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수강 목사
필운그리스도의교회

역사적으로 3·1 운동, 8·15 광복, 6·25 사변, 4·19 혁명, 6·10 항쟁, 5·18 민주화 등의 역사적인 위기 때마다 한국교회는 지혜롭게 대처하여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혁혁한 공과를 지니고 있었음이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일련의 공과로 인해 거의 모든 국민이 사상과 이념을 떠나 한국교회, 즉 기독교 하면 나라를 사랑하는 종교로 각인되었으며,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아무 걸림돌 없었다고 본다.

그런데 근래 한 이십 여 년 간 기독교는 국민들이 오히려 걱정하고 때로는 얼굴을 붉히며 외면할 정도로 거리감을 갖게 되었다. 한국교회의 치유를 위해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바로 잡아 나가지 아니하면 한국교회가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잃는 것은 시간문제다.

말씀의 종교요 복음을 외처야 하는 광야의 소리들이 제 기능을 하지 않고, 교회가 해야 할 성경에 계시된 본래 일은 제쳐두고 세속적인 일에 관심을 두다보니, 오히려 세상 사람들이 세속화된 교회에 거리를 두게 됨으로 한국교회는 전도와 선교의 동력을 상실해 버린 것 같다. 이로 인해 교회가 존재해야 할 목적을 상실해 결국 세상 종교군의 하나로 전락해 버렸다. 그러니 아무리 나라를 위해 기도를 한다고 해도 한국교회를 신뢰할 국민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다.

지금 나라는 내일을 기약 할 수 없을 정도로 풍전등화와 같다. 온 국민은 국가 원수의 퇴진을 바라는 촛불 행진으로 국민들의 염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정치상황은 당리당략에 얽매여 한치 앞을 전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당은 풍비박산되기 일보직전의 상황이요, 야 3당은 대통령은 유고나 다름이 없는 이때에 국방장관의 일본과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책임을 물어 해임을 거론하니 이 나라의 국방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나라 걱정은 손톱만큼도 하지 않는 야권이 진정 수권 정당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군군통수권자가 유고되면 국방 장관이 나라의 안위를 책임져야 함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처럼 위계 없이 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퇴진을 거론하니 정치가 실종된 이 나라 정치인들을 누가 믿을 것인지 나라의 앞날이 참으로 암담하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이 나라를 송두리째 북한에 넘겨주는 꼴이 나지 않는다는 보장을 누가 하겠는가?

국민들은 연일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고 있다. 거기에 정치인들은 이 기회를 황금기회로 삼는 약삭빠르고 얄미운 자들이 한몫을 챙긴다. 진짜 정치인이요 나라를 위한 정치인이라면 거리에 뛰쳐나올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만들어 나라가 내외적인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정치인들도 함께 거리에 나와 촛불을 든 모습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 나라가 어지러운데 대통령 하야와 탄핵을 위해 거리 정치인으로 돌변한 국회의원과 원로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 선조들의 피 흘려 세워놓은 이 나라를 파괴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모두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이 떠돈다. 안타까운 일이다.

나라가 이처럼 엉망진창일 때 제일 고통 받는 것은 국민들이다. 거기다가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고충은 더하다. 그런데도 먹고 살 걱정 없는 부르주아 정치인들은 연일 국민을 대변한다고 자신들의 기득권과 이득을 챙기는 모습은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유명세를 띤 정치인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하이에나처럼 죽기 살기로 달려들어 상대가 지쳐 넘어질 때까지 먹잇감의 표적을 삼는다. 겉 표현은 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속에 감춘 사상과 이념을 마음껏 내세우면서 정치적인 계산에 아주 능한 자들도 있다.

한국교회는 이 나라 건국의 초석을 놓았다. 나라가 어려울 때에 목숨도 내놓았다. 나라는 위긴데도 한국교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정치 뒤에 숨는 비겁함보다 순교도 불사하는 교회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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