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태규 목사
서광교회 담임

얼마 전 선배 되는 원팔연 목사(전주 바울교회)의 초대를 받고 우리 부부가 전주에 내려갔다.
새만금을 돌아보는데 섬과 섬을 연결한 다리가 장관이었다. 그 후 100리가 넘는 고창에 내려가 갯벌장어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내 생애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돌아와 금요저녁 철야기도회에서 말씀을 전했다.

바울교회 하면 내 머릿속에 3가지가 새겨져 있다. 호남에서 제일 큰 교회, 선교를 많이 하는 교회, 신천지와 싸워 이긴 교회, 이 정도면 자랑할 만하다. 나는 그와 함께 있는 동안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 엘리사가 엘리야의 영감을 갑절로 구한 것처럼 나는 그의 능력이 내게도 임하길 바라며 내심 사모하는 마음을 가졌다. 그가 던져준 이야기 속에서 가슴에 새겨진 말은 이렇다. 목사는 할 말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끔씩 보내오는 자료를 보면 국민정서와는 다른 것이 많아 나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과거보다 영호남 벽이 많이 무너졌다고는 말하지만 그래도 호남의 정서와는 다른 것 같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 보았다. 그는 말한다. 나는 여당도 야당도 아니고 예수당인데 오직 나라가 걱정되어 말한 것 뿐이라며 목사는 할 말은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도지사가 우리 교회 교인이고 또한 이 지역에서 여당국회의원이 나왔는데 그분도 바로 우리 교회 교인이라고 했다. 순간 바울의 말이 생각났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그는 내게 마지막 인상에 남는 말을 남겨 주었는데 그 말은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나는 그에게 ‘목사님은 지금 다시 개척하라 해도 성공할 것 같은데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교회 성장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고 언제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내게 반문했다. 그러면서 신학교 졸업을 앞두고 동기들이 자신에게 ‘너는 나가서 어떻게 목회 할 거냐’고 물을 정도로 겉보기에는 조금은 모자란 듯 했다고 한다.

그는 내년 3월에 은퇴하고 4월에 은퇴찬하예배를 드림으로 현역 목회를 마친다고 했다. 그전에 몇 주간 미국집회가 잡혀 있었지만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담임목사의 자리를 철통 같이 지킴을 보며 목회는 이런 것이구나, 내심 머리가 숙여졌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게 큰 교훈을 준 미국 대통령 한 사람을 소개한다. 지미 카터(J. Carter)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데에 크게 영향을 준 책이 있다. 그것은 <왜 최선을 다하지 않는가?> 라는 책으로서 곧 카터 자신에 관한 내용이다. 거기에 보면, 카터가 해군 장교로 발령 받아 해군 제독이던 ‘하이만 리카버’에게 부임 인사를 하게 되었다. 그때 제독이 “사관학교 재학 시절 공부를 얼마나 잘했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카터는 “전체 820명 중에 59등을 했습니다”라고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그랬더니 하이만 리카버 제독이 “귀관은 왜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가”라며 칭찬 대신 되물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카터가 하는 말이 “나는 그의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부모를 제외하고는 내 인생에 가장 큰 감화를 준 분”이라고 했다.

“왜 최선을 다하지 않았느냐”라는 말은 칭찬 대신 책망에 가까운 말이었지만 이후에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이러한 자세가 그로 하여금 땅콩 밭 농사꾼에서 대통령까지 되게 했다는 것이다.

1974년 열심 하나로 출발한 나의 목회가 어언 팔부능선을 넘어섰다. 고지가 바로 저기인데 마지막이 내게는 더 힘든 것 같다. 달란트 비유에서도 얼마를 맡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여 남긴 자에게 주는 하나님의 상급은 똑 같았다. 오, 주님!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 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자에게도니라.’
새해에는 우리도 사도바울의 기도를 고백 하면서 승리의 한해를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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