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흥배 목사 꿈을이루는교회 담임

축구경기는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에 ‘하프타임’이라고 불리는 휴식시간이 있다.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이 시간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물을 마시고 흐르는 땀을 닦는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이 하프타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많이 달라진다. 전반전의 경기 내용과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후반전이 남아 있다.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밥 버포드(Bob Buford)는 그의 책 <하프 타임(Half Time)>에서 자신이 방송국을 경영하며 40대의 젊은 나이에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는데 외아들을 사고로 잃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면서 가정은 황폐화되고 진정한 성공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그는 <하프타임> 책을 통해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시기를 인생의 전반전으로, 하나님 앞에 온전히 헌신하기를 결심한 이후의 삶을 인생의 후반전으로 비유하여 그 결심을 가능하게 한 하프타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인생의 전반전은 성공지향적인 삶을 살지만 후반전은 가치지향적인 삶으로 바뀌게 된다. 전반전은 성취를 향해서 뛰지만 후반전은 의미를 찾게 되고, 전반전은 양(量)을 중시하지만 후반전은 질(質)을 중시하고, 전반전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까에 신경 쓰며 살지만 후반전은 하나님께 인정받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산다. 이게 바로 인생의 하프타임이다. 하프타임은 인생의 전환점(turning point)이라고 할 수 있다. 모세는 애굽을 떠나 미디안 광야에서의 시간이 하프타임이었고, 바울은 다메섹에서 예수님을 만난 후 아라비아의 시간이 하프타임이었다. 예수님께서도 광야에서 하프타임을 갖고서 본격적인 공생애를 시작하셨다.

이 하프 타임은 70년 정도 살 사람에게는 35세가 하프타임이고, 80세까지 살 사람에게는 40세가 하프타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생의 하프타임은 그런 크로노스적 시간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성찰과 결단이 있는 카이로스적 실존개념이다. 인생의 후반전을 뛰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인생의 후반전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하프타임을 전혀 생각해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지금 여름철은 교회들마다 성경학교와 수련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또한 휴가를 계획하거나 휴가 중에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프타임은 밥 버포드처럼 인생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목회의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 질적 향상과 목적 있는 삶을 위하여 하프타임을 갖고 인생 후반전을 잘 준비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엘리야처럼 분주함을 멈추고 하나님의 미세한 음성을 듣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왕상 19:11-12). 하프타임 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는 박호근 다음과 같은 실제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하루 일과 중에 하프타임에 해당하는 점심시간에 분주함을 잠시 멈추고 주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면 오후시간을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한 주간의 하프타임에 해당하는 수요일에 일정을 멈추고 전반을 돌아보고 후반을 돌아보면 좋을 것이다. 일상적으로는 여름휴가를 하프타임의 시간으로 가지면 전반기를 돌아보고 후반기를 지향하면 좋을 것이다. 안식년의 하프타임을 갖는 것도 좋고, 은퇴 후에는 연장전을 위한 하프타임을 갖는 게 좋다고 했다.

열심히 일을 하는 것도 좋은 것도 좋지만 하프타임을 갖고 재충전하여 창조적으로 사역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 교회와 목회자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 ‘하프타임’임을 인식하고 그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금번 여름휴가를 단순히 쉼의 기회로만 삼을 것이 아니라 하프타임의 기회로 가지면 좋을 것이다. 하프타임은 아니더라도 작전타임의 기회로 삼는다면 유익이 될 것이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