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광섭 목사
창현교회 담임

몇 년 전 독일 신학자가 한국에 와서 강연하고 떠나면서 한 말이 생각난다. 한국의 교회는 대형교회와 대형교회가 되고자 하는 교회 두 종류가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짧은 기간 한국에 있으면서 한국의 교회와 신학을 꿰뚫어 본 듯하다. 마치 잘못한 것을 감추다가 들킨 기분이었다.

모교에서 강의하면서 후배들에게 강의 중에 ‘신학공부를 하면서 자신의 목회방향을 찾으라’고 권면한 적이 있었다. 대형교회를 지향하든, 작은 교회를 지향하든 자신에게 적합한 목회 모양을 결정하라고 했다. 대형교회를 이루면 여유와 부함과 교계의 권력과 성공한 목사라는 명예가 있을 것이지만 목회를 마친 뒤 남는 것은 허무함일 것이고, 반대로 작은 교회를 지키며 복음적인 삶을 지향하다 보면 가난, 어려움, 실패자 혹은 낙오자가 아닌가 하는 심적 고통을 겪을 것이고 끝까지 잘 경주했다는 장함보다는 외로움이 클 것이라고 했다. 그 외로움을 각오하자고, 목회를 통해 말씀에 바르게 서기 위해 애쓰는 자로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공부하자고 했다.

성탄절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느라 분주하다. 유년부로부터 장년부까지 자신들의 방에 장식하는 것이 대견스럽다. 그런데 정작 내 마음 자리는 너무도 조용하다. 그 열심인 모습 속에 주님이 고요히 곁에 계심을 더 깊이 느끼는 축복이 임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21세기 세계교회는 스스로 자문하고 있다. ‘교회 안에 하나님, 예수님, 성령이 계시는가? 예수님께서 지금 재림하신다면 어찌 하실까? 뒤엎으시지 않을까? 다 헐어라! 내가 새롭게 세우마! 하시지 않을까?’ 싶다.

몇 년 전 ‘예수님, 지금 오시면 안 됩니다’ 라고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첫 번 성탄은 2016년 전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어 이 땅에 오셨다. 그런데 지금 오신다면 어떨까? 태어난 고향과 학력과 출신을 따지고 서열과 경륜을 앞세워 예수님을 또 죽이지 않을까?
혹 지금 목회를 하고 있는 내가 언제 부터인가 그 길에서 벗어나 예수님을 증언한다고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목사라고 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예수님을 꼭두각시로 만들어 조종하고 하늘을 팔아먹으며 사는 직업인 꾼이 된 것은 아닌가? 그래서 예수님의 재림이 지금이면 안 된다고 마음 한 구석에서 웅얼거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 ‘더 이상 인간들에게 교회를 맡기지 마시고 교회를 구하기 위해 메시아로 오시옵소서’ 하고 싶다. 예수님과 함께 하는 임마누엘의 축복이 모든 생명들에게 임하여 제 역할을 감당해 낼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게 된다. 처음 성탄절 날 목동들에게 선언하신 ‘하늘에는 영광을, 땅에는 기뻐하신 사람들에게 평화를’ 이루실 권능이 지금 교회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살리시는 교회를 시작하려고 하나님은 인간으로 오셨다. 그러나 어리석은 교회와 정치와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죽였다. 부활하신 후에 120명 성도들에게 불의 혀처럼 강한 바람소리처럼 각 사람에게 임하신 예수님의 성령을 갈구하게 된다.

‘예수여, 지금 임하시옵소서. 성탄을 준비하고 찬양하며 이웃을 향하여 나누려고 애쓰는 진실한 심령 위에 오시옵소서. 이 땅의 성도들이 하늘에 영광이 되게 신앙과 삶을 이루게 해 주옵소서. 이 땅의 교회 안에 있는 성도들이 하늘이 주시는 평화 속에 살게 하옵소서. 뿐만 아니라 복음 밖에 있는 영혼과 생명들을 살리기 위해 하늘을 드러내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어두움을 밝히는 촛불이 되고 횃불이 되며 세상 살맛을 내는 소금되게 하옵소서. 사람의 역사와 함께하시는 임마누엘 예수님을 기다립니다. 오시옵소서. 참되게 살려고 가슴 아파하는 심령에게 임하옵소서. 오늘을 살라하신 하나님 사람으로 오신 예수님을 바르게 드러내고 살고 싶습니다. 능력으로 재촉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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