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교황권에 맞섰던 루터의 생애와 신학을 조명한 책

잘못된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며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개혁을 외쳤던 루터의 부르짖음은 혼탁한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 성 교회 문에 95개조 반박 논제를 붙이는 루터.

“나는 결코 물러설 수 없고 또 물러서지도 않겠습니다. 여기 나는 확고부동하게 서 있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한 해 앞두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일들이 준비되고 있다. 무수한 목숨을 내어주고 이뤄낸 종교개혁은 과연 무엇으로부터의 개혁이었는지, 또 그것의 실현을 위한 몸짓은 어떠했는지, 개혁의 횃불을 당긴 마르틴 루터의 생애와 신학을 통해 그 투쟁의 과정을 살폈다.

1517년 10월 31일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소속 탁발 수도사였던 마르틴 루터는 성 베드로 성당 증축을 위해 판매되었던 면죄부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95개조의 반박 논제를 비텐베르크 성 교회 정문에 내걸어 부패일로를 걷고 있던 중세 로마 가톨릭 교회에 도전장을 던졌다.

죄와 구원의 문제로 고민하면서 가톨릭의 미사와 고해성사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왔던 루터는 이 반박문에서 죄는 그리스도의 은혜 아래 내적인 회개로 사함 받을 수 있고 교황에게는 면죄권이 없으므로 면죄부는 무용하다고 주장했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부패한 종교와 사회 전반에 개혁의 불길을 일으킨 루터의 확고한 모습이다. 책은 루터를 보헤미아의 한 이단이요, 교황에게 파문 받을 한 혁명가로 선언할 황제의 칙령에 동의하려고 모인 1521년 보름스 제국 의회의 청문회 소집과 루터에 대한 심문 과정을 한 장을 할애하며 다뤘다.

입장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이들 앞에서 통쾌한 진술로 자신의 길을 확고히 한 루터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다. 당시 부패한 가톨릭과 교황권에 도전장을 던지며 참된 신앙의 길과 그리스도인 됨을 설파한 그의 책과 신념을 포기할 것을 종용하는 청문회에서 루터는 황제와 제후들, 대의원들 앞에서 당당히 말했다.

“저의 양심은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취소할 수 없고 하지도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양심에 어긋난 행동을 한다는 것은 옳지 않을 뿐 아니라 안전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여, 이 몸을 도우소서. 아멘.”
하나님 앞에 선 자로서의 삶이 그를 개혁의 길로 이끌었음을 보게 하는 대목이다.

루터는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작센 선제후의 성으로 도피해야만 할 정도였음에도 자신의 신념과 공언을 번복하지 않았고, 다수의 논문들을 쓰고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 출판하는 등 집필과 설교에 전념했다.
책에서는 또한 루터가 개혁가로서의 직무 말고도 성경 번역. 전례 개혁, 찬송가 창작 등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당대의 석학이자 탁월한 성경학자, 성직자였으며, 그리스도인의 전형적인 모범이 될 만큼 경건한 기도의 사람이었던 것을 보여준다.

한 인간의 하나님을 향한 순전한 복종이 얼마나 위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는지, 잘못된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며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개혁을 외쳤던 루터의 부르짖음은 혼탁한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루터의 복잡다단한 행적과 그가 처한 시대상의 맥락을 객관적 자료에 기초해 사실적으로 접근했으며, 루터의 집념과 고민, 승리의 과정을 현장감 있게 그린 점이 돋보인다. 또한 다양한 삽화들을 통해 16세기 유럽의 기독교 현실과 사회,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 <마르틴 루터>
롤런드 베인턴 지음/이종태 옮김/생명의말씀사

그러나 농민반란에 대한 무참한 진압에 동조한 것이나 종교개혁의 핵심이었던 만인사제설을 실현하지 못한 것 등 루터의 종교개혁이 미완에 남게 된 부분에 대한 조명은 없이 성공적인 부분으로만 그린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책은 1982년에 발행됐던 것으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개정판으로 새롭게 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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