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배경 장소 발로 뛰며 성서문화 자료 개발·보급해온 성서문화교육원 대표 박용우 목사

   
▲ 박용우 목사(성서문화교육원)

“어떻게 하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에

가깝게 다가가게 할 것인가” 고민에 성지 답사 시작

일흔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태블릿PC를 다루는 손놀림이 유연하다. 성서문화교육원 대표 박용우 목사(70)가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지구 반 바퀴 지점에 있는 성지 사진과 설명이 펼쳐지고 위성사진을 통해 위치까지 표시되니 손 안에서 성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처럼 성서문화에 대한 자료(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해온 성서문화교육원 홈페이지(www.culturalbible.com)에는 성경 이해를 돕는 자료들이 무궁무진하다. 대부분박 목사가 직접 발로 뛰며 발굴한 자료들이다.

본격적으로 성경의 배경이 되었던 곳들을 찾아다닌 것은 80년대부터였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성서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디지털 화 하는 작업에 매진해 왔으니 그의 손에서 모바일 기기들이 장난감처럼 여겨지는 건 당연지사일 터. “성서문화 콘텐츠를 통해 성경으로 돌아가게 한다”는 포부로 걸어온 박용우 목사의 고민은 여전히 “어떻게 하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에 가깝게 다가가게 할 것인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 성지를 디지털 콘텐츠에 담다
“예수님의 고향인 나사렛에서 갈릴리 전도의 중심지였던 가버나움까지 62km를 걸으며 예수님의 비유에 등장하는 쥐엄나무 열매, 밀밭, 백합화를 직접 보고 느낀 감동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어요. 성경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던 것들이 단번에 풀어지더라고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 성경도 예외가 아니다. 성경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시대의 배경과 문화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교회가 성경 행간의 사이사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성지를 누비며 성서문화 콘텐츠 제작에 주력해 온 박용우 목사가 이 길로 들어선 이유는 다른 이들도 자신과 같이 성경에 대한 눈이 환하게 열리기를 바라는 소망 때문이었다.

“성경의 메시지는 문화의 옷을 입고 전달되므로 메시지가 전달되던 당시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메시지를 바르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80년대부터 성지 답사한 것을 <기독교 성지 순례와 역사>(홍성사)라는 제목으로 책으로 펴냈다. 터키 등 소아시아 등지에 대한 탐사 기록을 책으로 펴낸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후 2000년부터 3년간 이스탄불을 거점으로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 그리스, 이란, 이태리, 독일 등 신구약 성경의 배경이 된 곳과 박물관을 두루 다니며 자료를 수집했다. 그렇게 직접 발로 뛰며 모은 성경 유물과 유적지, 성지답사 자료를 2004년에 ‘성경과 교회사 성지 디지털 자료’ CD와 DVD로 제작해 발표했다. 당시 성경과 관련해 변변한 디지털 자료가 없던 시절에 교회학교 교육에 큰 도움을 주었다.

이어 2007년에는 숭실대학교 문화선교연구소 소장에 재직하면서 숭실대학교 개교 11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성경말씀과 함께 관련 성지 사진과 문화적인 해설을 담은 <문화성경>(개역개정판)을 숭실대 출판부에서 출간해 문화적인 차이로 인한 말씀 이해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었다. <문화성경>에는 그동안 소개되지 않은 많은 사진과 성서지도를 대거 수록해 성경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또 2009년에는 성경 사건이 일어났던 지역의 사진을 인터넷 검색엔진인 구글 위성지도에 연동되도록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성서문화교육원 홈페이지 ‘성서문화자료’의 ‘성서지도’에서 ‘에베소’라는 지명을 입력하면 에베소에 대한 기본정보와 함께 데메드리오가 바울을 대적하여 난동을 부렸던 에베소의 연극장(행 19:29) 사진과 그곳의 위치가 그 위성지도에 표시된다.

이 외에도 ‘문화로 만나는 성경이야기’ 책과 DVD(PDF) 그리고 동영상 강의 USB, <문화성경> 한글 어플 등을 출시했다.

이처럼 성서문화교육원 홈페이지에는 복음을 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사진과 지도, 동영상, 프레젠테이션 파일 등이 풍성해 교회에서 설교할 때나 소그룹 성경공부 또는 구역 모임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요즘은 성서문화 콘텐츠로 신구약 성경을 ‘문답식’으로 제시해 성경에 더욱 집중하도록 만드는 작업을 진행, 올해 말쯤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도 포함돼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프로젝터가 없어도 간단한 작동법만 익히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성서문화 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경을 모르는 시대, 성경으로 돌아가도록

“모태신앙인으로 성경을 주일학교 때부터 배웠지만 역사 현장으로 와 닿지는 않았어요. 예수께서 걸으셨던 길을 직접 걸어보고 성경 유물과 유적들을 눈으로 보면서 비로소 성경이 살아있는 이야기인 것을 깨닫고 감격했습니다. 성지순례도 마찬가지예요. 성경을 제대로 모르면 땡볕에 돌무더기 보는 수준에 머무는 것입니다.”

박 목사가 성경 콘텐츠 디지털작업에 몰두하는 이유는 성경을 모르는 세대의 결과는 너무도 뻔하기 때문이다. 성경으로부터 멀어지는 세대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가 느끼는 위기감이다. 박 목사는 오늘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조금이라도 성경과 가까워지도록 성경 디지털 컨텐츠 작업을 위해 달려왔다.

또한 성서문화 콘텐츠를 통해 성경을 단편적으로 이해하던 것에서 하나의 거대한 스토리, 하나님의 구원사역을 이해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했다. 때문에 성서문화교육원에서는 성서문화 콘텐츠를 통해 성경 이야기가 세계사와 어떻게 맞아떨어지는지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있다.

“성경 속 사건들이 각기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건물 안에 질서정연하게 배열되듯이 하나의 스토리,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라는 스토리 안에 배열되도록 안내하는 게 중요하지요. 과거에는 말과 글로 설명했지만 오늘에는 미디어 세대에 익숙한 방법으로 접근하면서 성경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증폭시켜야 합니다.”

성서문화교육원의 자료들은 나름의 기준에 따라 무료로 공개된 자료와 유료인 ‘후원자료’로 구분돼 있다. 사실 한국교회 안에 저작권 개념이 미흡하지만 앞으로 성서문화 콘텐츠 분야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분명한 기준을 세웠다. “전도와 복음 제시에 도움 될 만한 자료, 즉 예수 믿고 구원 받도록 안내하는 자료들은 무료”이지만 그 외에 “자기 발전이나 강의 등을 위해 활용하는 자료는 유료”로 구분한 것이다. ‘성서문화 강의 시리즈’, ‘평신도 신학 특강’, ‘영상으로 보는 복음서’ 등은 공개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은 걸음이었지만 박 목사는 “성서문화 콘텐츠 작업은 주께서 나에게 베풀어주신 은혜”라면서 “어느 정도 기본은 해 놓았으니 앞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성경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힘껏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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