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한가정연구소 소장,
석남은혜교회 담임목사

Case
60대 부부가 상담실을 방문했다. 아내의 하소연은 남편이 은퇴 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내가 외출하면 ‘어디 갔느냐?’, ‘누구 만나느냐?’, ‘언제 들어오느냐?’ 등 잔소리가 많아 졌으며, 전화를 자주해서 외출하면 서둘러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별로 큰 문제도 아닌데 화를 자주 내고 짜증이 늘었다는 것이다. 반면에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무시하고 투명 인간 취급을 한다고 하소연한다.

Solution
최근 60대 부부의 이혼상담이 많아졌다. 특히 남편의 은퇴 후 아내의 이혼 신청으로 이혼 조정 기간 동안 상담을 의뢰하는 노부부들은 서로가 자신이 많이 참았다고 하소연한다. 내담자 부부도 역시 서로 한 치의 양보 없이 자신의 불만만 털어놓는다.

특히 남편은 억울하다는 표현을 했다. 지금까지 처자식을 위해 죽도록 일하고 돈 벌어 주었는데, 이제 은퇴 후에 쉬면서 노년을 즐기려는데 오히려 돈 벌어오지 않는다고 구박하고, 무시한다는 것이다. 자식들은 오직 엄마 말만 듣는다며 억울해한다.
그런 남편을 아내는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면서 입을 연다. 가정에서 아무도 남편을 무시하는 사람이 없으며, 돈 벌어오라고 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남편과 아내에 대해 개별적으로 상담을 진행했다.
남편의 상담에서 문제점을 분석한 결과 남편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동생 두 명과 함께 장남으로 살아왔다. 정직하게 일하면서 회사에서 인정받고 가정에 충실하게 살아왔다. 그런데 어머니가 은퇴와 비슷한 시기에 돌아가셨다.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컸던 남편은 심한 마음의 병을 얻었다. 남편은 은퇴와 함께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은 상실에 늪에 빠졌다. 은퇴는 사회로부터 고립을 가져왔고, 어머니의 죽음은 상실의 고통을 주었다. 그래서 사회의 고립과 상실의 고통에서 빠져 나오려는 행위가 아내에게 집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아내와 아이들은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남편의 이상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내와 개인 상담을 통해 남편의 행동은 ‘나의 손을 잡아주세요’라는 신호인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하는 취미를 가지도록 권했다. 아내는 자전거 동호회를 하고 있었다. 아내에게 남편과 함께 자전거 동호회에 가고, 둘만의 여행도 하고,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남편을 위해 배려하도록 했다.

남편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고립에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상실에서도 벗어나 노년에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됐다고 전해왔다. 아내가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부는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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