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람은 갈데아 우르를 떠났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끝자락 하란을 완전히 벗어날 때가 일흔 다섯 살로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아브람의 아비 데라는 달 신의 제사장, 아브람 가문은 대대로 제사장 가문이었나 보다.

그런데 아브람은 몇 살 때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달 신 제사장의 가계를 잇고자 하는 생각이 없었다. 그는 늘 해와 달 저 너머, 높고 높은 곳에 계신 유일신 하나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찬 소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그 하나님을 만났다. 그가 부르시는 음성을 따르기로 했다. 가문 대대로 이어오는 큰살림을 쉽게 정리하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간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의 가솔을 모두 이끌고 떠났다. 심지어 달 신 제사장 신분인 그의 부친 데라도 함께 떠나 하란까지 함께 했으며 수명이 다해 하란에 장례를 치렀다. 그의 형제 하란도 그곳에 묻었다.

세겜 땅, 팔레스타인 가나안 족들의 잡스러운 신앙에 포위될 법한 소수자 집단을 형성한 아브람은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쌍벽을 이루는 이집트 문명까지 탐색을 위해 이집트로 가서 파라오(바로)와 대결할 수 있는 두둑한 뱃심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바로에게 얻을 것을 얻어서 헤브론 땅에 둥지를 틀었다.

그런데, 아브람이 참되신 하나님을 만나서 살면서 자기 신앙을 독점하고 이방인들의 신앙을 멸시할 법했으나 그는 넉넉한 마음으로 관용을 베풀었다. 항상 그의 집에는 길 가는 나그네들이 쉬어가는 공간이 있었고, 이방 잡신의 주술사들도 찾아와서 교제하기를 계속했다.

벨 신, 마르둑 신, 아모리 족의 신 아쉬타르테, 세겜 본토인들의 신, 남 아랍인의 신 아쉬타르 남신, 달 신, 바벨의 태양 신 등 그 숫자를 다 헤아릴 수 없는 크고 작은 신 또는 우상의 수준인 종교의 사람들과도 인격적인 사귐을 갖는 모습을 본다.

바로 여기에 아브라함 적 승부가 있고, 그래서 그를 통해 인류 구원사를 여는 이삭을 부르고, 별로 대단한 인물이 아닐 성 싶었던 야곱이 이스라엘 호칭을 얻게 되어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곧 산 자의 하나님 가문을 형성할 수 있었으며 인류사의 유일한 종교의 아버지요 창시자도 되는 아브라함이 된 것이다.

아브라함은 크다. 크고도 장대하여 우주의 축 또는 중심이 될 수 있는 명예로운 인물인 것이다.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완제품 신앙’을 단숨에 쟁취하려 하지만 말고 마음을 넓히고 아량 있는 자세로 주변의 어리석은 신앙이나 불성실하고 불완전한 신앙으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을 부축해 주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추수기 절정에 이르러 주변은 물론 자기 자신을 살펴도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과 함께 ‘주여 한 해만 더 은혜로 지켜 주소서. 오는 해는 더 아름다운 열매 되겠나이다’ 기도한다.

無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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