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 30주년 - 기념 포럼서 회고

   
▲ 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는 30주년을 기념해 성찰과 결단을 위한 기념 포럼을 열었다.

대한성공회의 사회선교기관인 나눔의집협의회(원장 최준기 신부, 이하 나눔의집)가 30주년을 맞아 ‘성찰과 결단’이란 주제로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10월 14일 오후 2시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열린 30주년 기념포럼은 지금까지 나눔의집이 걸어온 발걸음을 되돌아보고 보다 건강한 나눔의집이 되기 위한 고민을 나누는 시간들로 채워졌다.

첫 번째 시간은 수원 나눔의집 원장 양만호 신부와 노원나눔의집 김지선 활동가의 나눔의집에서 활동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양만호 신부는 영성을 한 조직이나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풍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나눔의집의 영성을 설명하는 △예수와 복음을 몸으로 사는 부활의 증인 △기도하는 삶 △노동 △공동체 △투쟁 △청빈이라는 여섯 가지 명제를 이야기한 양 신부는 “하지만 현재에 와서는 나눔의집의 활동과 영성의 괴리, 시대적 차이 등으로 현재 나눔의집 실무자들의 실제 삶이나 활동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양 신부는 자신이 나눔의집에서 활동하며 느낀 영성을 나누며 나눔의집의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 첫 번째는 ‘사람’으로, 나눔의집의 영성을 살아내는 사람이 있어야 생명력이 있는 영성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일상’으로, 현장성에 주목하는 나눔의집의 정체성을 담았다. 다음은 ‘기다림’이다. 이는 부작위적인 기다림이 아닌 무언가의 변화를 향한 적극적인 몸부림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양 신부는 “나눔의집은 활동가들이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하며 그것을 통해 성장하고 성숙하도록 기다리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변화를 바라보고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다음 키워드는 ‘불편함’이다. 양 신부는 “영성이란 오히려 불편함을 불러온다. 서로 같이 완전해지고 완성되기 위해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양 신부는 연민, 내려감, 부서짐 등 자신이 그동안 느끼고 정립해온 나눔의집의 영성 키워드를 제시하며 “왜 우리가 나눔의집에서 일을 계속할까? 그것이 하나님을 만나는 길이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지선 활동가가 나눔의집 활동 속에서 만난 영성을 이야기했다. 김 씨는 “나눔의집에서 일하면서 ‘영성’이란 말을 자주 들었지만 나눔의집 영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명쾌히 가르쳐 준 사람이 없었다. 오직 상징적인 글로 존재하는 나눔의집 영성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김 씨는 이 영성을 선배들의 앞선 활동의 발자국을 따라가면서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나눔의집에 오기 전 사회정의와 세상의 변화를 위한 자신의 활동방식과 나눔의집에서의 활동방식의 차이가 그녀에게는 새롭게 접한 영성이었으며, 나눔의집에서 일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바로 나눔의집이라는 고백이 나눔의집 영성이라는 것이다.

김 씨는 “더 이상 영성을 기반으로 한 활동을 진행하기도, 영성을 활동으로 살아내기도 어려운 조건과 상황 속에 놓여 있다. 우리의 결집력은 약화되었고 사업은 크게 확장되었다”고 말하며 “현재의 상황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함께 기도하면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활동과 영성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여럿이 하나가 되거나 하나가 둘이 되는 상황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부 시간에는 나눔의집에 대한 성찰과 앞으로의 결단을 고민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나눔의집은 선교 20주년 평가 당시 나눔의집이 한국사회에 기여한 부분과 사업의 성장이 두드러진 반면 나눔의집 사람, 활동가 양성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인식하고 (가칭)코어그룹 모임을 통해 그 대안을 모색했다.

모임 결과 나눔의집이 위기라고 하는 이유는 사제 또는 선배 활동가들에 대한 불통과 불신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때문에 코어그룹 모임은 향후 신뢰회복을 통한 관계형성이 나눔의집의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고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자발적 참여에 근거해 명료화 과정과 공동의 지도력을 훈련하도록 권장하고 비구조화된 나눔의집 영성이 활동가들을 통해 전수될 수 있도록 관계망을 형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