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광섭 목사
창현교회 담임

참으로 지루하고 걱정스럽다. 보고 듣고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데도 그럴 수 없다. 나라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 역사 현실이다. 광화문의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한자리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정을 혼란스럽게 했으니 대통령은 그 직무에서 물러나라는 촛불집회와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만큼의 잘못이 있느냐는 주장들이 태극기집회로 나타나고 있다.

정치적인 해석들과 주장들이 너무도 다양하다 보니 가족의 식사자리에서마저도 화젯거리로 올리는 것이 불편하게 되었다. 만약 화제로 올렸다가는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관계마저도 상하게 될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촛불의 함성에 의해 대통령의 탄핵 문제가 국회에서 압도적으로 탄핵 찬성 결정이 나서 헌법재판위원회로 넘겨졌다.

판결을 기다렸으면 좋겠는데 너무들 조급한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법에 대한 국민적 역사적 신뢰가 약하다. 우리의 역사 안에서 경험해 온 과거사건 해결들이 불신을 갖게 했다. 역사의 어느 순간부터라고 할 수 없이 법이 법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믿어지지 않았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느니 하는 것은 법의 조문에나 있는 것처럼 예외가 너무도 많았다.

법에 물었던 사건들의 옳고 그름보다 나에게 어느 것이 유익한 것인가 하는 것이 판결에 영향을 주지 않았던가? 심지어 권력자에게 유리하게 법이 제정되고 해석되고 집행되었던 것을 우리는 우리의 역사 안에서 겪으며 살아왔다.

발전이라는 구호와 경제논리 앞에 바름과 옳음을 잠시 유보했고, 큰소리로 많은 가슴의 바람을 짓누른 힘을 가진 자들의 요구대로 바뀌는 것이 우리 역사의 관행이 되었고, 대항하면 해를 입었다. 그런 역사의 흐름이 관성을 유지하고 있는 듯싶다. 잠시 그러다 말 것이라는 현상에 습관화 되었다.

그러나 기회가 왔다. 이제라도 바로 보자. 서로의 뜻을 이야기하고 나누며 법 앞에 물었으니 기다려 보자. 또 과거와 같이 개인과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모습을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관행에 너무도 쉽게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과거가 현재와 미래를 지켜주지 못한다.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는 있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지금과 미래를 위해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백성의 중심이 새로워져야 하겠다. 과거의 경험에서 그래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동시에 무리함 속에서도 지금이 있기까지 그때를 살아온 헌신에 동의하기는 어려워도 그때 그 사람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이 없지 않다. 그래서 미래를 걱정하며 미래를 향한 지금의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나와 다른 주장의 ‘너’는 적이 아니다. 미래를 향한 대한민국의 백성들이요 가족이며 동기이며 친구들이다. 법이 법으로 우리의 삶에 바른 기준이 되는 나라이기를 바란다. 동시에 법이 만들어지고 집행할 때 공정하고 평등하게 집행되는 나라를 만들자. 법에 따라 판결된 것을 그대로 수용하고도 억울함과 부당함이 없는 신뢰의 나라가 되어야 한다.

서로의 약속과 선택들을 믿을 수 있는 나라와 백성이 되기를 바라며 함께 참여하자. 우리의 바람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포기 하지 말고 그 가능성 앞에 우리 모두의 가슴을 열어 놓자. 다음세대에게 좋은 나라와 세계 속에서 믿을 수 있는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누구도 이 사명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

한국의 기독교에도 진보와 보수라는 갈라짐이 있다. 교회는 역사적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그 갈라짐은 더욱 심하다. 성서의 말씀대로 사랑으로 하나를 이루어야 한다는 열망은 하나님의 능력만으로 가능할 것이다. 교회는 세상을 향해 하나님께서 일하시도록 말씀이 현실이 되게 하는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하늘을 향하여 우리 모두는 하나다. 보수와 진보는 있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양측의 염원을 꽃피워내는 것이 지금은 절실하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신 하나님과 성령의 교회는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다. 일어나 걸어가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현실 속에 이루도록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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