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춘근 교수 나사렛대 명예교수

1517년 10월 31일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대학 정문에 95개 논제의 교회개혁안을 제시한지 어언 499주년을 맞이했다. 사실 종교개혁은 루터의 종교개혁보다 100년 전에 보헤미아 지역(체코슬로바키아)에서 요한 후스(John Huss, 1369-1415)가 먼저 개혁의 불을 지펴 맹렬하게 타올랐다. 이에 위협을 느낀 로마 교황청은 후스를 유인하여 감옥에 73일간 투옥했다가 화형에 처했다. 후스는 죽으면서 “백년 후에 백조가 한 마리 나올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그리고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그가 죽은 후 102년 만에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의 불길을 붙인 것이다.

14세기에 일어난 르네상스는 교회에 충격을 주었고 그 충격은 15세기 위클리프와 같은 종교개혁의 선구자들을 탄생시켰고 또한 위클리프는 후스에게 개혁정신을 물려주었다. 그러나 기득권을 지키려는 로마가톨릭은 후스를 죽임으로 100여 년 동안 개혁을 지연시키고 달콤한 열락을 누렸다. 부와 명예와 권력을 움켜쥐고 타락의 쾌감을 즐기면서 변화하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16세기까지 지속된 르네상스는 많은 인문주의자들을 배출하였고, 이들은 민중을 계몽하였다. 잠에서 깨어난 민중은 부패한 당시의 교회를 개혁 하려는 루터를 열렬히 지지하였다. 루터가 앞장은 섰지만 힘은 민중으로부터 나왔다.

개개의 백성은 미미하지만 이들이 뭉치면 못할 것이 없다. 그러므로 백성의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이어야 한다. 한국의 그리스도인이 훌륭해야 한국교회가 올바로 서고, 개혁된다. 이구동성으로 교회가 개혁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교회는 개혁되지 않고 있다. 왜 그런가?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깨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미 기존의 타락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교회의 지도자들이 교인들을 우매하게 만들고, 의식화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저들이 가르치는 기독교는 고난 받는 예수가 아니라 영광 받는 예수이다. 저들이 가르치는 신학은 번영신학이다. 번영신학이 한국교회를 물량적 기독교로 만들었다. 그러므로 신학생 때부터 부자교회, 큰 교회가 로망이다. 그러나 저 대형교회들이 앞에서 부패와 타락을 선도하고 있으니 교회의 개혁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교회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개혁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해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역사에서 해답을 얻으면 된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 했다. 초기 한국 기독교로부터 배우면 된다. 원산에서 시작된 성령운동은 1907년 장대현교회의 집회에서 길선주목사(당시는 목사가 아님)가 만좌중에 큰 소리로 울면서 회개하여 불붙인 회개운동으로 그것을 본받으면 된다. 나부터 영적 대 각성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그 달콤한 명예욕을 벗어던지고, 교권욕을 벗어던지고, 물량주의를 벗어던져야 한다. 그리고 맑은 눈빛으로 초기 2% 밖에 안 되는 한국교회의 눈부신 활약을 배워야 한다. 초기 한국교회는 민족을 계몽하였다. 남녀차별, 사농공상, 양반 상민의 차별 의식을 철폐하고 평등한 인권을 고취시켰고 야학, 문맹퇴치, 농촌봉사에 앞장섰고,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설립하였으며, 국권회복운동, 독립운동을 선도하였다. 영적으로 깨끗하고 뜨거웠으며, 당시의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였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초기 한국교회로부터 배워야 한다. 먼저 영적 대 각성운동으로 안일과 죄로 흐려진 양심의 눈을 밝게 해야 한다. 저 교권욕과, 물욕과, 명예욕으로 사지가 마비된 종교지도자들의 혈관에 성령의 새로운 피가 콸콸 흐르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죽는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초기 한국교회가 한 것처럼 오늘날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요청을 바르게 읽어야 한다. 어떻게 우리의 사회를 섬겨야 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묻고,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응답해야 한다. 500년 전 루터의 종교개혁은 부패한 교회를 개혁하고 당시의 시대적, 사회적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였으며, 우리 나라의 초기 기독교회 역시 민족의 앞에서 먼저 자신을 영적으로 일신하고, 민족과 나라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선도하였다. 종교개혁 500주년과 자랑스러운 초기 한국 기독교회가 오늘 다시 새롭게 부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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