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위원장 전병금, 한목윤)는 2월 16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원로목사와 담임목사 간의 바람직한 관계를 조명하는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는 많은 교회들이 원로와 후임 목사 간에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 둘 간의 바람직한 관계 정립을 고민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기조발표에 나선 김승호 교수(영남신대 기독교윤리학)는 목회의 원만한 세대교체는 원로목사와 후임목사, 교우들의 공동노력으로 가능하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담임목사 리더십이 교체되고 정착되는 과정은 상당한 과도기 상태”라면서 “리더십 이양 과정에서 보다 신중하고 진지한 협력과 기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원로와 후임 간의 갈등의 원인으로 △목회철학의 차이 △목회방식에 대한 이해 차이 △심리적 차이 △교우들의 사각 차이 등을 꼽고 사례별로 제시하면서 사소해 보이는 갈등을 방치할 경우 점점 눈덩이처럼 커지게 되고 교회 내 원로와 후임간의 세력화로 번져 교회가 분열되는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은 것을 지적, “면밀한 분석과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바람직한 관계 유지를 위한 과제로서 원로목사가 숙고해야 할 사항으로 △목회에 관한 한 자신의 역할을 완전히 후임목사에게 이양했다는 사실을 수용하고 이를 교우들에게도 인식시킬 것 △은퇴한 교회를 떠나 새로운 교회에 출석할 것 △은퇴 이후에 직면할 복잡한 심리적 감정에 대해 예상하고 미리 대비할 것 △교회는 은퇴를 앞둔 목사가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줄 것 등을 제시했다.

또 후임목사가 숙고할 것들로는 △원로목사에 대한 교우들의 향수를 인식하고 이를 이해할 것 △교회의 맥락과 교우들의 기대 및 자신의 목회철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목회 방향을 고민할 것 △자신의 목회철학 뿐 아니라 일반교우들과 중직들의 욕구, 원로목사와 함께 해 온 교회의 역사와 문화적 맥락 등을 고려해 목회 변화 방향과 속도를 잘 조절할 것 등이다.

교우들이 숙고해야 할 사항으로는 △원로목사의 고독감과 후임목사의 목회적 부담감을 이해하고 배려할 것 △목사가 현직에 있을 동안에 수년간 은퇴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 △재정규모가 작은 교회일수록 목회자 연금에 가입하여 은퇴 후에도 정상적인 경제생활이 가능하도록 배려할 것 등이다.

이어 원로의 입장에서 발표한 백장흠 목사(한우리교회 원로)는 “원로와 후임은 경쟁자가 아니라 상호 협력자라는 것을 기억하라”,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는 “원로목사와 담임목사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문제가 교회 발전에 핵심적인 장애요소가 된다”며 협력을 당부했다.

후임의 입장에서 발표한 최성은 목사(남서울교회)는 “교인들이 제일 잘 보이는 위치에 있는 담임과 원로 목사가 서로 주님의 은혜 안에서 진심으로 사랑할 것”, 강준모 목사(남성교회)는 “공동체의 화평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전임자이건 후임자이건 그것이 무엇이든지 자신의 희생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