마엘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인류, 종교, 결국 그 속에서 헤브라이즘이 갈등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논지를 제시했다. 조 목사는 “흘러간 4천 년 전의 역사지만 과정에서 그때 미숙했던 것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이스마엘과 이삭의 관계는 이스마엘은 혈통사, 이삭은 구속사로 가닥을 잡았으면 역사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민 박사는 “이슬람에서는 아브라함의 제사에서 제물로 바친 아들이 이삭이 아니라 이스마엘이라고 본다”면서 “혈통사는 물론이고 구원사적으로도 이스마엘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며, 즉 구원의 모형을 보는 부분에서 세 종교가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이 박사는 한스 큉의 주장을 빌어 아브라함에 대한 기록이 후대에 확립된 것일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모세 후기에 이스라엘도 소위 유일신이 아니라 단일신론, 즉 여러 신 중 하나였다는 거고, 유일신론이 후대에 확립됐는데 그것을 고대 신앙 조상까지 소급해서 문학적으로 투영했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면서 성경의 기록을 인류사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견해를 보였다.


# 세 종교가 보는 아브라함 그리고 언약
세 종교가 모두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보지만 아브라함에 대한 이해는 각기 다른 점도 지적됐다.

민 박사는 “세 종교가 공통으로 아브라함을 자기들의 조상으로 인정한다면, 헤브라이즘의 연원을 아브라함에게서 찾는다고 할 때 각론으로 유대교와 이슬람, 기독교가 재구성해놓은 아브라함을 각기 보면 헤브라이즘이 어떻게 기원, 변형, 발전되었는가 하는 걸 방법론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구약, 신약, 쿠란에 나타나는 아브라함에 대한 탐구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큉의 책에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보는 아브라함에 대해 나와 있다. 유대교는 이삭의 육신의 아버지라고 돼 있고, 야곱을 이스라엘이라고 칭했고, 하나님과 함께 영원한 언약을 맺었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하나님께서 모든 인류를 아브라함을 통해 축복해 준다는 보편적인 은혜를 제시하셨는데, 과연 지금의 이스라엘이 복의 근원이 되고 있느냐 하는 걸 되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아브라함의 믿음은 순종을 포함한 것이었지만 신약에서 믿음과 행함이 이분화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목사도 “믿음만을 주장하다가 신앙 자체가 공허하게 관념화 되었고, 사막 아라비아의 자식들 역시 은혜를 입어야 할 형제라는 것을 망각하고 짓밟아버림으로써 떨어져나간 것으로 본다. 여기서 기독교 교리의 한계성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외에도 <계간 들소리문학> 2016 봄호에는 이성교, 전덕기, 김년균, 김석, 노유섭, 김행숙, 윤춘식, 박도훈, 안상선, 김진수, 이종영, 이다선, 민영진, 황기학, 정영학의 시, 김지원, 박충배, 신현귀, 이월순의 수필, 백시종, 이은집, 이건숙, 손정모, 조효근의 소설, 임영천의 문학평론 등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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